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터뷰 시간입니다. 청와대가요, 야당이 요구한 기초선거 정당공천 관련 회동을 공식적으로 거절했습니다.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늘 오후에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를 찾아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는 당 대 당 차원의 논의가 먼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향후 대응이 궁금한데요.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계시죠? 최원식 의원 전화로 연결합니다.
이철희 : 안녕하십니까?
최원식 : 네, 안녕하세요.
이철희 : 지금 혹시 당에서 회의 중입니까?
최원식 : 회의를 하다가 나왔습니다.
이철희 : 지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최원식 : 좀 격앙되어 있죠.
이철희 : 그러면 차근차근 한 번 짚어보죠. 박준우 정무수석이 두 공동대표를 찾아서 전달한 내용이 정확하게 뭡니까?
최원식 : 두 가지 얘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선거법 개정은 여야가 논의할 일이지 대통령이 하라마라 할 이야기가 아니다, 둘째는 지방선거를 앞에 두고 야당대표를 만나면 선거중립에 위배되니까 면담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철희 : 그런데 하나하나 보면 선거법은 여야가 합의할 사항이니 대통령이 이래라 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 여기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평가는 어떻습니까?
최원식 : 좀 유체이탈화법이라고 할까요? 마치 두 명의 박근혜 대통령이 계신 것 같아요. 대선후보로 나와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하겠다고 약속한 분, 또 대통령이 되고 나서 자기 할 일이 아니다, 여야가 국회에서 잘 해보라고 책임을 회피하시는 분.. 결국은 이런 바람에 지방선거가 세계에서 가장 유례가 없는 이상한 선거, 지금 비대칭 선거가 될 판이죠. 그런데 결국은 대통령이 약속을 안 지키기 때문에, 결국 선거 때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일어난 사태인데 참 걱정이 큽니다. 좀 있으면 어린이 날인데 과연 어린이들한테 정직하게 살라고 할 수 있을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 또 대통령으로서 우리 사회에 거짓말 안 하는 사회, 정직한 사회라고 말할 수 있을지 참 걱정스럽습니다.
이철희 : 네. 여야 간에 합의할 사항이라고 하면 혹시 여야 간에 다시 대화를 해라, 이렇게 촉구한 것으로 볼 여지는 없습니까?
최원식 : 그 공약이라면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당도 이행할 의무가 있는 거죠. 공당으로써 공당의 대통령으로 나온 후보자가 공약한 것이니까. 그런데 지금 서로 책임을 미루면서 사실상 공약 이행을 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결국은 이행 안하겠다는 뜻이죠.
이철희 : 그러니까 공약을 하신 대통령은 당 대 당으로 넘겼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안 하겠다고 하면서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그러면 이게 일단락되는 게 맞는 거 아닙니까?
최원식 : 글쎄요, 중요한 정치공약 그 다음에 정치 혁신 공약 그 다음에 지자체라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골간이 되는 부분이라고 하는 공약을 그냥 사과로 넘어간다고 하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철희 : 그 다음은 두 번째 내용이요, 선거 중립 위반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최원식 : 이거는 아니죠. 왜냐하면 저희가 어떤 요구하는 사안이 야당에게 선거 상 유리한 사안이라고 하면 그럴 수 있지만 이거는 제도 개혁, 그리고 여당도 약속한 제도 개혁이기 때문에 그런 목적으로 만나는 것을 선거중립 운운하시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철희 : 네,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여권은 포괄적으로 볼 때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철회할 방침을 되돌릴 가능성은 없어 보이는데 이제 공은 다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넘어온 거 아닙니까? 향후 대응은 어떻게 계획하고 계십니까?
최원식 : 지금 여러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략 정리가 된 건 아니지만 조속히 당내 의사결정을 해서 당력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공약파기 문제는 우리가 꾸준히 정치개혁차원에서 이어나가야 한다... 이런 식의 논의는 잡히고 있는데 구체적인 것은 저희가 오늘 밤에 정리를 해야겠죠.
이철희 : 네. 그러면 민주당이 무공천하겠다는 방침을 바꿀 가능성은 있습니까?
최원식 : 지금 그런 게 논의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철희 :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됩니까?
최원식 : 네.
이철희 : 그러면 여권은 안 움직이고 야권은 무공천하고.. 이런 상태로 선거가 치러진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야권은 여권을 압박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뭐가 있을까요?
최원식 : 저희는 무공천이라는 카드로 국민과의 직접적인 신의를 안고 가는, 사실은 저희가 어려운 선거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기득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했는데 저쪽은 포기를 안 하니까 저희가 먼저 포기를 한 것이거든요? 그만큼 저희가 어려운 선거는 맞지만 그 진정성이나 저희가 먼저 정치개혁에 앞장선다는 것을 국민들께서 이해해주신다면 또 그렇게 상황의 반전도 있을 거라고, 국민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지금 국민을 말씀하셨는데 당내 반발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최원식 : 당내는 의외로 여러 의원들이나 여러 분들 얘기해보면 합리적인 부분에서는 상당히 공감대가 있습니다. 다만 불리한 부분에 대해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은 저희가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그리고 저희가 정치혁신으로 지방자치 기초공천을 폐지하는 지방자치 원칙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보완책들을 세워볼까 합니다.
이철희 : 네. 이번에 자칫 이렇게 가면 야권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거다, 특히 기초위원선거나 기초단체장선거에서는 심각한 상황으로 갈 거다, 이런 전망들도 많이 하던데 동의하십니까?
