2014년 11월 19일 최종변론준비서면과 21일 요약 서면은 청구인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요약 서면을 중심한 설명이다.
심판청구권의 남용과 절차적 하자
이 사건 심판청구는 첫째, 국가긴급 상황이 아닌데도 대통령의 외유 중에 차관회의를 생략한 채 긴급안건으로 국무회의에서 심의함으로써 필요적 절차인 국무회의 심의 요건을 위배한 점, 둘째, 청구인이 다른 대체조치들을 취하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채, 즉 형사사건 결과도 기다리지 않은 채 그리고 국회의 제명절차도 보류한 채 이루어진 것으로서 최후수단성 원칙을 위배한 점, 셋째,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에 따른 국면전환을 위해 종북담론을 이용하여 소수진보정당 탄압 차원에서 심판청구권을 남용한 점(이에 대해서는 국내 헌법교수들과 시민사회단체, 야당지도자들 그리고 해외언론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넷째, 청구인이 피청구인의 해산사유로 주장하는 내용 중 선거 부정행위, 의회활동에서의 폭력 사용, 당 운영에서의 폭력과 패권주의 등은 피청구인뿐만 아니라 여당을 비롯한 야당 등 모든 정당에 공통된 것으로서 이를 피청구인에 대한 해산사유로 주장하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는 점 등에서 심판청구 절차상의 중대한 하자와 심판청구권 남용으로 각하 내지 기각되어야 합니다.
3. 다음으로 이 사건의 심판대상이 되는 정당의 문제입니다.
<시적 범위>
현행법상 정당은 중앙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성립합니다(정당법 제4조 제1항). 정당해산심판 청구는 정당을 특정하여 청구하여야 하는데(헌법재판소법 제56조 제1호), 정당을 특정 하는 방법은 정당법에 의한 ‘중앙당등록대장등본’에 의합니다(헌법재판소 심판규칙 제65조 제2항).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으로서의 ‘정당’은 2011. 12. 6.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함으로써 법적 지위를 획득한 ‘현재의 통합진보당’입니다.
청구인은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부터의 목적과 활동’은 ‘판단의 대상’인 동시에 ‘현재 피청구인의 목적과 활동의 위헌성을 판단하는 자료’라고 주장하나, 이는 소송물(심판대상)과 소송자료(판단자료)를 혼동한 것으로서 부당합니다. 정당해산심판의 실체는 정당의 소멸효과를 가져오는 형사법적 판단이며, 법인격의 변화로 인해 형사책임이 승계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민주노동당의 목적과 활동은 이 사건 심판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의 목적과 활동마저 심판대상으로 포함하는 것은 적법절차 원칙과 연좌제 금지 원칙에 근거한 자기책임 원칙에 위반되어 위헌입니다.
민주노동당 시절 발생한 강태운 사건, 일심회 사건, 6.15 소풍 사건, 유제덕 사건, 박종기 사건, 김선동 의원 사건, 민주노동당의 민중연대․통일연대 가입, 공무원․교사의 당우 가입, 1차 분당, 기타 민주노동당 명의의 각종 문건 및 각 활동 사실 등은 피청구인의 과거 연혁으로서 고려되면 충분하고, 이 사건 심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의 역사와 현황>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역사를 민주노동당 창당시점부터 시작해서 민혁당 잔존세력, 경기동부연합, 범경기동부연합, 나아가 범 NL계열이 장악해온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이는 자의적이고 왜곡된 인식입니다. 민주노동당이나 피청구인의 역사는, 우리 사회 진보세력들의 오랜 염원인 ‘합법적 진보정당을 통한 정치운동’을 실천하려고 했던 많은 사람들이, 서로 뜻을 모아 힘을 합쳤다가 때로는 견해를 달리하여 갈라서기도 하면서 계속 노력해 온 흔적입니다. 민주노동당 시절까지 하면 14년이 넘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진 정당에서 많은 정파 또는 계파가 형성되고 서로 합종연횡하면서 당내 주도권을 갖기도 하고 잃기도 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어느 정당에나 있는 일입니다. 민주노동당과 피청구인의 당직선거와 집행부 운영 과정에서 일어난 일은, 그 실제 모습 그대로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민주노동당 창당 이후의 역사와 현재 상황과 관련하여 청구인의 주장 중 대표적으로 잘못된 내용 중심으로 간략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창당 및 소위 NL계열의 가입과 관련하여 청구인은 최근까지 NL계열은 민주노동당 창당에 소극적이었다가 2001년 9월 전국연합의「일꾼 전진대회」결의(소위 ‘군자산 약속’) 이후 대거 가입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해오다가, 어느 순간에 민혁당 잔존세력들이 합법정당건설 노선을 채택하여 민주노동당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고 주장을 바꿨습니다. 이 사건 심판청구가 얼마나 졸속으로 이루어졌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고,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청구인의 주장은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입니다.
민주노동당 창당은 노동자·농민 등 정치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보통사람들이 행복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는 오랜 과제였고, 그런 꿈이 1990. 민중당 창당, 1997년 「국민승리 21」을 거쳐 2000. 1. 민주노동당 창당으로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민혁당 잔존세력이 합법정당건설 전략에 따라 민주노동당을 창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민주노동당 창당에 참여한 수많은 진보적 인사들과 국민들을 모욕하는 것입니다.
청구인은 NL계열 조직인 전국연합의 소위 ‘군자산의 약속’ 이후 NL계열이 대거 민주노동당에 가입하여 PD계열 중심이던 민주노동당을 장악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고 이른바 숙주로 활용하여 자기 세력의 구축 기반을 마련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첫째, 전국연합은 단순히 NL계열이라는 한 정파의 조직이 아니고 광범위한 민주화 운동단체들의 연합단체였습니다. 둘째, 전국연합의 위 방침은 NL계열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기보다는 민주노동당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던 권영길, 노회찬 등의 요청에 의해 결정된 것입니다. 셋째, 청구인이 ‘경기동부연합’이라거나 ‘당권파’로 지목하며 “창당 이후 뒤늦게 가입하여 당을 장악했다”고 거론한 인물들(이용대, 최규엽, 정형주, 김선동, 장원섭, 김창현, 민병렬 등) 상당수는 창당 준비 단계부터 당원으로 가입하여 시․도당 창당을 주도하였습니다. 넷째, 전국연합의 위 방침에 따라 뒤늦게 민주노동당에 입당한 인천연합 출신 이정미, 김성진 등 대부분은 2012년 피청구인을 탈당하였습니다.
청구인은 NL계열이 군자산의 약속 등을 계기로 민주노동당에 대거 입당하여 당원수가 급증하였다고 주장하나, 실제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정당명부 투표제 도입으로 민주노동당이 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였던 2004년 총선 이후입니다. 위와 같은 총선 결과에 희망을 걸고 많은 시민들이 피청구인에 입당했던 것입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2003. 11. 당헌·당규를 개정한 후 그에 따라 이루어진 선거 등에서 당내 다수파인 NL계열이 당선됨으로써 당권을 장악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시 그러한 제도 도입은 비NL계열로 사무총장이었던 노회찬 등에 의해 주도되었으며, 당의 절차에 따라 치러진 선거 등에서 다수파가 당선된 것은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정당에서 어떤 문제도 있을 수 없다는 점에서 청구인의 위 주장은 트집 잡기에 불과합니다.
