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대법관 후보 인사청문회 - 이정희의원 형사정책분야 질의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23일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화학적 치료법은 헌법에서 보장한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헌법에 위배되는 다수의 법 규정으로 법 시행과 함께 곧바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법률심판부터 받게 될 법이다.
또한 국가(정부)가 행형정책의 총체적 실패 책임을 사실상 개인에게 전가하고 재판부에 과중한 부담만 주면서 그 스스로는 면피를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의 시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법은 한나라당 박민식 의원이 대표발의 한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상임위를 거치면서 법사위원장 수정안으로 본회를 통과한 것으로, 일명 ‘화학적 거세법’으로 불리고 있다.
이법은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로서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하여 성충동 약물치료를 실시하는 법이다. 법원은 검사의 치료명령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15년의 범위에서 치료 기간을 정하여 판결로 선고해야 한다.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은 치료기간 동안 보호관찰을 받으며, 성실히 약물치료에 응하고 정기적인 호르몬 수치 검사를 받아야 하며,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성실히 이수해야 한다. 치료명령을 받은 사람이 상쇄약물을 투약하거나 약물치료에 응하지 않는 등 이 법을 위반하면 형벌이 부과된다.
또한 치료명령 청구는 이 법 시행 전에 저지른 성폭력범죄에 대해서도 적용되고, 성폭력 수형자등에 대한 치료명령은 이 법 시행 당시 형의 집행 또는 치료감호·보호감호의 집행 중에 있는 성도착증 환자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이법의 시행일은 오는 7월24일이다.
우선 이 법은 인권침해 소지가 높고 헌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법은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다. 자기결정권이란 대한민국 헌법상의 권리로 국가권력으로부터 간섭 없이 일정한 사적 사항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의적 권리를 의미한다. 자기결정권의 근거는 헌법 제10조가 보장하고 있는 개인의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전제된 개인의 자기운명결정권이다.
또한 이 법은 신체를 훼손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12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본인의 승낙 없이 이루어지는 불법적인 신체훼손을 금지하는 것이다.
또한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위반과 적법절차의 원리 위반 여부도 모두 헌법적 쟁점의 주요사항이다.
치료명령 청구에 관한 경과조치 규정과 치료감호·보호감호 가종료자 등에 대한 강제적 치료명령 부과에 관한 경과조치 규정은 소급효금지 원칙에 위배될수 있다.
한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는 당사자의 자발적 동의를 전제로 헌법의 한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았으나 이는 여전히 위헌 여부를 다투어 보아야 하는 것이고, 특히 법사위원장 대안으로 통과된 현행 제정법의 경우 당사자의 자발적 동의 규정마저도 삭제하여 위헌의 혐의를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이 법은 그 시행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법 제정 과정에서 심도 깊은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확보, 철저한 사전 준비 과정 없이 연이어 터지는 대형 강력범죄에 대한 들끓는 여론에 편승한 졸속 입법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법 시행이후 쏟아지게 될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약물치료가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안처분의 목표인 재범의 위험성 방지에 효과가 있는가 하는 문제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된 근거가 약하고, 특히 이미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도 실효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더구나 심리치료가 성적 충동 조절의 핵심임에도 당사자의 동의 없이 비자발적으로 약물투입을 함으로써 과연 심리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
법무는 제도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부랴부랴 TF팀을 구성하고 투여할 약물 선정과 투약 검사 등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약물을 수년간 투입할 경우 간기능 장애 등 신체의 다른 부작용도 우려되고, 제도를 제대로 실시할 조건이 안 된 상황이다.
이 법은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에 폐지되는 것이 옳다.
인권침해가 확실시 되고 위헌 논란도 크며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은데 그에 반해 실효성은 매우 의문인 이 법을 그대로 존치시킬 필요가 없다. 당사자의 동의를 전제하는 법 개정을 검토할 수 있겠으나 이 역시 동의와 구형을 교환하는 협상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어 치료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자발적 동의라고 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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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자 성충동 약물치료법 폐지돼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