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미국인 지명
15살 때 미국에 이민 간 뒤 미군 장교로 복무하는 등 40년간 미국인으로 살아온 김종훈(53) 알카텔-루슨트 벨연구소 사장이 갑자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은 20일 논평에서 현행법 취지로 보아도 국가공무원법은 국가안보와 관련되는 정보·보안·기밀 대통령 및 국무총리 등 국가 중요 인사의 국정수행 보좌 및 경호 외교관계·통상교섭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 기업의 영업비밀 및 신기술 보호, 주요 경제·재정 정책 및 예산 운영 등 민감한 8개 분야를 다루는 공무원에 대해 복수 국적자의 채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통상 3개월이 걸리는 한국 국적 취득 과정을 불과 사흘만에 완료하여 현재 이중국적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 가족은 국적 회복 신청을 하지 않았다.
현행법은 외국인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최근까지도 외국인이었던 사람이 국정 전반을 논의하고 핵심 정책을 결정하는 국무위원이 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새누리당이 발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보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과학기술정책을 총괄 수립하고 정보통신산업, 원자력 안전 등의 업무를 총괄한다. 과학기술인력 양성과 국가정보화 기획 및 정보보호 업무도 맡는다.
미국인으로서 오랫동안 미국 기업과 미국 업계의 이익을 대변해오던 사람을 한국 경제 핵심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의문이다.
외국인이 국익과 국민을 지킬 수 있는가?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민족 국가의 정체성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자유무역과 규제완화는 국가의 개입을 배제하고 국경을 넘어 자본의 이동을 보장한다. 신자유주의에서 기업의 목표는 국익이나 이해당사자의 후생이 아니라, 기업의 주인인 주주 가치를 높이는 일이다.
국가 부채가 많은 그리스는 외국 채권은행에 빚을 갚기 위해 사회복지를 축소하며, 공기업을 매각하고 구조조정으로 공무원 수를 줄여야 한다.
한국의 시중은행 대부분을 소유한 외국자본은, 서민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고 부자 및 부동산대출에 집중하고 수수료를 인상하였다. 사모펀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하여 매매차익과 배당금으로 4조 7천억 원의 수익을 챙기고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고 한국정부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경제위기 속에서도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정부의 조세 감면, 고환율정책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사회적 희생으로 이루어진 수출 대기업의 성장은 국민경제로 환원되지 않는다. 이명박 5년동안 실질임금은 감소되었고 외주하청으로 비정규직이 늘고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자는 늘지 않았다. 대기업은 납품업체를 쥐어짜고, 수출 상품보다 더 비싼 독과점가격을 국내 소비자들에게 부과한다. 고환율정책으로 수출은 증가했으나 물가가 올라 국민들의 실질 소득이 감소했으며 가계부채가 1,000조 원에 달한다.
신자유주의에서 자본은 어디서에서나 이윤을 올려 주주가치를 높이면 된다. 국익이나 이해당사자의 권리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초국적 자본의 이익을 위해서는 관세철폐, 규제완화, 무역과 자본자유화, 공기업의 민영화 등이 필요하다. 이는 자유무역 협정으로 제도화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애초부터 민족국가의 정체성이나 국익을 주장하는 것을 금기시 한다. 신자유주의에서는 “국민소득”이나 “분배”라는 단어보다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쓴다. 이는 국민소득의 성장이 아닌 기업 매출과 주주 배당의 증가를 말한다.
이런 이데올로기 속에서 주주이익을 우선하는 외국자본은 좋은 것, 외국인은 우월한 존재가 된다. 미국 유학생 수를 보면 한국은 중국, 인도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에서 외국인 출신의 어학교사, CEO, 축구감독,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이 전문영역에서 한국인보다 인기가 높다. 이들의 한국진출 장벽도 점차 제거되고 있다. 사교육에서도 영어학습에 가장 많은 비용을 들어간다. 이미 한국의 학계와 각종 전문분야에서는 미국인보다 더 미국적인 한국인들이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인사검증 과정에서 낙마한 장상 국무총리 서리(2002년)와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2008년)는 자녀의 미국 국적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이제는 버젓한 미국인이 한국의 핵심 장관을 맡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급변속에서 머지않아 대기업 CEO, 국방장관, 국무총리, 대학총장, 한국은행장 등을 외국인이 맡는 세상이 올 것이다. 능력만 있으면 문제될 것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국의 국민과 국익을 우선 하는 것보다는, 기업의 성장과 특권층을 위해서 그리고 개인주의 문화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관철하기 위해서 활동할 것이다. 그것은 미국식 사고를 가진 미국인으로써 자기의 가치관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핵심 장관을 외국인으로 임명하는 박근혜 당선자의 신자유주의적인 사고방식이 걱정되며 한국 국민으로써의 정체성이 의심스럽다. 이제 장관의 국적은 무의미한가?
| 
장관의 국적은 무의미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