청구인은 민주노동당의 2006년 최고위원·당대표 경선을, ‘일심회 사건’에 등장하는 ‘북한 지령문’을 근거로, “북한 지령에 따른 특정 정파의 당 장악”이라고 규정하였으나, 청구인은 북한 지령이 누구에 의해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되어 ‘실행’되었는지는 밝히지 못하였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북한 지령은 ‘사무총장 김창현’이었지만 실제로 김선동이 선출되어 지령 내용대로 실현되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당 대표로 선출된 ‘문성현’에 대해 청구인은 처음에는 ‘NL계열’, ‘북한 지령에 의해 당 대표가 된 사람’으로 강력하게 주장하다가, 심리과정에서 반대증거들이 나오자 2014. 11. 2.자 준비서면에서는 슬그머니 문성현을 제외하였다가 최종서면에서는 다시 이를 살렸습니다. 이는 청구인의 ‘계열 분류’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부정확한 것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며, 이성윤, 노회찬, 권영길 등의 증언에 비추어 보면 문성현을 소위 NL계열로 분류할 수는 없음이 분명합니다.
청구인은 “북한이 2005. 11. 일심회 간첩단에게 2006년 지방선거 전략까지 시달하였다”면서 북한과의 연계성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일심회 판결문에 의하면 북한은 2006년 지방선거와 관련하여 ‘독자후보 전술로가 아니라 진보세력은 물론 시민운동단체들과 애국적 종교단체들까지 망라한 광범한 지방선거운동본부를 꾸리’라는 지령을 내린 것으로 되어 있으나, 당시 민주노동당은 이와 달리 독자 출마노선을 취하였습니다. 중요한 선거 전략에서도 민주노동당은 북한의 지령과는 반대로 대응했는바, 북한 지령을 매개로 한 청구인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구인은 2008년 민주노동당의 분당에 대해, 탈당한 노회찬·조승수 등 특정 인사의 일부 발언을 인용하여 NL계열의 종북주의에 기반한 패권주의가 원인인양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고 자의적이고 잘못된 해석입니다. 2008년 분당은 2007. 12. 대선 패배 이후 2008. 4. 총선을 앞두고 패인 분석과 이후 방향 결정에서 정치적 이해관계 대립으로 빚어진 것입니다. 분당의 주된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겠으나, 청구인의 단선적이고 음모론적인 분석은 사실과도 거리가 멀고, 한 정치 조직의 발전과 분열의 과정에 관한 역사적 경험과도 어긋납니다. 청구인 주장처럼 민주노동당에 남은 인물들의 종북주의 성향 때문에 분당까지 이른 것이라면 재통합 시 이른바 ‘종북 성향 극복 문제’가 통합 여부를 좌우하는 중대 문제로 부각되었어야 하겠으나 그런 일은 전혀 없었음에 비추어 청구인의 주장이 이유 없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구인은 NL계열이 다수결을 이용하여 일심회 관련자의 제명안을 부결시켰다고 주장하나, 당시 안건에 대해서는 현재 남아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청구인이 ‘좌파’로 분류한 ‘다함께’, 2012년 탈당한 ‘인천연합’으로 분류되는 세력 등 다양한 세력이 모두 가세하여 862명의 대의원 중 553명(64.15%)이 입장을 같이 했습니다. 이러한 의견분포는 일심회 관련자 제명 논란이 이른바 NL-PD간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청구인은 왕재산 사건의 북한 지령문에 진보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이에 따라 2011. 12. 진보대통합이 이루어져서 피청구인이 창당되었다고 주장합니다. 2012년 진보대통합과 피청구인 창당은, 총선·대선 동시실시라는 2012년의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민주노총과 시민사회 등으로부터 2008년 분당에 대한 비판과 재통합 요구가 강하였고, 민주노동당 내에서도 일찍부터 그 필요성이 폭넓게 공감되었기 때문입니다. 청구인의 위 주장은 당시 진보대통합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한 많은 사람들과 국민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청구인은 2012년 야권연대는 총선 및 대선에서 승리를 하려는 NL계열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군자산의 약속’이 실현된 것이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정당이 선거에서 이길 방법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것은 정치현실에서 당연할 뿐만 아니라, 당시 민주당이나 다른 야권 인사들 모두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로 파악하였기에 그 공감대 위에서 야권연대가 실행된 것입니다.
청구인은 2012. 9. 피청구인의 분당이 피청구인의 당권파인 소위 (범)경기동부연합의 종북주의와 패권주의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2012년 분당도 당내 주도권 경쟁 과정에서 생겨난 불신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2012년 분당의 원인에 관하여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세 개의 정치세력이 모여 정당득표의 전체득표력을 배가시킨 상황에서, 확보된 비례대표 국회의원 수를 3개 정치세력 간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면서, 이를 조정할 정치력의 부족이 분당의 원인으로 되었다고 보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입니다.
2012년 분당의 발단은 2012. 4. 총선과정에서 발생한 비례대표 부정투표 의혹입니다. 청구인은 초기에는 경선부정을 ‘활동의 위헌성’의 주요 사유로 언급하였으나,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불법행위가 발견되지 않자 이석기 의원이 1위를 한 것은 경기동부연합이나 RO가 당을 장악한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이석기 의원이 경선에서 1위를 한 것 자체를 위헌사유의 하나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고 당내 인지도도 낮은 이석기 의원이 비례대표 경선에서 1위를 한 것은, 경기동부연합이 당권을 장악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청구인의 위 주장은 비례대표제도의 취지와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은 사람들을 후보로 내는 현실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또한 어느 정당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피청구인 당내 선거도 조직이 우세한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진영은 다수 후보가 출마하여 표가 분산된 반면, 구 민주노동당 진영은 노동조합, 농민 등 부문을 제외하고는 이석기로 단일화되어 상대적으로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우리 사회의 진보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헌법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고, 사상 최초로 ‘진보정당’의 이름으로 원내에 진출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그동안 일관되게 추구해 온 가치들을 실제 우리 정치와 사회에 구현하기 위하여 열심히 활동해 왔고, 그 목적과 활동은 우리의 헌법과 민주적 기본질서에 정확하게 부합하고 나아가 이를 확장하고 구체적으로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하였고, 또한 현재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위헌 정당임을 증명하기 위하여 몇몇 당원들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한 글들, 기고문, 토론회 발표문, 출처를 확인할 수 없는 북한 자료, 공안사건 수사자료와 판결문, 익명의 인터넷 게시자료, 극우적 성향이 의심되는 언론 기사 등을 증거로 다수 제출한 반면, 피청구인의 공식 문헌, 실제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고 여론의 호응을 얻은 입법 성과들, 조례제정 노력들, 주요 회의 결정들과 같은 것은 거의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하혁명조직 ‘RO’ 또는 ‘경기동부연합’에 의한 장악 여부>
청구인은 처음에는 ‘지하혁명조직 RO’, 내란음모 사건의 항소심 판결 이후에는 그 주장을 변경하여 “민혁당 잔존세력”이 경기동부연합을 장악한 다음 범경기동부연합을 형성하고, 최종적으로 피청구인의 당권을 장악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혁당 사건은 1990년대 초중반에 일어난 일로, 이 사건 심판의 판단대상이 아니며, 민혁당 관련자의 경우에도 ‘과거 공안사건’의 관련자일 뿐입니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민혁당 관련 내용은 대부분 김영환의 일방적 진술에 터 잡고 있는데, 그의 진술은 1997년 이전에 본인이 경험한 것에 국한되어 있는데다가 부정확하고 본인이 처벌을 면제 받는 대가로 한 것이어서 신빙성이 없습니다.
