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 의혹이 또 불거졌습니다.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원세훈 국정원장이 국내정치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이 문건이 원세훈 원장이 취임한 이후 국정원 인트라넷에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 이런 제목으로 올라온 건데요. 공개된 자료에 보면 원세훈 원장이죠. 지난해 대선 때 이른바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 선동에 국정원이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 종북좌파가 누군지 그리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입니다. 국정원은 국정원 고유 업무를 했다고 하는 것이고요. 또 정 반대의 의견표명도 있어서 한 번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김대중 정부당시 국정원장을 역임 한 이종찬 전 국정원장 연결하겠습니다. 이 원장님, 안녕하세요.
이종찬;
네, 안녕하세요.
앵커;
네, 보셨겠지만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내용이요. 제가 조금 만 더 소개를 하면 인터넷 여론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심리전단에 젊은 층을 우군화 하는 일에 앞장, 강화한다, 일부 종교단체와 민주노총, 전교조 등 종북좌파단체를 견제한다, 그러니까 민노총 같은 것을 종북좌파단체로 규정을 했네요. 그리고 정부 4대강 사업이며 세종시 수정추진같은 국책사업에 대국민 여론전을 벌인다 등등을 지시한 내용이 들어있는 거예요. 자, 지금 아주 일부만 소개를 했는데 이게 국정원의 통상 고유한 업무이고 정당한 활동인지를 봐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종찬;
거기에 대해서 평가하기 전에요. 국정원장의 지시사항이 낱낱이 25차례나 모두가 기재가 되어서 또 공개했다는 것은 그게 외부에 노출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국정원 내부에 약점이 있던 것 아닌가 해서 대단히 저는 우려스럽게 생각합니다. 물론 그 지시가 본연의 임무와 등떨어졌다고 해서 불만을 가진 직원이 있겠죠. 그러니까 그것이 외부에 노출이 되었을 텐데 어쨌든 국정원장의 발언 하나하나, 지시사항 하나하나는 그것 자체가 일종의 기밀인데 어떻게 이렇게 공개가 되었느냐, 그러면 뭔가 국정원에 문제가, 내부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먼저 제가 좀 걱정스러운 면이고요. 또 지금 말씀하신 심리전의 방어수단이라고 하는 데 제가 생각건대는 그것은 좀 오해받을 소지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는 앞으로 이게 국정조사가 시작이 된다고 하니까 이것이 시비가 가려져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국정원법이라는 게 있죠.
이종찬;
네.
앵커;
여기에서는 국내 정치 관여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죠.
이종찬;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정원이 지금 해명한 것을 보면요. 4대강 사업에 대해서 4대강 사업을 포함한 국가현안이 있을 때 먼저 북한이 선동지령을 하달한다, 그렇다면 국내에 종북세력과 고정간첩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인터넷 등을 통해 허위주장을 확대 재생산하는 그런 현실이다, 여기에 국정원이 대처한 것이다, 이런 해명을 합니다. 자, 그러면 이게 국내 비판세력, 정부방침에 대해서 비판하면 전부 간첩이거나 종북세력이라는 의미가 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이종찬;
글쎄, 북한에서 그런 지령은 할 겁니다. 심리전을 할테니까요. 그런데 여기에 대한 카운트심리전은 북한의 이러이러한 지령이 지금 허위, 말하자면 허위이라고 할까, 과장이라고 할까 우리를 선동하는 그러한 내용들이 계속 나온다고 하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은 저는 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그러니까 그러한 것을 국내에서 잘 소화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국내의 어떤 특정단체나 이것에 대한 종북이다, 아니다 하는 것은 조금 도에 지나친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앵커;
네,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들어가서 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문건에 실려있는 국정원 심리전단이라는 게 실제 존재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심리전단이 젊은 층 우군화 작업이라는 것인데요. 진선미 의원이 이것을 폭로한 분인데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국정원에 질의서를 보냈더니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는데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의 의미가 뭐냐, 즉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된다는 거예요. 무슨 이야기이냐 하면‘없습니다.’하지 않고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는 거죠. 이런 경우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이종찬;
글쎄, 이게 아마 대북심리전방어 수단으로 아마 어떤 전략과 전술을 세웠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을 일일이 공개하는 것에 무리는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을 때에는 이 문제는 예를 들면 국회 조사라든가 이런 데서 소상하게 밝히는 수단이 있을 거예요. 이것을 단지 가려서 공개, 일반에 공개하기 전에 수사나 이런 또는 국정조사나 이런 상황에서 아마 이 시비가 가려져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지금 이 문제가 불거지는 가장 큰 핵심적인 요는 국정원이 국내 선거에 개입하는 단체, 기관인가 이 문제제기죠.
이종찬;
네네.
앵커;
예컨대 CIA가 오바마 대통령 선거 운동 해 주는 단체라고 규정된다면 상당히 곤란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종찬;
물론이죠.
앵커;
그래서 지금 하도 여러 건이 있어서 그런데 정치개입에 대해서 이 원장님은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이종찬;
저는 요 전에 여직원이 댓글을 올렸다, 하는 그런 정도를 가지고 대세, 선거판 대세를 좌우한다고 보지는 않고 만약에 그것을 기도했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하고요. 선거라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게 무슨 대세가 좌우되는 것은 아닌데 어쨌든 제 생각은 뭐냐 하면 오얏나무 밑에 가서 갓끈을 매지 마라, 오해받을 짓은 하지 마라, 왜 이것이 자꾸 오해받을 일을 하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경각심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아니, 그러면 이렇게 질문을 드려보고 싶은데요. 물론 국정원장은 대통령이 임명을 하고요. 국내 정치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필요한 정보는 당연히 수집을 할 것입니다. 아마, 그게 업무일텐데 도대체 국정원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업무 영역, 특히 정치와 관련한 업무영역을 어디까지로, 큰 틀에서 어디까지로 규정해야 될까요?
