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라디오 인터뷰 전문 - 이상규 '국정원국정조사특위' 위원
홍지명
어제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와 막바지 국조 전망에 대해서 특위 소속 여야 의원과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통합진보당의 이상규 의원을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상규
예, 안녕하세요? 이상규입니다.
홍지명
어제 시작부터 가림막을 놓고 설전이 벌어지고, 또 여야 의원들 사이에 막말과 고성, 욕설이 오가는 등 어제 청문회도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어제 청문회에 대한 평가부터 좀 들어보겠습니다.
이상규
먼저 과정이 순탄하지 못한 점, 막말이나 고성이 오간 점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드리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림막을 새누리당 의원들은 차단막이라고 표현 했습니다. 저희가 듣기에는 진실을 차단하고 국민과의 소통을 차단하는 이런 막처럼 들릴 수밖에 없었고요, 새누리당이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는 이 국정조사 과정에서 불통과 억지가 너무 많이 횡행한 아쉬움이 있는 그런 과정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몇 가지 사실들이 밝혀짐으로서 국민들에게 그 진실에 대한 목마름을 조금이라도 해소 해 줄 수 있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중요한 몇 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 의원께서 보시기에 어제 청문회를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은 뭐였습니까?
이상규
우선 첫째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축소, 은폐의 외압이 있었다고 하는 것이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부터 확인을 했고요, 그 다음에 박원동 국정원 심리전 단장이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해서 역시 수사를 빨리 진행 할 것을 종용하는 이런 부적절한 전화가 있었다, 라고 하는 것도 확인이 되었습니다.
홍지명
그 부분은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규
관련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대목도 물론 있지만, 박원동 단장 같은 경우는 분명히 사실을 확인 해 준거고요, 그거는 김용판 전 서울청장도 전화를 했을 때 모욕감을 느꼈다, 그래서 화를 냈다, 라고 얘기했고 박원동 심리전 단장도 그 대목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 라고 서로의 이야기가 일치하는 측면이 있고요, 아마 수사외압 부분에 대해서는 김용판 전 청장과 권은히 과장의 말이 완전히 다른데요, 실제 과정을 놓고 보면 즉 CCTV 분석관실의 동영상에서 나타나는 과정을 놓고 보면 여러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댓글을 찾았다거나, 댓글이 삭제 돼 있다거나, 등등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대의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을 놓고 보면 객관적 진실은 상당정도 파헤친 것이 아니냐, 생각이 됩니다.
홍지명
지금 CCTV말씀을 하셨는데 어제 새누리당에서는 민주당이 공개한 경찰 CCTV의 동영상이 조작, 왜곡 됐다, 이렇게 주장을 했고, 민주당은 이를 부인 했습니다. 이 의원께서는 이 문제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규
한마디로 새누리당의 주장은 후한무치한 주장이고요, 그 동영상은 경찰이 제공한 동영상이고, 경찰이 제공한 동영상을 그대로 틀었을 뿐입니다. 이제 새누리당의 주장은 검찰이 발표했을 때에 동영상 내용이 일부분을 발췌를 했기 때문에 문제다, 라고 이야기 하는 건데요 이 과정에서 보면 정치적 댓글 달았다, 라고 하는 것을 확인하는 장면, 그 다음에 문재인 박근혜와 같이 네 개로 키워드를 축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축소한 네 개의 키워드 내에 있는 이러한 정치성의 글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제외시킨 것, 등등이 그대로 다 나와 있습니다.
홍지명
증언 내용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국정원 직원은 선거개입 지시를 받은 적도 없고, 댓글 활동은 대북심리전이었다, 이런 주장을 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상규
글쎄요. 대북심리전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합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되는 거죠. 연평도 문제를 얘기 합니다, 북한 핵 문제를 얘기 합니다. 이 자체는 얘기 할 수가 있겠죠.그런데 연평도 문제를 얘기하면서 뭐를 집어넣냐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안 되는 것 아니냐, 북한 핵을 얘기하면서 이정희 진보당 후보는 안 되는 것 아니냐, 라고 하는 것을 슬쩍 끼워 넣어서 대선에 교묘하게 개입하는 바로 이점이 문제라고 하는 것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정원에서는 자신들의 존재가 달려있는 문제로서 대북심리전이라고 강변하고 있는 이런 상황입니다.
홍지명
그리고 또 하나는 그 댓글이라는 게 국정원에서 조직적으로 대선개입을 했냐, 안했냐, 이것도 하나의 쟁점일텐데 조직적으로 개입했다, 라는 증거는 좀 밝혀진 게 있습니까?
이상규
상당히 많이 밝혀졌고요, 수서경찰서의 수사에 의해서 당시 김하영 씨가 11개의 아이디를 이용해서 찬반활동을 벌였다고 하는 것도 밝혀졌고, 그 11개의 아이디와 연관돼서 파생해서, 73개까지의 아이디가 나옵니다. 이거는 오늘의 유머 사이트 한 곳에서만 이렇게 활동 했다는 거고요, 이것이 뽐뿌라거나 보배드림이라거나, 그 다음에 다음, 네이버, 이렇게까지 확장되면, 그리고 SNS 트위터까지 이것이 넓혀지면 어마어마한 활동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되는 거고요, 오늘의 유머에서만 한 7,8개 그룹이 73개 아이디를 갖고 활동을 했다, 라고 하는 것이 확인이 됐습니다.