민혁당’과 그 잔존세력이 ‘장악했다’는 경기동부연합은, 첫째, 조직형태가 지하혁명 점조직인가 공개적인 활동을 하는 지역시민단체의 연합조직인가, 둘째, 활동 양태가 비밀인가 공개적 대시민사업인가, 셋째, 북한과의 연계성이 있는가 없는가, 넷째, 관련자들이 단체 관련으로 형사처벌을 받았는가 아닌가 등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민혁당 잔존세력이 ‘경기동부연합을 장악’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하기 어려운 개념입니다.
피청구인 내부에 경기동부연합에서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 간의 정서적 유대나 인적 네트워크는 존재하고 당내 선거에서 한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집단적 정치행위를 함께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나, ‘조직적 실체’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며 ‘운동권 동창회’ 정도의 의미를 갖는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조직적 실체가 없는 인적 네트워크 정도가 ‘당권 장악’의 주체가 된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청구인은 더 나아가 ‘범경기동부연합’이라는 더욱 자의적이고 모호한 용어까지 사용하면서, 편리한 대로 ‘범경기동부연합’의 범위를 늘리거나 줄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임의로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주장이야말로 이것이 얼마나 자의적인 개념인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청구인은 2013. 3. 제6기(통합 후 제2기) 최고위원들을 모두 ‘NL’ 또는 ‘범NL’로 분류하고는 범경기동부연합이 피청구인을 완전히 장악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다른 정파들이 대부분 탈당하고 난 다음 치른 선거의 결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나누어 맡은 결과일 뿐, ‘장악’이라고 할 만한 실질이 전혀 없습니다.
<당 구성 관련>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구성원을 ① 혁명적 급진 NL세력, ② 이념적 급진 NL세력, ③ 지지・옹호세력, ④ 묵인세력의 네 유형으로 구분하면서 피청구인은 “당 전반에 걸쳐서는 자민통에 입각한 진보적 민주주의”를, “당 핵심은 북한을 추종하는 주체사상에 입각한 근본적인 혁명”을 각 추구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합니다. 이러한 분류는 내란음모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하였던 이성윤의 ‘RO - 이념서클 – 학습모임’이라는 진술에 의존한 것으로 ‘RO'의 실체가 부정되었기 때문에 그 근거를 상실하였고, 또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결여된 자의적인 분류일 뿐만 아니라, 수만 명에 이르는 당원의 사상을 아무런 근거 없이 재단하는 반헌법적이고 전체주의적인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 다음으로 피청구인 『목적』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목적’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 판단 기준>
(정당해산심판 요건으로서의 ‘목적의 위헌성’은 목적 그 자체만을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정당이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현재 구체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정당을 해산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목적의 위헌성’은 ‘장래의 막연한 위험성’이 아니라 현재 사회 또는 국가의 다원성을 깨뜨릴 ‘구체적 위험성’을 의미합니다.
목적의 위헌성, 목적의 객관적 강도 및 목적의 구체적 위험성 여부는 원칙적으로 강령, 당헌과 당규, 발표문과 정당의 위임을 받아 작성한 각종 발표문과 정책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개별 당원의 주장과 활동을 통해 피청구인 강령상의 목적을 함부로 추단해서는 아니 되며(‘전체적인 정당귀속이론’은 강령이 불명확할 때 리더들의 활동을 통해 강령해석을 보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당을 주도한 인물이더라도 당의 강령과 주요방침에 관여하지 않았거나, 당의 입장을 정하는 업무에 관여하기 전에 한 언행이나 그 업무와 무관한 발언 등은 피청구인 목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정당의 부속 연구소나 자문지구 등에서 발간한 책자나 연구물은 그 자체가 정당의 공식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 중 당의 공식기구에서 당의 입장으로 승인하거나 채택한 것만을 목적 판단의 기초로 삼을 수 있습니다.
청구인은 정당의 강령에 진실한 목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위장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숨은 목적’ 또는 ‘은폐된 목적’을 찾아서 ‘퍼즐 맞추기’를 통해 위헌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도 주장합니다. 이는 피청구인 강령 등 공식적이고 공개된 자료에서는 위헌적 요소를 찾을 수 없음을 자백하는 것입니다. 공개적 활동을 하는 대중정당에 ‘숨은 목적’ 또는 '은폐된 목적'이란 것이 존재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숨은 목적’ 또는 ‘은폐된 목적’을 찾아내 ‘퍼즐 맞추기’를 해서 정당의 목적을 설정하고 그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은 자의적 탄압을 정당화할 위험이 매우 크고, 또한 헌법재판소로 하여금 탐정의 역할을 하라는 것으로서 부당합니다.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숨은 목적’ 내지 ‘은폐된 목적’을 추구하는 자가 있다면 이를 찾아내 처벌하는 것은 사정기관의 역할이지, 헌법재판소의 역할이 아닙니다.
<강령 변천의 평가>
민주노동당 창당강령은 대표적 진보학자들이 포함된 위원회에서 공개적 토론을 거쳐 진보운동의 성과를 반영하여 제정된 것입니다. 강령 전문의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 계승 발전’이라는 표현에 대해 ‘진보적 대중정당이 사회주의를 당의 지향으로 밝히는 것이 옳은지’ 당 안팎의 논란이 있어 왔습니다. 2003. 11. 임시당대회에서는 삭제 필요성이 공식 제기되었고, 2008. 6. 임시당대회부터 3년 동안 강령개정소위원회 및 강령개정위원회 구성, 정책당대회 개최 등으로 강령개정에 관한 공개적인 논의를 하였습니다. 강령개정위원회는 강령개정안을 만들면서 ‘사회주의적 이상과 원칙 계승’ 부분을 삭제하고, 대신 ‘진보적 민주주의’를 삽입하였고, 경제부문 강령 중 사회주의적 요소를 삭제하였으며, 2011. 6. 19. 정책당대회에서 열띤 찬반토론 끝에 재적 대의원 600명 가운데 421명이 찬성하여 강령을 개정하였습니다.
당시 강령개정의 쟁점은 ‘사회주의 이상과 원칙 계승’의 삭제 여부였지 ‘진보적 민주주의 도입’에 대한 찬반이 아니었습니다. 진보적 민주주의의 핵심 내용인 자주적 민주정부, 민중 주권, 민중 중심의 자립경제 체제 등은 종전 강령과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후 2011. 12. 5.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통합하여 피청구인을 창당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강령에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를 넣는 것에 대해서 특별한 이견이 없었습니다.
결국 2011. 6.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한 강령개정이 ‘대외적으로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숨기기 위한 위장전술’이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근거가 없고, 오히려 종전 민중당이나 민주노동당 창당강령보다 사회주의적인 색채를 완화한 것입니다.
<진보적 민주주의>
청구인은 일심회 사건과 왕재산 사건을 통해 북한의 지령에 따라 민주노동당이 강령에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한 사실이 증명되었고, 일부 문건이나 발언 등을 이유로 해서 피청구인의 진보적 민주주의는 김일성의 진보적 민주주의를 계승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우선 민주노동당이 강령에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한 것은 북한의 지령과는 무관합니다. 북한 지령이 민주노동당에 전달되었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전혀 없습니다. 강령 개정은 밀실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약 10여 년간 꾸준히 제기되어 공개적인 토론을 거친 끝에 표결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북한의 공작이 개입될 여지가 없습니다.
