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지원관실) 사찰팀에 대포폰을 지급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어제 국회 대정부질의 과정에서 폭로됐다.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2일 논평에서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이 공기업 임원 명의를 도용해 대포폰을 만들고 이를 지원관실에 지급했으며, 지난 7월 민간인 사찰문제로 총리실에 대한 압수수백이 시작되자, 지원관실 하드디스크를 영구삭제하기 위한 컴퓨터업체와의 문의과정에서 이 대포폰이 사용됐다.
한마디로 민간인 사찰이라는 불법행위가 적발되자, 증거인멸이라는 또 다른 불법행위를 저지르기 위해 ㅡ 청와대가 지급한 불법 대포폰이 사용된 것이다. 청와대가 거대한 불법행위에 이처럼 깊게 개입했다는 사실에 참담하기만 하다.
청와대에서 대포폰까지 만들어서 민간인 불법사찰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더 이상 민간인 사찰문제가 청와대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어떻게 계속 발뺌할 수 있겠나?
문제는 검찰이 청와대의 대포폰 지급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대포폰을 청와대 행정관에게 다시 돌려주었으며, 심지어 서울지검장은 이 문제가 커질 것을 우려한 청와대 민정수석과 만나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청와대가 불법 대포폰을 지급한 것도 기가 찬 일이지만, 검찰이 청와대와 짜고 이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니 이는 그야말로 아연실색할 일이다. 이는 과거와 같으면 정권퇴진운동이라도 벌어야 하는 엄중한 사안이다.
이제 사태는 분명해졌다. 불법사찰을 하명하고, 대포폰까지 지급한 청와대야말로 민간인 불법사찰의 몸통’이다. 총리실의 불법사찰이 아니라 청와대의 불법사찰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소환하지 않는다면 민간인 사찰문제의 처벌은 물론 사건의 진실조차 밝히기 어렵다.
지금까지 드러난 검찰 수사를 보면, 검찰 수사는 청와대를 감싸는 방탄 수사에 불과했음이 밝혀졌다. 불법사찰의 몸통인 청와대의 수사를 검찰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이 다수 국민의 판단이다. 민주노동당은 국민의 이러한 뜻에 따라 청와대의 불법사찰 문제를 재수사 하기 위해서는 특검과 국정조사 등이 긴급히 실시되어야 함을 다시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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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불법사찰 대포폰 지급한 청와대 압수수색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