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국빈만찬 연설…"첨단산업 협력 잠재력 크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오전(한국시간) "올해는 영국이 상주공관을 한국에 개설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라며 "지금까지의 선린우호를 바탕으로 양국관계를 더욱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두 나라가 함께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 분야는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서 "이들 분야에서 영국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영국은 금융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물류에 있어서도 매우 앞서 있다"고 전제, "동북아 금융과 물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와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과 영국의 우호관계는 그 어느 때 보다 돈독해졌다"며 "양국 정상이 세 차례 상호 방문했고, 98년 8만명 수준이던 두 나라 국민들의 왕래는 그 두 배인 16만명을 넘어섰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영국 정부는 우리의 평화번영정책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적극 지지해 주고 있다"며 사의를 표하고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조속히 해결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영국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3만 5천여명의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다"며 "여왕 폐하와 영국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배려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만찬사에서 "한국민이 통일을 이룩해 평화를 누리면서 한반도 전체가 모든 한국민의 복리를 위해 번영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영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우방들은 대한민국의 이러한 노력을 뒷받침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왕은 또한 "1백년이 넘는 공식 수교의 역사를 가진 우리 두 나라의 관계는 국빈방문의 교환에서도 나타나듯이 어느 때보다도 공고하며 다변화되고 있다"며 "특히 두 나라의 경제관계는 활발히 발전하고 있으며 상호 투자가 증대하고 있고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과 연계도 그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만찬에는 우리측에서 노 대통령 내외와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등 공식 수행원 13명, 강신호 전경련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모두 30명이 참석했다. 영국측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부군인 에딘버러공을 비롯해 찰스 왕세자, 앤 공주 등 왕실인사 및 초청인사 140여명이 참석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만찬사
노 대통령 만찬 답사
존경하는 여왕 폐하와 에딘버러 공,그리고 귀빈 여러분,
나와 우리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성대한 만찬을 베풀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국가원수로는 처음 영국을 국빈방문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국민은 5년 전, 한국에서 보여주신 폐하의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를 지금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 때 방문 하셨던 안동 하회마을과 서울의 인사동 거리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욱 사랑 받는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폐하께서는 봉사와 자선, 국제적 우호 친선을 통해서 세계인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발전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계십니다.
나는 이 자리를 통해 폐하 내외분의 변함없이 건강한 모습을 우리 국민에게 전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여왕 폐하,
오늘 이 곳에 오기 전, 폐하와 함께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만났습니다. 폐하께서는 지난 해 한국전 종전 50주년 기념행사도 성대히 베풀어 주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한국전에는 모두 5만 7천명의 영국 젊은이들이 참전했고, 사상자만 4천 3백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90년대 말 우리가 경제위기에 직면했을 때, 가장 먼저 투자사절단을 파견한 나라도 바로 영국이었습니다.
우리 국민을 대신해서 여왕 폐하와 영국 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존경하는 여왕 폐하,
폐하의 방한 이후, 한국과 영국의 우호관계는 그 어느 때 보다 돈독해졌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양국 정상이 상호 방문했으며, 정부와 의회 차원의 교류도 활발해졌습니다. 98년 8만명 수준이던 두 나라 국민들의 왕래는 그 두 배인 16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영국 정부는 우리의 평화번영정책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노력을 적극 지지해주고 있습니다. 북핵 문제는 6자회담을 통해 조속히 해결되어 나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여왕 폐하,
올해는 영국이 상주공관을 한국에 개설한 지 120주년 되는 해입니다. 지금까지의 선린우호를 바탕으로 양국관계를 더욱 포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야겠습니다.
두 나라가 함께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등 첨단산업 분야는 협력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이들 분야에서 영국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합니다.
영국은 금융 분야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물류에 있어서도 매우 앞서 있습니다. 동북아 금융과 물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와 협력의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내일 있을 블레어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협력을 위한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입니다.
이곳에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3만 5천여명의 우리 동포들이 살고 있습니다. 여왕 폐하와 영국 국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배려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귀빈 여러분,
여왕 폐하 내외분의 건강과 영국의 무궁한 발전, 그리고 우리 두 나라의 우호 증진을 위해서 축배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포괄적·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