진보적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이라고 설명되기도 합니다(을 제750호증). 즉, 1945. 4. 11. 의정원 38회 회의 속기록에 의하면 “임시정부 헌법이 진보적 민주주의 기초 위에 수립된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고, 임시정부 의정원 일동의 선언문에도 진보적 민주주의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해방 정국에서는 다양한 세력이 진보적 민주주의를 주창하였고, 이후 진보진영은 물론이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조차도 저서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를 언급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용어는 형식적 민주주의에 대비되는 ‘실질적인 민주주의’, 민중이 중심이 되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의 의미로 다양하게 사용되었습니다. 민주노동당과 피청구인 강령상 진보적 민주주의는 그 동안 진보진영의 가치인 자주적 민주정부, 민중주권, 민중 중심의 자립경제체제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보수 진영에서 말하는 민주주의와는 다른 ‘새로운 민주주의’의 의미로 사용된 것입니다. 2009. 6. 정책당대회를 앞두고 열린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는 당의 노선에 대해 ‘자주적 민주주의’, ‘새로운 민주주의’, ‘진보적 민주주의’로 표현하자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는바, 이를 보더라도 진보적 민주주의가 특정 이념이 아닌 위 3가지 핵심적 가치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진보적 민주주의는 그 자체가 민주노동당과 피청구인이 추구하는 ‘국가상’이자 ‘비전’일 뿐 혁명론이 아닙니다.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가 진보적 민주주의의 모델로 삼은 것은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 남미 좌파 정권입니다.
피청구인의 진보적 민주주의가 궁극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거나 또는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론(NLPDR)’을 진보적 민주주의로 구체화하여 강령에 도입한 것이라는 취지의 청구인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일부 인사들의 발언 등을 전후 맥락, 발언 당시의 상황을 무시하고 단순히 문구에 의존하여 왜곡한 것으로 모두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또한 이들의 주장은 피청구인의 공식 입장이 될 수도 없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진보적 민주주의의 핵심내용 중 하나인 ‘자주적 민주정부’에 대해 사회주의 혁명 1단계의 과도정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피청구인이 제시하는 자주적 민주정부는 주권의 본질적 특성으로서의 대외적 독립성을 나타내는 ‘자주’와 대내적 최고성의 근거인 ‘민주’를 결합시켜 주권의 본질적 특성을 온전히 실현하는 정부를 표현한 것입니다. 과도적 단계가 아니고 목표로 삼는 정부입니다.
피청구인은 자주적 민주정부를 세우겠다는 강령의 실현을 위하여 투표시간 연장 등 입법안 발의, 국민소환제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였고, 군사주권 독립성 확보를 위해 불평등한 주한미군지위협정(한미SOFA) 전면개정,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폐기 등을 주장하였으며, 경제적 대외의존성을 극복하기 위해 강령에 국제투기독점자본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을 명시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과 피청구인은 창당 이래로 혁명이 아닌 선거를 통해 집권하여 자주적 민주정부를 실현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다만, 소수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야권연대와 대중운동과의 적절한 결합을 시도해왔던 것입니다. 대중투쟁 내지 저항권과 결합한다고 하여 선거를 통한 집권노선이 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미 민주노동당이라는 대중정당 활동을 시작할 때 전민항쟁 노선은 포기된 것입니다. 피청구인이 추진하는 자주적 민주정부가 위헌이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주권의 완전한 실현을 위헌이라고 매도하는 것입니다.
<민중주권주의>
청구인은 피청구인 강령의 ‘일하는 사람’은 ‘민중’을 의미하고, ‘민중’은 ‘국민 전체’를 의미하지 않는바, 이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인민’의 개념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민중주권은 인민주권주의를 추구하는 것으로서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민중주권주의는 ‘실질적 국민주권주의’를 의미합니다. 주권에 관한 논의는 초기에는 주권의 소재에 관한 것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음은 전제로 해서 국민주권의 작동 방식을 두고 형식적 국민주권과 실질적 국민주권으로 구분할 뿐입니다. 헌법재판소도 ‘실질적 능동적 국민주권론’은 ‘실질적 생활용 국민주권 이론’이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1989. 9. 8. 선고 88헌가6 결정).
피청구인의 민중주권 역시 주권의 소재에 관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일하는 사람들의 주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민중주권은 실질적 국민주권과 같은 개념으로서 민중의 이익을 위하여 더 많은 실질적 국민주권을 추구하는 가치와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은 실질적 국민주권 실현을 위한 구체적 수단으로 고위 공직자에 대한 국민소환제도를 도입하고 국민투표 대상을 확대하여 직접민주제로 대의제를 보완할 것, 중대선거구제 및 독일식 정당명부제를 도입하여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국민의 진정한 의사를 선거에 반영할 것 등을 제안하였습니다.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지 여부는 사용하는 용어의 유사성이 아니라 강령에서 특정계층이나 계급의 주권을 제한․박탈하는지 여부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강령, 강령해설 자료집, 정책당대회 회의록, 교육자료, 주요 인물의 저작물 그 어디에서 “주권은 노동자, 농민, 서민 등 민중에게만 있다”거나 “자본가 등 특정계층의 주권은 박탈한다”는 내용이 없는바, ‘피청구인이 국민주권을 부정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근거 없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 강령에 ‘민중의 저항과 투쟁’을 계승하는 정당임을 선언하고 ‘소수 특권계급’과 비타협적으로 싸워 그들의 특권을 박탈하겠다는 것은 결국 국민주권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어느 계층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천명한다고 해서 다른 계층의 주권을 박탈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특권층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특권층의 주권을 박탈하는 것은 명백하게 다릅니다.
청구인은 민주노동당이 2011년 진보적 민주주의를 강령에 도입하면서 비로소 민중주권을 내세워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처럼 주장하나,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 부분은 2000. 1. 민주노동당 창당 강령부터 존재한 것입니다. 오히려 피청구인 강령은 민주노동당 창당 강령에 존재하던 사회주의적 요소가 삭제된 것입니다.
제17차 변론기일에 청구인 대리인은 피청구인이 “소위 소수특권계급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국유화하겠다 이런 선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서 결국은 소수특권계급의 주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진술하였으나, 피청구인 강령에 “소수특권계급 재산의 국유화”와 같은 내용은 없습니다.
또한 청구인 대리인은 민중주권과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진보적 민주주의가 됐을 때 그렇다는 것”이라면서, “진보적 민주주의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수립하고 연방제통일을 완성했을 때 나오는 개념”이고, “소수특권계급의 주권을 폐지하는 등등 어떤 권리를 폐지한다거나 제한한다거나 이런 것들은 구체적인 경로를 봤을 때는 이른바 용공정부를 만들어서 북한과 한 나라를 이룬 연방제통일을 이뤘을 때 결과적으로 실현되는 것”이라고 진술하였습니다. 청구인은 먼 장래의 가상적인 상황에 근거한 가설을 내세워 현재 피청구인이 헌법상 국민주권의 원리를 부인하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어 전혀 근거가 없는 억측일 뿐입니다.
피청구인과 민주노동당은 합법적․평화적 방법으로 민중주권을 실현하는 것, 즉 “선거에 의한 집권”을 목표로 합니다. 유럽에서는 의원내각제 안에서 정당명부제 혹은 연립정부 등의 방식으로 영국 노동당, 독일 사회민주당, 프랑스 사회당 등이 집권한 바 있으며, 남미에서는 1970년 칠레의 아옌데 정권, 1998년과 2002년에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에서 선거를 통해 좌파 정당이 집권한 바 있습니다. 유럽과 남미 어디에서도 평화적으로 집권한 좌파 정부가 집권 후 특정 계층의 주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피청구인은 선거를 통한 합법적·평화적인 집권을 달성한 해외 사례를 본받기 위하여 해외사례 연구·방문 연수 등 다각도로 노력하여 왔습니다.