홍지명
경찰의 수사축소 은폐 의혹과 관련해서 권은희 전 수사과장은 일관된 진술을 했는데, 그런데 어제 서울경찰청에서 나온 분석관들과는 증언이 상당부분 엇갈렸어요? 이런 건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규
미리 말을 짜고 나온 거라는 느낌이 들었고요, 그래서 당시 분석관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일치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의 몇몇 분들은 당시 분석과정, 그리고 마지막에 서명할 때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했습니다.
홍지명
네. 국정원 직원이 감금 당했다, 다시 말해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규
그것도 많이 밝혀졌는데요, 감금 당했다고 112 신고를 네 번이나 했는데 당시 경찰에서는 그곳 상황 우리가 장악하고 있다, 당신 나오려고 하면 얼마든지 나올 수가 있으니 이야기만 하라, 그럼 문을 열어주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감금일 수가 없는 거죠. 다음에 원세훈 원장이 뭐라고 얘기를 했냐면 나갈 때 그냥 나가지 말고 컴퓨터 두 대, 노트북과 데스크탑을 경찰에 고스란히 있는 그대로 제출해라, 투명하게 과정을 밟자. 그렇게 지시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지시를 받은 김하영은 이걸 그냥 제출할 수가 없으니 즉 자신의 불법 활동이 있었으니까 그것을 삭제하느라고 시간이 걸렸던 것뿐이죠. 명확하게 밝혀졌습니다.
홍지명
자, 그리고 이번 국조, 국정조사 대상 가운데 또 한 분야가 국정원 전.현직 직원에 대한 매관매직 의혹 아니었습니까? 이 부분은 어느 정도나 밝혀졌습니까?
이상규
이 대목도 여야 간에 이제 치열한 쟁점 중에 하나였던 건데요. 어제 증인으로 나온 전직 국정원 직원들은 뭐 미행 같은 경우는 그런 거죠. 국정원에서 제출한 증거자료를 조명철 의원을 통해서 밝혔는데요. 그걸 중간에 뚝 잘라버렸습니다. 그런데 뒷부분까지 전부다 보니까 오히려 김하영 씨가 앞에 가는 게 아니라 뒤에 가고, 그리고 미행을 했다고 하는 다른 국정원 직원이 앞에 가는 거예요.그리고 서로 차가 가는 방향도 서로 달랐고. 그러니까 이거는 상당히 이건 조작될 가능성이 있다, 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그 자리에서 확인이 되었습니다.
홍지명
자,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국정조사 결과를 좀 정리해보면 엇갈린 진술, 그리고 서로 다른 여야의 주장이 있을 뿐 진실의 실체가 뭐냐? 하는 부분 이거는 여전히 좀 미궁으로 보입니다. 결론을 낼 수 있겠습니까?
이상규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뭐 아주 구체적인 예를 하나 들면 ‘저는 박근혜 찍습니다.’라고 하는 글을 ‘서태지나’ 라고 하는 닉네임으로 쓴 글이 있습니다. 이 글을 김하영 씨가 썼던 아이디, 즉 ‘숲속의 참치’가 열람을 했다, 라고 하는 것을 분석관들이 밝혀냈거든요.
홍지명
네. 단순히 봤다는 것 아닙니까, 그냥?
이상규
그렇죠. 단순히 봤다고 하는 것까지만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확인해보니까 ‘숲속의 참치’가 그 글을 찬반 클릭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찬반 클릭을 한 거를 당시에 분석관들이 밝혀내지 못했던 거죠. 그러니까 당시 분석이 얼마나 허술하게 그리고 의도적으로 고의적으로 짜 맞춰졌는지가 확인이 된 겁니다. 이것은 흔들릴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인거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새누리당이 있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꾸 물타기를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 겁니다.
홍지명
자, 이런 식이라면 내일 청문회는 제대로 열릴 수 있을 것인지, 23일 보고서 채택은 이뤄질 것인지, 어떻게 보십니까?
이상규
저는 제대로 이뤄질 거라고 보고 있지 않고요. 내일 청문회가 제대로 되려면 이미 일주일 전에 여야 사이에서 김무성, 권영세, 두 증인에 대한 채택 합의가 됐어야 됩니다. 이것이 채택이 되지 않았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번 국정조사가 여야가 합심해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기보다는 각각 창과 방패처럼 움직였다고 하는, 국민들의 어떤 진상규명 목소리 앞에서 전혀 다른 길을 가는 아주 안타까운 이런 과정이라는 겁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국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일각에서는 무용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별다른 결실도 없이 정쟁으로 정치력만 낭비한 것 아니냐, 이런 비판이 적지 않은데. 특위 위원으로서 어떤 입장이십니까?
이상규
성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정에서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요.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을 포함한 새로운 방법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규
예. 고맙습니다.
홍지명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소속 통합진보당의 이상규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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