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정략적 발언에 대한민국이 아프다
친노, 정략에 따른 말바꾸기… 어땠길래?
[뉴스파인더]문재인을 핵심으로 하는 소위 ‘친노’가 가장 많은 비판에 직면 했던 부분은 바로 ‘말바꾸기’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입장의 변화는 정략에 따른 ‘말바꾸기’가 아니냐는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노무현정부에서 추진했을 때는 적극적인 찬성의 입장에 있던 이들이 지난 MB정부에서 추진하려는 같은 정책에는 정반대의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은 지난 정부 임기 내내 계속됐다.
상황에 따라 과거 발언을 뒤엎는 주장을 펼치거나 입장이 달라지는 등의 일이 반복됐다. 대한민국을 혼란스럽게 했다는 비판도 그래서 나온다.
정치할 생각도, 연대도 없다더니
2009년 문재인 의원은 자신있게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언론을 통해 밝혔었다. 이 모습에 일부 국민들은 ‘오염된 정치인’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서 팬을 자처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문 의원은 총선과 대선에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며 정치계에 발을 담근다. 권모술수라고는 모를 것 같다던 국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이후 많은 말바꾸기와 무책임한 대처는 새누리당으로부터 ‘격이 있는 품위 정치를 하라’는 비판을 듣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2012년 11월 초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는 “국기나 애국가를 부정하는 그런 정신에 대해서는 전혀 찬동하지 않는다”며 “그런 정치세력과 정치적 연대 등을 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사실상 통합진보당과는 야권연대를 하지 않겠다는 완곡한 표현이었다. 하지만 이후 문재인 후보는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과 연대를 이뤘다.
당시, 문 후보가 표를 얻기 위해 앞뒤 다른 행동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제주해군기지를 통해 본 친노의 이중성
제주해군기지 추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참여정부 당시 제주해군기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안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 주장했던 문재인.
하지만 그는 2012년 대선을 몇 개월 앞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제주해군기지 공사를 중단하고 기지 필요성과 입지 타당성에 대해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참여정부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책임이 있다”면서 순식간에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그런 문 의원의 모습에 당시 좌파매체들에서까지 비판을 쏟아냈다. 일부에서는 문 의원이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려면 제주도로 내려가 주민들에게 무릎 꿇고 백번 사죄한 다음에야 건설을 반대할 명분이 생긴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문 의원은 ‘해군의 거짓 정보에 속았다’고 발을 빼면서 엄청난 국민의 혈세를 지출하고, 중국과의 외교분쟁이 높은 문제를 검증조차 하지 않은 무책임한 모습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게 당시 한 좌파매체의 주장이었다.
친노인 한명숙 전 총리도 마찬가지다. 한명숙 전 총리는 참여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가 이후 총선을 겨냥해 정략적으로 말 바꾸기를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물론 당시 유시민, 정동영 의원 등도 마찬가지다.
한미FTA, 盧가 하면 착하고 다른 정권이 하면 나쁘다?
한미 FTA는 노무현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했다. 당시 친노는 한몸이 되어 FTA를 성사시키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친노는 정권이 바뀌자, 다른정부에서 추진하는 FTA는 ‘나쁜 FTA’라고 비판하며 과거와 다른 명분을 묻기 위해 힘썼다. 하지만 사실상 문제를 삼았던 독소조항은 물론이고, 핵심사안에 있어서 노무현정부와 차이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친노의 이같은 말바꾸기는 좌파진영에서까지 질타를 받아야 했다.
문재인 의원은 민정수석시절 FTA추진을 적극 홍보하며 “먹고사는 문제, 국익이 우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강조했었다.
스스로 한미FTA협상에 대해 “미국에 주눅 들지 않고 최대한 우리 이익을 지켜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자, 그는 “세상에 뭐 이런 조약이 다 있나. 지금 현 상태에서 비준하는 것은 결단코 반대”라고 발언했다. “다들 미국 유학생활을 해서인지 친미를 넘어, 숭미, 종미라고 할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여론은 ‘내 정권이냐 네 정권이냐’에 따라 친노가 표피적인 행태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봤다. 인터넷포털에서는 ‘한미FTA 말바꾸기’라는 제목으로 민주당 지도부의 사진과 기사, UCC 등이 쏟아져 나왔다.
게시글들은 한명숙, 손학규, 정동영, 김진표, 천정배, 유시민 등의 한미FTA 애찬론과 이후 바뀐 발언들에 대해 조롱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한 영상에는 한명숙 전 총리가 “한미FTA는 반드시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야 한다”면서 강한 의지를 밝히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곧 이어진 장면에서는 “99%의 중산층과 서민들의 한”을 언급하며 “FTA를 반대한다”는 발언을 하는 모습을 함께 담았다.
지역마다 달랐던 정략적 발언들
2012년 문재인 의원은 호남표를 잡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목포-제주간 해저터널 건설’이었다. 전남발전을 위한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약속이라고 했다. 그날 문 의원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구체적인 기대효과 등 청사진을 잔뜩 뿌려놓았다.
하지만 이후 새누리당을 비롯해 제주언론에서도 비판이 쏟아져 나오자 문재인 후보캠프는 불과 몇시간만에 해저터널은 문 후보가 채택한 공약이 아니라면서 공론과정도 거치지 않은 대규모 건설공사를 대선공약으로 제안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스스로 설명한다.