<민중 중심의 자립경제 체제>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추구하는 ‘민중 주체의 자립경제 체제’는 자본주의 체제 및 시장경제질서의 폐해를 보완하는 사회국가의 원리가 아니라 사회주의 체제를 지향하는 것으로,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질서 제도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헌법 제8조 제4항의 ‘민주적 기본질서’는 다원적 민주주의가 작동하도록 하는 핵심적 체계를 보장한다는 취지에 비추어 정치적 의미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의미하며, ‘사유재산과 시장질서’ 등의 경제적 내용은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나 유럽인권재판소 역시 마찬가지 입장입니다.
피청구인의 강령과 강령해설 자료집 등을 종합하면, 민중 중심의 자립경제 제체는 자본주의의 경제체제를 골간으로 하면서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경제체제를 의미합니다. 피청구인의 민중 중심의 자립경제는 ① 우리 헌법은 재산권을 무제한 보호하지 않으며, 사회정의의 요청에 따라 재산권의 상대화와 사회화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 ② 헌법 제119조 제2항에서 경제민주화를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으며, 경제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하여 국가가 필요한 경우 경제의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는 점, ③ 헌법재판소도 우리 헌법이 자유방임적 시장경제를 지향하지 않음을 명백히 밝힌 바 있다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우리 헌법 정신에 충실한 것입니다.피청구인은 이를 위하여 토빈세 도입을 강령에서 주창함으로써 국제외환시장의 단기적 투기성 자본 거래와 관련한 규제에 앞장서 왔고, 외국인 채권투자과세 실현으로 세수 확보와 조세 정의 확립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불평등한 경제협정 개정‧폐지, 공공기관의 경영 민주화 및 투명화, 재벌 독과점 해소, 중소기업 보호, 금융의 투명성과 공공성 실현, 농민 보호, 공적 연금기금의 투명성과 공공성, 독립성 확보 등을 위한 정책 개발과 제도 도입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피청구인은 사유재산과 시장경제질서를 부인한 바 없습니다. 피청구인 강령의 ‘국가기간산업 및 사회서비스의 민영화 추진을 중단하고, 국공유화 등 사회적 개입을 강화해 생산수단의 소유구조를 다원화하며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부분은 원칙적으로 사유재산과 시장경제체제를 인정함을 전제로, 이미 국공유화된 부분을 새로이 민영화하는 것에 반대하고 공공성 확보가 긴절히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헌법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공유화 등을 추진한다는 것입니다.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을 정당한 보상을 전제로 허용하고 있고, 제126조는 긴절한 필요와 법적 근거가 있는 한 사영기업의 국유화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기간산업 중 어느 범위까지 국공유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헌법에서 명시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는 정부의 정책사항입니다. 피청구인은 물, 전력, 가스, 교육, 통신, 금융 등 국민의 기본적인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간산업 내지 사회서비스 부분에 대해서는 소유구조를 다원화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펼칠 정책사항에 관한 입장에 불과하므로 이를 헌법위반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민주노동당 창당강령 이후 현재 피청구인 강령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강령이 개정되었는바, 그 대표적인 변화는 바로 ‘사회주의적 요소’를 제거하였다는 점이고, 이는 경제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조봉암의 진보당의 경제분야 강령은 피청구인 강령보다 훨씬 과격함에도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재심판결은 “사회적 민주주의의 방식에 의하여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부작용이나 모순점을 완화·수정하려고 하였을 뿐 사유재산제와 시장경제체제의 골간을 전면 부인하는 취지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이 추구하는 ‘민중 중심의 자립경제 체제’는 사유재산과 시장경제 체제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시장경제 체제의 부작용과 모순을 완화․수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바, ‘사회주의, 궁극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민주집중제>
청구인은 초반에는 비민주적인 조직운영원리인 북한식 민주집중제가 이른바 RO 조직의 운영원리로서 피청구인을 좌우하고 있으며, 피청구인의 당헌 등을 보더라도 이러한 북한식 조직운영원리를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후반부에 이르면 이에 대한 주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청구인이 위 주장의 부당성을 깨달았기 때문으로 보여 여기서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피청구인의 당내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활동 이력, 그리고 피청구인의 강령과 당헌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피청구인이 다른 정당과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하여 정당민주주의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청구인의 정치분야 주요 강령은, 당원을 중심으로 한 정당민주주의의 관철, 국가권력기구 분립과 국민에 의한 민주적 통제, 직접민주주의의 확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피청구인은 소수 정파의 공개적인 활동을 보장해왔고, 심지어 일부 정파들이 다수결에 따른 결정을 비판하더라도 이를 징계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공당으로서 시․도당과 지역위원회는 독자적인 규약과 민주적 대의구조를 갖추고, 전국적인 사항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해왔습니다. 당 기관지인 ‘진보정치’ 편집국이나 정당법상 부설연구소인 ‘진보정책연구원’은 최고위원회로부터 독립하여 독자적인 재정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보장받아 왔습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정당의 결정에 직접 구속되지 않는바, 피청구인의 국회의원 역시 국회 활동에 있어 피청구인으로부터 직접 자유표결의 권한을 침해받은 바 없습니다.
결국 피청구인 강령이나 활동에서 청구인이 주장하는 비민주적 민주집중제의 요소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연방제 통일 방안>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연방제 통일방안이 북한의 연방제 방안을 추종하고 있다는 주장합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과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연방제’는 2011. 6. 진보적 민주주의를 강령에 도입하기 이전인 2000. 1. 창당 때부터 북한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주장되어 온 것이고, 2007년, 2012년 대선의 공약인 ‘코리아연방제’는 북한의 ‘고려연방제’ 및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다릅니다.
