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인터뷰입니다. 어제 박근혜 대통령과 10대 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이 있었습니다. 핵심 안건은 기업들의 하반기 투자·고용확대와 또 이를 위한 정부 역할이었는데요, 경제활성화에 방점이 찍히면서 일각에서는 경제민주화가 후퇴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과 말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송정애 : 안녕하십니까?
이용섭 : 네, 안녕하십니까?
송정애 : 네, 어제 회동에서 대통령의 기조발언도 있었고 총수들의 발언도 나왔는데요, 지금 언론을 통해 보도 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이용섭 : 어제 대통령께서 중요한 말씀들을 하셨어요.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나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상법 개정안도 재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으니까 신중하게 검토하겠다.. 이런 재계의 걱정들을 많이 해소해줬습니다. 그러다보니까 재계는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이고 10대 그룹도 투자 활성화, 고용 증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 이렇게 화답을 했습니다. 요약하자면 경제민주화를 포기할 테니까 대기업투자를 늘려달라는 대통령 모습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서는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그동안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심화시켰지 않습니까? 그리고 대기업 재벌들의 경제적 집중과 문어발식 확장을 가져왔고 이렇게 가면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은 이제 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들이 모두 경제민주화를 들고 나왔는데 일 년도 안 되어서 경제민주화가 크게 후퇴하는 이런 말씀을 하셔서 매우 걱정이고 유감입니다.
송정애 : 그러면 이번 회동의 의미와 성과는 전혀 찾을 수 없는 건가요?
이용섭 : 일단 뭐 대통령께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 오늘 중견기업과도 만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만나는 것 자체는 좋고 소통은 좋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이제 이 경제민주화가 없는 성장이나 재벌들의 투자는 상생이나 동반성장으로 가지 않고 부익부 빈익빈을 초래하고 대기업들의 경제력 집중만 확대시키고 그리고 동네 골목 상점이랄지 재래시장이랄지 중소기업들과 중복되는 영역에 투자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죠.
송정애 : 예, 그러니까 만났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가 있으나 나눴던 내용에 대해서는 많이 불만이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이용섭 : 그렇습니다. 예.
송정애 : 상법개정안부터 말씀 나눠볼겠습니다. 이게..
이용섭 : 네.
송정애 : 재계가 죽 반발을 해와서요, 그 자리에서 대통령이 과연 어떤 발언을 할지가 주목이 됐었는데 일단 말씀대로 수위조절이나 속도 조절을 하겠다, 그런 의미로 해석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반기에 경제 성장에 집중하고 싶은 대통령으로써는 재계의 투자와 고용창출 유인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 아니었을까요?
이용섭 : 그런데 그게 잘못됐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제민주화와 경제활성화가 상충되는 개념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보완 관계이지 상충 개념은 아닙니다. 경제 민주화는 성장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질 좋은 성장을 하자는 것이지요.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들, 이런 중견기업이 이끄는 성장을 하자는 것이죠. 그래서 이제 민주당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지금 상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집중 투표제 그리고 다중 대표 소송제 이런 것을 공약으로 제시했거든요. 그래서 법무부가 공약 이행 차원에서 이번에 상법개정안을 만들어서 입법 예고를 한 겁니다. 그런데 재계가 반대한다고 해서 깊은 논의도 없이 재검토 하겠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국민들이 정부나 정치권을 신뢰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지난 번에 발표한 세법개정안도 4일만에 재검토하도록 지시를 했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스스로 정책을 졸속으로 만들었고 무능하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정책 혼선이 반복되면 앞으로 정부정책을 발표하면 불이익 보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는데 이 분들이 사사건건 반대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그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이 주장하는 신뢰와 원칙에 안 맞는 것이죠.
송정애 : 지금 민주당은 상법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신 거죠?
이용섭 : 물론 이제 이 법안이 입법 예고가 끝났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회로 넘어올 것입니다. 넘어오면 여야가 협의해서 또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과한 부분은 조정을 해야겠지만 원칙적으로 법무부가 고심 끝에 만들어낸 법안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정신을 훼손하는 그런 재검토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죠.
송정애 : 지금 그 중에서도 가장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감사위원 분리 선출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이잖아요, 지금 재계에서는 경영권을 위협받는다.. 이렇게 반발하던데 그렇습니까?
이용섭 : 잘못 생각하는 겁니다. 감사위원들은 경영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감사위원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집행위원이 아니고 경영을 잘하고 있는지 감독하는 인원입니다. 오히려 그래서 경영권을 뺏긴다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이고요. 오히려 감사위원의 독립성이 확보되면 감사기능이 충실해지고 경영투명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경영실적이 오히려 좋아지고 나아지는 것이지요.
송정애 : 예, 그런데 경영권 뺏긴다는 이야기는 감사위원회에게 뺏긴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대부분의 대기업 지분이라는 것이 소액주주보다는 외국자본이나 기관투자가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용섭 : 그러니까요, 바꿔서 이야기하면 감사위원 선정할 때 최대 주주의 지분권을 아무리 많더라도 3%로 제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제 대기업의 감사위원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회사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감사하는 인원이기 때문에요. 독립성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대주주들이 자기가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 이사들을 뽑아서 그 이사 중에서 감사를 선임하다보니까 감사 역시 대주주 사람들이 되는 그런 문제가 있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대주주의 지분이 3%로 제한이 되면 지금 걱정하시는 것처럼 일부 이제 외국계 펀드랄지 이런 쪽의 영향이 커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그 사람들이 경영에 참여하는 게 아니고 독립적인 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제대로 견제할 수 있어서 경영의 투명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송정애 : 지금 원안은 특수 관계인까지 포함해서 3% 제한인 것이죠?