최원식 : 저는 꼭 그런 지적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비춰보면 국민들께서는 어떤 원칙과 신뢰를 보내는 측에 믿음을 주신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보면 특히 기호의 문제가 있지만 저희의 모습들이 다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좀 세심하게 보신다면 저희를 선택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을 믿고 저희가 과감하게 갈 수밖에 없고 그것만이 나름대로 저희가 먼저 정치개혁을 실천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철희 : 네. 어디 기초단체의 예를 보니까요, 선거구 내에서 시민단체나 이런 분들이 모여서 단일화를 추진하던데, 전국적으로 그런 것을 추진할 계획도 있으십니까?
최원식 : 지금 저희도 그런 부분에서 검토를 해봤는데요. 오히려 일률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보다 지역시민단체나 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모습들, 자발적으로 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벌어지는 것들은 지금 발견이 되고 있고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적극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전국 차원에서 벌인다는 것은 또 하나의 하향식이 아닐까 해서 그런 부분은 고려를 안 하고 있습니다.
이철희 : 네. 혹시 어떤 신문 사설을 보니까 이런 주장이 있던데요. 기초선거에 정당공천을 하지 않는 경우를 4년 정도 늦춰서 시행하는 것은 어떠냐, 이 말에는 아마 이번에는 여야 공천하고, 제도를 바꾸어서 4년 뒤에 시작하는 게 어떠냐, 이런 타협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최원식 : 만일에 오늘 박준우 수석이 그 정도의 안을 가져왔다면 저희가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을 겁니다.
그런데 오늘 그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은 고려의 가치도 없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도 그런 것을 검토할 수 없는 거죠.
이철희 : 네. 당에서는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일선의 현장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대혼란을 초래할 텐데 결국은 정당이 유권자의 혼란을 방치하는 거니까 그것도 나쁜 거 아니냐, 라는 지적도 하던데요?
최원식 :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전 국민들을 믿는데 선거전이 열기를 높여 가면 아마 이런 이슈에 대한 국민들 이해의 폭이나, 반응도도 커질 거라고 보기 때문에 저희가 크게 불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철희 : 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전면 보이콧론도 나온다는데요. 가능한 얘기입니까?
최원식 : 워낙 답답하니까 강력한 투쟁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어떤 분이 한 말씀인데 사실은 좀 현실적인 얘기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크게 검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철희 :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무소속으로 출마할 분들은 탈당을 해야 하죠?
최원식 : 네.
이철희 : 그런데 당적을 갖고 출마할 수 있게끔 하는 정도의 선거법 개정이라도 여야 간의 합의가 안 될까요?
최원식 : 결국은 우리가 이런 표현이 우스울지 모르지만 앙꼬 없는 찐빵을 먹는 격인데 앙꼬가 없다고 앙꼬를 찍어먹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여당도 사실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고요. 저희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적당한 타협책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적당한 타협책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철희 : 네. 정당에서야 당연히 여론을 면밀히 주시할 텐데요. 자체여론조사를 통해서 볼 때 지금 여론은 어떻습니까? 무공천을 하겠다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여론이 더 많습니까?
최원식 : 국민들께서는 아직도 기초공천 폐지가 압도적이고요. 저희 결정도 상당히 지지하시는데 다만 불리할 것을 우려하는 여론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우려를 하시는 여론들을 좀 우리 쪽으로 지지여론이 많으니까 결집시킨다면 그게 선거운동의 핵심과제가 되겠죠.
이철희 : 네. 당내 반발에 대해서요, 뭐 전 당원 투표제로 당론을 새롭게 정해야 되는 거 아니냐, 여론조사 해봐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나오던데 결국 이런 이견이 속출하고 계속 이른바 당내 갈등이 붉어지는 것처럼 보여 지는 것은 당내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하는 거 아닙니까?
최원식 : 글쎄요, 지금 기초공천 폐지 문제는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의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합당정신이기도 하고요. 합당 합의서에 정확히 명시된 것이기도 하고, 그 다음에 이 합당에 대해서 의원총회나 수차례의 당내 회의에서 하나의 이견도 없이 다 받아들여진 겁니다. 그래서 사실상 합당정신이자 당론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이이를 거시는 분에 대해서 저희도 의아할 수밖에 없고요. 물론 당원투표, 여론조사 등등이 당론을 다시 한 번 통일시키는데 필요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자꾸 이런 문제에 대한 정상적인 프로세스에 대한 반발이 있을 때마다 자꾸 재론한다는 관행이 형성이 된다는 게 참 마음이 아프죠.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그렇게 깊은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철희 : 네. 끝으로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하셨잖아요? 문재인 의원의 현재 입장은 뭡니까?
최원식 : 그거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마 그 분도 본인이 공약하신 게 있으니까 공약의 범주 내에서 주장을 하지 않겠습니까?
이철희 : 아직 당 지도부에게 공식적으로 아니면 내밀하게 내 입장이 이렇다, 하는 것을 밝힌 것은 없는 거죠?
최원식 : 네. 그리고 대외적으로도 없지 않습니까?
이철희 : 네. 그런데 그냥 생각해보면 대선 후보로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얘기를 하는 게 필요한 거 아닌가요?
최원식 : 그거는 아마 워낙 발언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이상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다 보니까 당 지도부를 부담스럽게 하지 않기 위해서 말씀을 아끼시는 거겠죠.
이철희 : 네. 알겠습니다. 고민이 깊어지는 새정치민주연합인데요. 전략기획을 맡고 계신 분이니까 잘 헤쳐나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원식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네,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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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TBS<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