첫째, 코리아연방공화국은 통일방안만 상정한 것이 아니라 피청구인이 집권할 경우 미래 국가의 성격을 규정한 것으로, 통일방안에 국한되고 있는 북의 고려연방제와는 그 지위와 내용이 다릅니다. 둘째,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높은 단계의 연방제)에서의 민족통일기구는 외교권과 국방권을 가지는 중앙정부의 성격이고,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서의 민족통일기구는 외교권과 국방권을 가지지 않는 조정기구로서의 중앙정부인 반면, 피청구인의 코리아연방제 통일방안에서 코리아위원회는 중앙정부의 성격이 없습니다. 협의기구인 코리아위원회에서 협의한 내용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수용되어야만 효력이 있습니다. 북한의 민족통일기구는 남북이 공동의장을 선출하여 윤번제로 통일정부를 통치하는 반면, 코리아위원회는 남북 총리를 공동의장으로 합니다. 셋째, 코리아연방공화국은 남북 총투표를 통해 통일헌법을 제정하고 연방정부를 구성하고 단일국호로 유엔에 가입함으로써 통일을 완성되는데, 북한의 연방제 방안은 남북 총투표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코리아연방공화국의 1단계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2단계인 ‘남북연합’과 유사합니다. ‘코리아연방공화국 1단계 실현’의 내용은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남북통일기구로서 남북 정상이 정기적으로 만나는 ‘남북정상회담’, 남북총리회담을 남북각료회담으로 격상시킨 ‘남북민족협력위원회’, 통일의 절차를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코리아위원회’를 순차적으로 구성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의 2단계인 남북연합 단계의 내용인 남북정상회의와 남북각료회의를 상설화하고 남북한의 의회대표들이 함께 모여 통일을 위한 법절차를 준비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통일방안으로 연방제를 주장하면 무조건 북한을 추종하는 것으로 매도하는 청구인의 태도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에 대해 이는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으로서 ‘합작을 통해 남한을 적화하겠다’는 의지를 감추고 있다고 경계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느 보수적인 학자는 “이는 정치적 목적을 감춘 발언이거나 아니면 피해의식의 발로라고 판단된다”며 “통일전선전략은 발의자가 이념적 설득력이나 정치 경제 군사 문화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북한체제의 이념에 매력을 느끼는 남한 시민은 얼마나 될까? 10배 이상 차이 나는 총생산, 그리고 서해교전으로 드러난 군사력 차이는 양자 간의 능력차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정부가 연방제 통일방안에 대해 보이고 있는 태도는 바로 위 교수가 말한 ‘정치적 목적을 감추고 있거나’ ‘피해의식의 발로’라는 지적에 딱 들어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 입장에서 청구인에 대해 북한과의 관계에서 피해의식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지라고 요구하고 싶습니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흡수통일’ 및 ‘피청구인의 통일방안이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논리는 북한을 통일의 당사자로서의 지위를 부정하는 것으로 오히려 헌법의 평화통일 원칙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그 동안 정부의 통일방안 및 통일정책에도 배치됩니다. 평화통일 원칙에 따른 통일 방안과 정책은 북한을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자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통일국가상에 대한 침묵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주장합니다. 피청구인의 코리아연방제는 남과 북의 정상이 상호 체제를 인정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6․15 공동선언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통일 후의 국가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에 불과합니다. 이는 미래에 일어날 통일이라는 것을 준비하는 통일방안이라는 특성, 북한이라는 상대방이 존재한다는 점에 기인하는 것으로 어떤 면에서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통일방안이 통일 후 사회주의로 갈 가능성까지 용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먼 미래의 알 수 없는 가능성에 대해서 정해 놓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며, 가능성만으로 위헌성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남한의 경제력이 북한의 경제력을 월등히 앞서고 있고, 수많은 탈북자들이 계속해서 양산되고 있으며 남한의 인구가 북한의 2배인 점 등을 고려하면, 총투표에 의할 경우 남한 국민들의 의사에 반하는 방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청구인은 자주적 민주정부가 단계적 혁명론에 따른 과도 정부라고 주장하나, 피청구인이 추구하는 자주적 민주정부는 민중당과 민주노동당 창당 때부터 주장해온 것으로 계급혁명의 전단계로 주장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고려연방제를 위한 과도기적인 단계로 주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과도기적 단계’, ‘용공정부’, ‘단계적 혁명론’은 가공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소결>
결론적으로 피청구인의 강령에서 기본노선으로 제시된 ‘진보적 민주주의’와 기본가치라 할 수 있는 ‘자주, 민주, 통일’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바가 전혀 없습니다. 북한식 사회주의는 권력분립을 부정하고 특히 주체사상에 의한 수령론은 1인 지배를 합리화하는데, 피청구인은 권력분립에 입각하여 선거에 의한 정권교체를 통해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를 추구하고 있으므로 북한식 사회주의와는 아무런 관련성도 없는, 철저하게 우리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는 목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5. 다음으로 피청구인 『활동』의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당 ‘활동’의 위헌성 판단 기준>
당원의 행위가 정당 활동으로 평가될 수 있기 위해서는 정당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정치노선을 중심으로 당원의 행위가 행하여진 일시와 장소, 내용, 동기 및 경위, 목적, 의사 결정자와 실행 행위자 사이의 관계, 그 의사의 전달 과정 등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헌법 제8조 제4항에서 규정하는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하는 ‘정당’의 ‘활동’은 정치적 영역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정당의 ‘기본적 정치노선’이 역사적 조건에 따라 구체화된 ‘활동’을 의미합니다.
<이른바 ‘북한 추종성’>
청구인이 주장하는 피청구인 해산 사유의 골자는, “피청구인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위한 대남혁명노선을 추종하면서 북한 김일성이 주창한 ‘진보적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이를 위해 내란음모 획책, 대중정당을 이용한 반국가·이적활동, 북한으로부터 직접 지령 수수, 북한에 당 활동과 주요정보 보고 등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청구인이 주장하는, 피청구인의 위헌성의 핵심에는 ‘북한추종성’, 즉 ‘종북(從北) 담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북한과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종북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구인이 제시하는 북한 지령과 관련된 당원들은 일심회, 왕재산, 강태운 고문사건 등 전체 당원 중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이들 역시 당의 지도부이거나 실질적인 간부도 아닙니다. 당의 대의기관, 집행기관, 지도부가 아닌 극히 일부 당원의 행위를 민주노동당 혹은 피청구인의 활동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나아가 이들이 민주노동당 혹은 피청구인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밝혀진 바도 없습니다. 이들 간첩사건에 의해 밝혀진 것은, 민혁당의 김영환이 자발적으로 북한에 밀입국하고 북한의 자금을 받아 활동한 것과는 달리, 피청구인은 북한과 연계를 갖고 활동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단지 북한에 의한 포섭의 대상 또는 정보수집의 대상이 되었지만, 일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북한의 그러한 의도가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해서 민주노동당 혹은 피청구인이 북한 추종 혹은 동조 성향이라는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청구인은 민주노동당과 피청구인 내에서 있었던 토론 모두를 ‘종북논쟁’이라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당시 정세와 정당 내 자연스러운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토론이었을 뿐입니다. 2002년 사회당과 합당 논의과정에서 논의된 사회당의 ‘반조선노동당’ 주장에 대하여 이른바 PD계열을 포함한 반대 논의가 주류를 이루었으며, 2003년 강령개정 논의 과정에서 논의된 사회주의 관련 구절의 삭제 문제는 이른바 PD계열 일부도 동의하였습니다. 2008년 일심회 사건 관련자 제명 문제의 경우 논쟁의 핵심은 당내 향후 진로 설정과 관련된 것이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종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조승수 전 의원은 이후 민주노동당 당대회에 참석하여 사과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이른바 종북논쟁의 본질은 피청구인의 토론을 근거 없이 매도하는 논리 비약에 불과합니다.
