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명절을 맞아 정치인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예전처럼 추석 인사를 하거나 선물을 돌리다가는 선거법에 걸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들의 인사’를 받았다가 적발되면 받은 금품이나 향응 액수의 50배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물게 된다는 올 3월 선거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종전에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 정치인들의 기부행위를 제한했지만 개정된 선거법은 상시적으로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이나 유권자 모두 어떤 행위가 위법인지 잘 몰라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추석에는 아예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나서는 정치인들이 대부분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최근 추석을 맞아 집으로 배달돼 온 선물을 지역구 내 복지시설 대신 다른 지역구의 보육원과 양로원에 보냈다.
지역구 내 시설에 보낼 경우 선거법에 위반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순수한 의미의 자선은 지역구와 상관없이 모든 정치인에게 허용된다. 법령에 의해 설치된 보육원 등 수용보호시설과 장애인 복지시설에 의연금품은 제공할 수 있다.
다만 유료시설에 대한 기부행위는 금지돼 있다. 즉 유료 양로 및 요양 시설, 노인회관, 경로당 등 추석선물이나 음식물을 많이 제공하면 선거법에 위배된다. 불우이웃돕기 위문활동 등을 빙자해 선거구민에게 추석선물 또는 음식물을 제공해도 안 된다.
선거구민이나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이 아닌 평소 친분이 있는 사람에게 성의 표시를 하는 것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또 추석 인사 등을 명목으로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선거구민에게 인사장을 발송하는 것도 선거법 위반이다.
이 같은 까다로운 규정 때문에 정치인들은 주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추석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 선거법은 평소 친교가 있는 사람에게 문자메시지나 e메일을 통해 추석 인사를 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교가 없는 선거구민이나 소속 당원 모두에게 발송하는 것은 금지된다. 한편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부터 정치인들의 기부행위와 이를 받는 유권자들에 대해서 집중 단속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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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心 두렵워 의원들 추석 인사도 못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