이종찬;
특정하게 이야기를 하자면요. 국정원은 정권안보에 몰두하면 안 됩니다. 손을 대면 안 됩니다. 국가안보를 해야지 정권이 이러고저러고 하는 데 개입해서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국가안보에만 전념하라, 이것인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제는 더더욱이 야당이 여당도 되고 여당도 야당이 됩니다.
앵커;
그럼요.
이종찬;
그러니까 국정원 내부에도 직원 간에도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고 여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서 어떤 정권안보적인 오해받을 일을 하면 그게 노출이 됩니다. 왜냐, 그것이 본연의 임무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만약 정권안보에 계속해서 이렇게 한다면 이런 일이 자꾸 생길 거예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국가안보에 전념하면, 국가안보에 전념하는 한은 보안이 그렇게 노출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점을 앞으로 국정원을 근무하는 간부나 또는 원장이나 또는 직원까지도 이런 문제에 대해서 좀 철저한 인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국가안보냐, 정권안보냐, 이 큰 틀의 방향성 제시를 해 주신 거네요.
이종찬;
네네.
앵커;
자, 그렇다면 이종찬 원장님, 아까 말씀 중에 어떻게 국정원장의 내부 발언이 그 지침사항이 외부로 유출될 수 있느냐, 문제제기하시지 않았습니까? 첫 말씀에.
이종찬;
네.
앵커;
그런데 이 국정원 자료가 외부로 유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과거에도 그래서 직원이 파면된 바가 있고 그런데 이번에도 또 조치를 아마 외부유출자에 대한 조치가 있을 거라고 하는 데 그러면 그 유출행위가 과연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일이냐, 아니면 국정원이 불법적인 일에 개입한 것에 대한 내부 고발 행위냐, 이것 구분해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종찬;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생각한 것은요. 정권 안보에 오해가 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은 꼭 노출이 됩니다. 왜냐,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국정원 직원도 친여당, 친야당이 다 있습니다. 마음 속으로, 그런데 이것을 물론 정당에 가입하지는 않지만 정당 지지가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정권 안보에 이것이 만약 오해 받을 이런 지시사항이 내려오면 그것은 노출이 되지 않나, 이번에 이것이 아주 하나의 경고가 되는 사항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네, 이종찬 원장께서 그 당시 국정원, 그 당시 안기부였나요?
이종찬;
아니요. 처음에 안기부였는데 제가 국정원으로 바꾸면서.
앵커;
그 때 바꿨죠.
이종찬;
그러면서 국내 정치에는 더 이상 손 데지 말자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서 명칭을 바꾼 거죠.
앵커;
네, 그 때가 최초로, 건국 이래 최초로 수평적 정권이동이 생겼던, 정권교체가 일어났던 시점이거든요.
이종찬;
네, 그렇습니다.
앵커;
다시 말해서 국정원 내부 구성원 전체가 이전 정권에 의해서 쭉 활동해 온 분들이란 말이에요. 그 당시에 어떠셨습니까?
이종찬;
네, 그 당시에는 더군다나 김대중 대통령께서 과거에 중앙정보부로부터 납치도 당하고 가장 피해를 받으신 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저에게 이제는 국내 정치에 조금도 오해 받을 일을 하지 말자는 것을 아주 강조를 했어요. 그래서 명칭도 바꾸고 부분까지 바꾸지 않았습니까?
앵커;
네, 어쨌든 이종찬 원장 내부 지침사항이 외부로 유출된 적은 없죠?
이종찬;
네, 없었고요. 그 때도 사실은 왜냐하면 바꾼다고 해서 한꺼번에 바꿔지지는 않거든요. 직원들의 관성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지 말라고 해도 관성이 있으니까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고 해요. 그러면 내부에서 이것은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 하고 자꾸 간부들이 통제를 하는 데 그것을 뭐든지 어떤 한 기관이 한 번에 바뀌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시간이 간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느껴졌습니다.
앵커;
네, 자, 다른 쟁점 마무리 질문삼아 드리겠습니다.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요. 오늘 다시 시작한다는 건데 남 후보자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하시는지요?
이종찬;
저는 이번 인선이 잘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에 솔직하게 이야기 하면 국정원이 문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런데 지금 일반적인 전 세계 정보기관의 추세는 뭐냐, 정보기관이 정보수집 플러스 이제 정보작전까지 하는 굉장히 아주 터프한 임무들이 계속 부여가 되고 있어요. 이것이 전 세계의 현상입니다. 지금 미국 CIA의 경우도 이번에 부장 인선에 있어서 너무 터프한 사람 아니냐 해서 국회에서도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 이스라엘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니까 우리도 이제 조금 너무 문약한데서 벗어나서 조금 강해져야 되겠다는 것이 시대적인 추세이고 또 우리나라의 필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는 역시 남재준 후보자 측 같이 평생을 무인으로 살아온 강골이 한 번 이것을 맡아가지고 이것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시대적인 요청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이종찬;
네, 감사합니다.
앵커;
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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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출발새아침]이종찬 전 국정원장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