이용섭 : 그런데 이게 좀 다릅니다. 왜 그러냐하면 현재 이 3%라는 것이 안 하는 게 아니라 현재도 하고 있거든요. 현재도 자산이 2조원 미만인 경우에는 지금 이 3% 적용이 이번에 들어가는 것은 자산이 2조원 이상이면서 상장회사에 적용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현재 감사를 임명하든 감사위원회로 하든 이것은 선택사항입니다. 그런데 현재도 감사를 임명할 때 3% 적용 규정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것을 감사위원으로 하는 경우에도 이번에 확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제도가 아닌 겁니다.
송정애 : 지금 새누리당 경실모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서도 원안의 대부분 고수를 주장하면서도 3% 룰을 재검토를 해야하지 않나, 이런 입장을 밝히더라고요. 이 3% 에 대한 재논의.. 아무래도 확대하는 쪽일텐데요. 이 부분은 추후 민주당에서도 수용할, 논의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
이용섭 : 이제 이 법안이 들어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를 할 것입니다. 그 때 이제 충분히 위원회에서 논의가 되겠지만 저는 이 3%가 없어져버리면 감사위원들의 독립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하는 취지가 크게 퇴색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원안대로 가는 게 옳다고 봅니다.
송정애 : 예, 집중투표제 의무화 또 전자투표제 도입 같은 것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우려로 실시를 유보하는 쪽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던데 어떨까요?
이용섭 : 이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중투표제가 처음 도입되는 것이 아니고 1998년에 상법을 개정할 때 이미 집중 투표제를 도입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의무조항이 아니고 임의규정으로 하다보니까 대부분의 회사가 이 제도를 배제해 버린 겁니다. 이번에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기업에 한정해서 집중 투표제를 이제 의무화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집중 투표제가 아시는 것처럼 이사를 뽑을 때 1표씩 의결권을 주는 게 아니고 이사를 열 명 뽑으면 소액 주주에게 열 표를 주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게 열 표를 집중 투표하게 되면 소수 주주들이 뭉치면 대 주주들의 독주와 전횡을 어느 정도 견제할 수 있다.. 이런 내용이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그런 문제보다는 이사의 구성이 다양화 되고 경영이 투명해지는 투명성이 확보되는, 그런 장점이 더 많은 제도이죠, 물론 이런 제도들을 하면 대기업들의 대주주들을 불편해집니다. 그러나 불편한 것 까지 따질.. 그럴 상황이 아니죠. 이런 상태로 가면 중소기업이나 골목상점들이 다 망하게 생겼는데 이것을 상생차원에서 봐야 된다고 생각 합니다. 소액주주 보호 차원에서 봐야하고요.
송정애 : 예, 그러면 이번 상법개정안의 방점은 어떤 대기업 총수의 전횡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막자는 데 있습니까? 아니면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데 있습니까?
이용섭 : 아, 더 큰 것은 대기업들의 전횡과 독주를 막아서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제고 하자는 것이죠.
송정애 : 재계의 반발 가운데요, 최근에 통상임금,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등.. 너무 몰아친다, 이러는 건데 물론 필요한 것이긴 합니다만 너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는 건 아닐련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용섭 : 그런 측면이 있죠, 실제 이런 제도들이 일시에 몰아치게 되면 대기업들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저는 이것을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맞지만 방향이 거꾸로 간다든지 정신 자체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왜 그러하냐면 지금 재벌 대기업의 경제적 집중이 매우 심각하거든요. 도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예를 들면 10대그룹의 총 매출액이 2011년도에 보면 우리나라 GDP의 77%를 차지하거든요. 그리고 작년 상반기 10대그룹의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기업의 7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SK 기업 같은 경우에는 재벌 총수가 몇 %를 가지고 있냐면 0.04%밖에 안 가지고 있거든요. 이 0.04%의 지분으로 수십개의 계열사 지배하고 있는 것이죠. 세계적으로 이렇게 불공정한 재벌특권의 경제구조를 가진 나라도 없고 이것이 개발년대에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글로벌 경쟁체제에서는 나라도 전망도 없고 기업, 대기업들도 앞으로 성장할 수가 없는 것이죠.
송정애 : 예, 앞서서 경제민주화- 경제활성화는 상충의 관계가 아니라 보완의 관계라고 짚어주셨는데..
이용섭 : 예에.
송정애 : 대통령이 “경제민주화가 대기업 옥죄기로 변질 안 되게 할 것이다” “경제민주화도 경제활성화를 위한 것”이런 말씀을 하셔서요. 앞으로 경제민주화 입법이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용섭 : 순항하기가 매우 어렵지요. 지금 정부와 여당은 경제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경제민주화를 사실상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물론 이제 대선후보들이 모두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또 민주당이 을 지키기를 내세우면서 상반기에 경제민주화 관련 법률이 일부 개정되는 성과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제민주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 도입.. 이런 논의는 지금 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죠.
송정애 : 예, 그럼 민주당에서는 경제민주화 후퇴.. 이런 우려를 어떻게 대비하고 계시나요?
이용섭 : 실은 민주당은 경제민주화가 민주당의 존재 이유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러냐면 중산서민들의 정당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국민과 함께 정부, 여당을 설득도 하고 그리고 때로는 강한 압박도 해서 조금이라도 경제 민주화가 진전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길 밖에.. 다른 방법이 없죠. 그렇지 않습니까? 저 쪽이 150석이 넘는 다수당이고 저희는 127석 밖에 안 되기 때문에 다수결로 하게 되면 우리 법안이 통과되기 어렵기 때문에 계속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설득해 가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죠.
송정애 : 그렇게 중요한 내용인데 다른 이슈에 묻힌 것 같아서..
이용섭 : 네, 안타깝습니다.
송정애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용섭 : 네, 감사합니다.
송정애 : 민주당 이용섭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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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TBS<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