제주에서조차 타당성도 낮고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훼손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일어났다. 게다가 수조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해저터널과 신공항 건설을 동시에 추진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결국 문재인 의원은 “해저터널은 신공항 이후에나 검토될 과제”라고 말을 바꾸며 사건을 일단락 시켰다.
정부기관의 지방 이전문제에 있어서도 앞뒤가 다른 발언들이 많았다. 표를 생각해 가는 지역마다 말을 다르게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해 경남 진주로 LH공사의 일괄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문 의원은 전북 전주를 방문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새만금 사업, 빼앗긴 토지주택공사와 지지부진한 혁신 도시 등 제가 하나하나 제 일처럼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주시민들과 약속한다.
하지만 불과 보름 후 경남을 방문하자 전혀 다른 말을 한다. “LH공사 이전이 포함된 진주 혁신도시 사업도 당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추진하고 더 발전시키겠다”고 말한 것이다.
전북에 가서는 LH공사를 빼앗겼다며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더니 막상 경남에 가서는 발전을 위해 차질없이 LH공사 이전작업을 추진하겠다고 한 것이다. 전북과 경남은 모두 이에 분노했고 민주당은 한동안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부산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산은 저의 운명이고 부산은 정치인 문재인의 시작”이라며 “이제 부산은 저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실 차례, 저를 세 번째 민주정부의 대통령, 세 번째 부산 출신대통령으로 만들어 주시겠는가”라며 호소했었다.
그리고 전라도에 가서는 “저를 택해준 순간부터 저는 ‘호남의 아들’”이라고 말하며 적극적인 호남 구애를 펼쳤다.
‘부산 대통령’과 ‘호남의 아들’을 자처하는 문재인 행보에 일부에서는 지역민심을 얻기 위한 정략적 발언들이라며 비판했다.
‘친노’ 문재인, 정체성 밝혀야
문재인 의원은 과거 스스로 ‘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라고 버릇처럼 말해왔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높아진 인기는 그대로 문 의원의 지지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대선과정에서는 “참여정부의 비서실장을 맡은 것”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일이라고 답한 바 있다.
정치권은 이를 노무현 정권의 많은 문제와 실정들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자 그런 발언을 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대통령 후보가 될 때까지는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며 ‘친노’를 내세웠고 노무현 정부 당시 민정,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지내며 가장 큰 수혜를 입었던 문 후보의 ‘이율배반적인 역설’이라는 설명들이었다.
문 의원은 과거 2003년 대북송금 특검과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관여한 바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시말해 대북송금을 불법 행위로 인식하고 그에 따른 귀책사유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확인되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궁과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서는 “대북송금은 꽉 막혀 있던 남북관계를 여는 특단의 조치”라면서 “사법처리할 일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할 일이다. 근데 특검을 해서 광주전남에 상처를 입히고 실망감을 준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180도 선회한 말바꾸기를 했다.
대화록 밝히자더니 이젠 덮어두자고?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실종과 관련해서도 문재인 의원은 자신의 주장을 바꿔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국가기록원에서 보관 중인 NLL대화록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원본을 찾지 못하자 “우리는 온갖 핍박을 당하고 기록을 손에 쥔 측에서 마구 악용해도 속수무책으로 우리의 기록을 확인조차 못하니 말이 되느냐?”고 새누리당과 국정원이 숨기고 있다는 투였다.
그렇게 억울해하며 자료를 찾아야 한다던 문재인 의원은 불과 며칠 후 말을 싹 바꿨다.
국가의 중요 재산인 사초가 감쪽 같이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고, 그 책임론이 뜨겁게 대두되는 상황. 거기에 조명균 전 대통령안보정책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회의록을 삭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진 판국이었다.
상황이 그렇게 되자 문 의원은 “국가기록원에서 정상회담 회의록을 찾지 못한 상황은 국민들게 민망한 일”이라면서도 “이제 NLL 논란은 끝내야 한다”고 발언했다.
여권 내에서도 사초 파기의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의도로 들린다고 비판할 정도였다.
다음 아고라청원에는 현재 문재인 의원에게 NLL대화록 관련한 해명 촉구와 더불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청원이 올라와 있기도 하다.
‘친노’가 죽어야 대한민국이 산다?!
애국진영의 시민단체 국민행동본부의 서정갑 본부장은 노무현정권을 ‘간첩정권’이라 규정하고 있다. 좌파정권 10년간 우리 사회는 물론 국회에 ‘빨간색’이 너무 짙어졌다는 주장이다.
서 본부장은 “NLL 포기 역적모의 5인방을 반드시 처단해야 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이 가고 없으니 남은 잔당들이라도 반드시 엄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 본부장은 NLL 포기 역적모의 5인방 중 2번째를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의원을 꼽고 있다.
NLL을 포기하는 내용의 발언을 모두 알고 있으면서도 막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국민들을 속여왔다는 주장이다.
친노세력의 거리 투쟁에 있어서도 서 본부장은 대한민국을 혼란스럽게 하고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며 비판적으로 봤다.
서 본부장은 ‘친노’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분란을 일으키는 핵심적 인물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국의 혼란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국민들의 단합도 이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에서 누리꾼들도 ‘친노’ 강경파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국회가 아닌 거리투쟁을 벌이며 촛불을 들자는 외침이 결국 선량한 국민들을 선동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다.
과거 광우병 파동이나, FTA괴담 때처럼 단지 투쟁 분위기에 편승된 과격한 일부가 거짓정보를 양산해내고 결국 대한민국을 또 분열과 혼돈으로 이끌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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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문재인의 친노‘말바꾸기’역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