청구인은 핵개발, 3대 세습 등 ‘북한에 대한 입장’을 이유로 피청구인에 대해 종북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과 민주노동당은 창당 이래 북한의 핵보유를 옹호한 바 없으며,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를 일관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청구인의 강령, 대선공약, 당원교양자료, 강령해설 자료집 등의 기재 및 증인 박경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확인됩니다. 2006년 북한 핵실험과 관련하여 당내 구성원 사이에 견해 차이가 발생하였으나, 북한 핵실험에 대하여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였던 사람들 또한 이 문제가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결론을 함께 하였습니다. 북한 핵실험의 ‘자위성’에 대한 평가는 피청구인 내 일부 인사들만 주장한 것이 아니라 임동원, 정세현, 이종석, 도널드 그레그 등 북한 핵문제 전문가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청구인은 을 제847호증을 거론하며 피청구인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정을 비판하는 등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외면하였다고 주장하나, 청구인이 인용하는 을 제847호증의 관련 내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일반적인 지적에 불과하고, 청구인이 주장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정에 대하여는 비단 피청구인만이 아니라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또한 2013. 1. 22.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2년 12월 12일 북한의 발사(DPRK‘s launch)를 규탄한다(condemn)”며 제재를 강화하는 결의문 2087호를 채택한 것에 대하여, 2013. 1. 23.자로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규탄한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문 2087호 스스로도 인정한 모든 국가의 평화적 우주 이용권과 모순”되고, 나아가 “북한의 태도에 강경조치로 맞대응하여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은 분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논평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참여연대 또한 피청구인과 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를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청구인만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정을 비판한 것은 아니며, 청구인의 주장에 의하면 위 제재 결정에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한 참여연대까지도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북한과 연계”되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북한의 3대 세습 문제와 관련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3대 세습은 국가 내부적인 문제이고 3대 세습에 대한 입장을 스스로는 유보하겠다는 것이지, 3대 세습에 동조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현 정부 역시 북한의 현실적인 권력체제 정점에 조선노동당 제1비서이고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인 김정은이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청구인은 6․25 남침 및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이정희 대표의 방송 토론 중 일부 내용을 문제 삼고 있으나, 이정희 대표는 다른 인터뷰를 통하여 남침이었다고 의견을 밝힌 바 있으며, 천안함 문제 또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기조 아래 접근하여야 한다는 원칙론을 밝힌 것에 불과합니다.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하여서도 권영길 증인은 민주노동당은 북한에 대한 규탄이 남북관계의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민주노동당이 북한의 인권문제라든가 3대 세습 문제에 대하여 평화와 공존의 관점에서 실효성 있는 접근법을 찾기 위한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북한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내란음모’ 활동>
이 사건 심판청구에서 ‘지하혁명조직 RO’의 존재는 핵심적입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핵심세력인 RO 또는 민혁당 잔존세력이 북한을 추종하고 폭력혁명노선을 추구하고 있으며, 대중정당인 피청구인은 지하혁명조직의 숙주에 불과하므로 피청구인은 해산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합니다.
그러나 ‘내란음모 등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는 지하혁명조직 RO의 존재를 부정하였습니다. “RO라는 단체의 결성 시기, 과정과 그 조직체계, 위 130명의 단체 가입 및 폭동 준비 등 단체의 지침에 따른 활동 내역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증언한 이성윤 또한 피청구인 당직자 중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은 아마 RO일 것이라는 추측성 진술을 했을 뿐입니다. 결국 이 사건 심판청구는 핵심적인 전제가 무너졌으므로 그 자체로 기각되어야 합니다.
내란음모 등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는 5․12 회합 참석자들의 ‘내란음모행위’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고, 그 자리에서 어떤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내란행위의 시기, 대상, 수단 및 방법, 실행 또는 준비에 관한 역할분담 등이 특정되지 않아, 음모죄 성립요건인 “객관적 명백성”과 “실질적 위험성”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란음모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위 내란음모 ‘무죄’ 판결은 위 5․12 행사에서 논의된 내용에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 위험’도 ‘현존’․‘임박’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명확히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내란선동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으나, ‘개연성 요건’만으로 ‘내란선동죄’의 적용범위를 사실상 확장한 것은 선동죄 기본 법리에 반하는 것입니다. 항소심 판결 취지대로 이석기를 정점으로 하는 실체가 있고, 이석기가 내란을 선동하였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선동행위 이후 아무런 후속조치도 없었는바, 이는 내란선동이 없었거나 이석기를 정점으로 하는 실체가 없었다는 말이 됩니다.
설사 ‘내란선동’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청구인과 조직․재정․활동 측면에서 아무런 관련이 없는 행사에서 발언한 이석기, 김홍열 두 사람의 개인적 행위에 불과하므로 피청구인의 해산사유로 삼을 수 없습니다. 항소심 판결은 ‘개연성’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내란선동의 유죄를 인정했으나, 정당해산을 위해서는 ‘개연성’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며 명백하고 급박한 위험성’이 인정되어야만 합니다.
내란음모 사건에서 있었던 이석기 의원의 강연이나 기타 토론은 피청구인의 활동으로 귀속될 수 없습니다. 피청구인은 5․12 회합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사후에도 동의, 승인한 바 없는바, 이석기, 김홍열 발언 내용을 근거로 피청구인의 위헌성을 판단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이석기는 피청구인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지위에 있어본 적이 없으며, 다만 피청구인 소속 국회의원 1인에 불과합니다. 5․12 회합 발언의 경우 이석기가 피청구인의 지위에서 행한 행위가 아닐뿐더러 피청구인의 기본노선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당시 이석기가 개인의 지위에서 정면으로 피청구인 대표의 행위를 반박한 점, 피청구인이 이석기의 행위 자체를 옹호하거나 승인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석기의 행위는 피청구인의 활동에 귀속될 수 없습니다.
청구인은 RO가 각종 행사 진행, 노래 제창 등을 통해 의식화, 조직화를 꾀하고 있다고 주장하나, RO가 부존재함이 밝혀진 상황에서 위 주장은 전제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내란음모 등 사건에서 문제된 이석기, 김홍열의 발언은 개인적인 것에 불과하여 위 행위에 피청구인의 기본노선이 구현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당직선거 출마자 결의대회 등에서 출마자나 지지자가 한 연설의 내용을 피청구인의 공식 입장, 활동이라 할 수도 없습니다.
피청구인은 민주노동당 창당부터 현재까지 선거를 통해 집권하겠다는 것을 기본노선으로 정하고 이에 따라 합헌적인 활동을 하여 왔으며, 대한민국의 정부를 전복하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기본노선으로 추구하여 온 바가 전혀 없습니다.
피청구인은 내란음모 등 사건에 확정판결이 있게 되면 그 형의 양정에 따라 현행 정당법에 의해 당원 자격 여부가 결정되며, 피청구인 당헌도 당원 자격을 정당법에 따른다는 원칙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내란음모 등 사건의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청구인은 일심회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최기영과 실천연대 대표를 역임하고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김승교의 예에 비추어 볼 때 피청구인은 정당법이나 당헌 규정을 철저히 무시하여 왔다고 주장합니다.
최기영의 경우 판단대상이 아닌 민주노동당 시절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정책연구소 연구원으로 된 것은 반드시 당원의 자격을 요하지 않으므로 문제될 것이 없고(또한 최기영은 그 이후 실정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바 없습니다), 김승교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집행유예 기간 중인 경우 선거권을 일률적으로 박탈하는 것에 대해 위헌결정을 하고, 실형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인 경우 선거권을 일률적으로 박탈하는 것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에 비추어 보면{헌법재판소ﾠ2014. 1. 28.ﾠ선고ﾠ2012헌마409,510,2013헌마167(병합) 결정}, 현재의 상황에서 정당법에 위반되지도 않고 또한 이러한 사정이 정당해산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이미 당헌을 통해 당원자격을 정당법에 맞게 규정했고, 또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맞게 관련 문제 등을 정비할 것입니다.
<대중정당을 이용한 조직적 반국가․이적 활동>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반국가․이적활동을 하였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개별 당원의 행위가 정당의 활동으로 귀속되기 위한 요건은 베니스위원회 지침에 준거하여 판단될 것이지 무차별적으로 정당의 활동으로 귀속될 수 없는 점, 반국가․이적활동이라는 개념 자체야말로 모호하기 이를 데 없을 뿐만 아니라 대표적 악법인 국가보안법에 근거한 것으로서 위헌성을 내포하는 점, ‘목적’의 위헌성은 ‘활동’의 위헌성에 근거한다면서 개별 당원들의 ‘행위(활동)’가 ‘목적’ 실현을 위한 것이라는 순환 논증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점, 정당활동에 대중투쟁적 요소가 결합되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이를 과장․왜곡하고 있는 점, 이른바 청구인의 ‘각 단계별 전략’이라는 주장은 자의적인 시나리오이자, 과거 형사처벌 경력을 근거로 국민의 정당활동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주장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의 주장은 전혀 타당하지 않습니다.
반국가․이적 활동을 정당해산사유로 거론하는 청구인의 주장은 과거 1972년 유신헌법 체계 아래에서 추가된 정당해산 요건인 “국가의 존립에 위해가 될 때”에 해당할지 모르겠으나, 1980년 헌법 이후 해당 요건이 삭제되었으므로 더 이상 해산사유로 주장될 여지가 없습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헌법관은 여전히 유신헌법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한미군 철수, 국정원 통제, 평화협정 체결, 국가보안법 폐지>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내용과 동일한 것으로, 북한에 동조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위반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으나, ‘북한이 사용하는 용어나 주장을 하였기 때문에 헌법위반’이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북한이 우리 헌법 내용을 창조한다’는 것으로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헌법은 주한미군 철수, 평화협정 체결과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바, 이 문제는 헌법사항이 아닐 뿐만 아니라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민주적 기본질서와 관련이 없는 정책사항에 불과합니다. 주권자인 국민이나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정당은 이 문제에 대한 다양한 정책과 입장을 표현할 수 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주장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그 이유만으로 민주적 기본질서에 반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의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에 대해 법치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개별적인 실정법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될 수 있고, 그에 따라 국회에서 폐지 내지 개정되는 것이 정상적입니다. 국가보안법의 위헌성 내지 반민주성에 대해서는 국내학계나 시민사회 및 정치권은 물론이고 유엔 자유권위원회, 국제앰네스티, 심지어는 미국무부조차도 명백한 것으로 인정하고 그 폐지를 주장 내지 요구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은 그와 같은 관점에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고, 적어도 현행법 질서에 의한 사법절차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존중하고 있습니다.
<대중투쟁 및 연대활동>
청구인은 국민들과 시민들의 절박한 요구에서 비롯된 대중투쟁 사례나 사회운동 세력들이 힘과 지혜를 모으기 위해 결성하는 연대기구 모두를 북한의 지령에 의한 것이거나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자발적인 시민의 정책비판이나 참여 자체를 무시하는 주장이며, 주권자인 국민을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만 취급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는 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한 근본적인 목적을 짐작케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결국 우리 사회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모든 대중활동을 금압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에 충분합니다.
<의회주의 또는 정당민주주의 훼손>
o 청구인은 2012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경선 대리투표 사건, 야권단일화 여론조사 사건, 5․12 중앙위 폭력 사건 등을 예로 들면서 피청구인이 조직적․계획적으로 의회주의 및 정당민주주의를 침해하였다고 주장합니다.
o 피청구인은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구현하지 못한 점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조직적․계획적으로 의회주의나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한 것이 아니라는 점, 일부 당원들의 위법행위를 피청구인에 귀속시킬 수 없다는 점, 이미 그에 상응한 형사처벌로 충분히 대처하였고 또한 그것이 가능하다는 점 등에서 이를 정당해산사유로까지 주장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공무원․교사 당원 가입을 통한 정치적 중립성 훼손>
o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과 교사를 당원으로 가입시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위협을 가져오는 활동을 하였다고 주장합니다.
o 그러나 이는 모두 피청구인 창당 이전에 있었던 일로 이 사건 심판의 판단대상이 아닙니다. 공무원․교사의 정당가입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는 현행 법질서와 입법정책의 문제이지 ‘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여부’의 문제도 아닙니다. 또한 피청구인이 북한식 사회주의 노선을 따르고 있는지도 입증되지 않았고, 북한식 사회주의를 교육현장에 전파하였는지도 입증되지 않았고, 청소년에 대해 편향된 가치관과 세계관을 투입하였는지도 입증되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존속과 안전에 위협을 끼칠 위험성이 왜 심각한지도 입증되지 않았는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6. 정당해산의 필요성(비례의 원칙) 요건
o 이 사건 심판청구는 필요성 요건이 결여되었습니다.
청구인이 문제 삼는 피청구인의 ‘목적’과 ‘활동’은 전혀 위헌적이지 않고, ‘진보적 민주주의’ 또는 ‘자주, 민주, 통일’의 기본노선이 시민사회의 다원성을 침해할 위험이 존재하지 않으며, 피청구인과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있는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하여 폭력의 사용 또는 폭력의 사용을 선동하는 방법으로 침묵시키거나, 위해를 가하려는 활동을 한 사실도 없고, 그런 활동을 지지한 적도 없습니다. 따라서 피청구인에게는 정당해산의 필요성이 인정될 여지가 없습니다.
o 유효적절한 대체수단이 존재합니다.
피청구인은 대중정당으로서 모든 활동을 공개하고 있으므로 활동 중 국가안위에 위협이 될 만한 것이 있다면 청구인은 형사적․행정적으로 충분히 즉시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당 자체를 해산하겠다는 것은 최후수단이자 예외적인 조치인 정당해산제도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o 법익의 균형성의 관점에서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 청구가 인용될 경우의 효과는 단지 피청구인의 해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그리고 장래에 대해서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국민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되고, 정당 활동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의 활동도 크게 위축되며, 결국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야당 활동이나 시민단체의 활동은 그 껍데기만 남게 될 것입니다. 피청구인과 같이 노동자, 농민, 중소상공인, 사회적 약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어렵사리 원내에 진입하여 현실 정치 속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당이 해산된다면 우리 사회에서 약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정당 활동이 봉쇄될 것이므로 이는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결국 헌정사상 처음으로 피청구인이 이 사건 심판청구에 의해 해산된다면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일체의 비판을 불허하는 불행한 전체주의 사회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반면 피청구인이 해산되지 않음으로 인해 야기될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성은 사정기관의 활동과 국민의 여론에 의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 관점에서도 이 사건 심판청구는 기각되어야 마땅합니다.
7. 국회의원직 상실 청구
o 의원직을 상실케 한다는 것은 헌법기관의 지위를 박탈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정당 해산에 따른 소속 의원들의 자격상실 여부에 관하여 현행 헌법과 정당법 등 법률에 근거 규정이 없습니다. 그리고 현행법상 무소속 입후보·국회의원이 허용되고 국회법은 의원이 정당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헌법 제64조 제2항은 의원자격심사를 국회의 전적인 권한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헌법이나 법률에 의원직 상실에 관한 아무런 근거규정도 없는 우리나라에서 일률적으로 의원직 상실을 인정하는 것은 개별적 자격심사의 기회 박탈로서 비례성 원칙에도 반합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정당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하여 해산되더라도 소속 의원들은 여전히 그 직을 유지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8. 가처분 사건에 대하여
충실한 변론절차를 진행하여 변론종결을 한 단계에서 가처분결정을 할 실익은 전혀 없습니다. 정당해산심판사건에서 가처분은 피청구인이 해산심판절차의 진행에 협조하지 않아 정상적인 심판절차가 진행되지 못하는 등의 예외적 경우에 심판절차의 진행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만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나, 피청구인은 성실하게 이 사건 심판절차에 임했으므로 가처분을 발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할 것입니다.
9. 맺음말
이상의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심판청구 및 가처분신청을 기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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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진술] 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변론,구두변론 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