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아침, 광주는 지금...
-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
김홍걸, “박근혜 대통령, 기념곡 부르는 방식 문제 아냐, 518 정신 수용 안 하는 것”
-박 대통령, 작은 것 내주고 큰 것 얻을 수 있는 기회 놓쳤어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부정적 입장, 수년째 견지... 특정인 일방적 지지 아냐
임을 위한 행진곡의 합창 방식을 고수하기로 한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오늘 오전 10시 광주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됩니다. 5.18을 맞아 호남 민심을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경쟁도 치열한데요.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만흠 : 안녕하세요?
김홍걸 : 네. 안녕하세요.
김만흠 : 오랜만에 전화로 다시 뵙게 되었네요. 5.18 36주년인데 어제 전야제부터 참석하셨습니까?
김홍걸 : 네.
김만흠 : 소감이 어떠셨어요?
김홍걸 : 네. 36년 전 생각도 나고요. 그 당시 5월 17일에 비상계엄 확대되면서 한밤중에 군인들이 저희 집에 몰려 들어왔고 아버지가 이제 연행되어 가셨고, 그 후에 왜곡된 보도이긴 했지만 5.18 광주소식을 들으면서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김만흠 : 네. 아버님이신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5.18 상황을 상당히 며칠 지나서 아셨다고 한 거 같은데 그랬습니까?
김홍걸 : 한 2달에서 3달 갇혀 계셨기 때문에 아무런 소식을 못 들으시다가 그 쪽에서 이제 지나간 신문을 보여주면서 그쪽에서는 이제 그거를 보여주면 그 분의 기를 꺾을 수 있을 것으로 알고 보여준 것인데 그 분은 너무 충격을 받으셔서 오히려 신군부하고 타협을 절대 안 하겠다고 마음을 굳게 다지시는 계기가 되었죠.
김만흠 : 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5.18 망월동 구묘지 남아있을 때 처음으로 들리셨었죠?
김홍걸 : 네. 87년입니다.
김만흠 : 왜 그렇게 오랜만에 들르게 되셨나요?
김홍걸 : 그 때 이제 82년 말까지는 감옥에 계셨고, 85년도에 한국에 돌아오셨는데, 미국 망명하셨다가... 한동안은 아무런 활동을 하실 수가 없었고 계속 수시로 연금하고 그런 상황이라서 바로 가시질 못하신 거죠.
김만흠 : 그 때는 그 전에 하의도는 한 번 가실 수 있었나요?
김홍걸 : 하의도도 못 가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만흠 : 그러니까 국내에는 85년에 돌아오셨지만 이제 87년이 되어서야...
김홍걸 : 활동이 그 때 가능했죠.
김만흠 : 이제 여러 가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여러 고초를 겪으셨지만 사형을 언도받으셨을 때가 5.18 직전 관련되어 있을 때였죠?
김홍걸 : 네. 5.18이 있고 나서 한 5개월 후에 사형 언도가 내려졌죠.
김만흠 : 네. 더군다나 항상 생각이 나시겠지만 5.18 이런 기념 주간에는 더 생각이 나시겠어요?
김홍걸 : 네. 그렇습니다.
김만흠 : 네. 임을 위한 행진곡 한 때는 이것 하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다가 결국 유지했지만 합창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가 이걸 좀 뭔가 혹시 변경가능성이 있을까, 했는데 그대로 결정이 됐어요. 결정 아쉽지 않습니까?
김홍걸 : 네.
김만흠 : 혹시 관련해서 이희호 여사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신 게 있습니까?
김홍걸 : 일단 그 결정 자체보다도 이제 지난번 4년 전 정권교체가 안 되고 박근혜 정권이 들어올 때부터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걱정하셨던 것이 계속 현실로 나오니까 많이 안타까워하시죠.
김만흠 : 국가 운영 방식에 대해서 걱정하셨는데 걱정하셨던 부분이 현실화되고 있어서 걱정을 하고 계시는군요?
김홍걸 : 네. 그러니까 박정희 정권 때의 악몽이 있으시니까 걱정을 많이 하셨죠.
김만흠 : 그래도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 마음으로 용서를 하고 화해하지 않으셨습니까?
김홍걸 : 아니, 뭐 박근혜 대통령이야 직접적인 가해자는 아니니까 그 분을 용서하고 말고는 없지만 그 분이 우리 아태평화센터 처음에 열 때, 그러니까 2004년이죠. 찾아오셨는데 기대를 좀 하셨던 거죠. 그 박근혜 당시 당 대표가 동서화합에 나서주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했는데 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었던 거죠.
김만흠 : 그러니까 제가 물론 용서와 화해의 직접적 당사자가 아니지만 용서했다는 말은 새로운 무엇에 대한 기대가 좀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말씀을 드린 겁니다.
김홍걸 : 그렇죠. 그러니까 당사자가 아니고 다음 세대이니까 아무래도 좀 부담이 덜 해서 동서 간에 화합을 위해서 나서주면 굉장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하셨는데 지금은 결과가 이러니까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말이죠.
김만흠 : 박근혜 정권 들어와서 동서 간에 화합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없었다고 보십니까?
김홍걸 : 뭐 전혀 없지 않습니까. 아마 그것은 여당 의원들도 내세울 게 없을 걸요?
김만흠 : 네. 일단 오늘 합창으로 결정된 다음에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행사에서 참석자 전원이 제창형식으로 부르게 되겠죠?
김홍걸 :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김만흠 : 아마 오늘은 유난히 더 제창을 같이 하실 분들이 많을 거 같은데 정부에서도 그렇게 이야기는 했더라고요. 합창방식으로 하고 따라 부를 분들은 그냥 따라서 불러라, 이렇게 한 거 같던데 의미에 차이가 있을까요?
김홍걸 : 글쎄요. 그런데 그 쪽 핑계는 그 곡을 제창하게 하는 것은 원치 않은 사람에게 왜 강요하느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데 거꾸로 저는 그것조차도 불편하다면 별로 추모할 마음이 없다는 뜻인데 그러면 왜 행사에 오느냐, 이거죠. 뭐 누가 강제로 오라고 끌고 온 것도 아닌데 그럴 마음이 없으면 오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김만흠 : 네. 그러니까 그 노래 부르는 것까지 껄끄러울 정도라서 제창에 참여할 수 없다면 행사 자체에 참석을 안 하는 게 맞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김홍걸 : 그렇죠. 마음이 없는데 억지로 온다는 뜻이니까.
김만흠 : 그런데 정부에서는 정부 기념식에 맞는 방향으로 성격까지 좀 조정하고 싶어하는 거 같던데요? 노래의 성격을?
김홍걸 : 그러니까 그 발상 자체가 잘못된 것이죠. 일단 유가족과 광주 시민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자기네들 마음에 맞게 맞추겠다, 이건 말이 안 되죠.
김만흠 : 네. 어쨌든 간에 청와대 쪽에서는 이것을 보훈처 단독 결정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누구도 보훈처 단독결정으로 보지 않을 거 같은데...
김홍걸 : 네. 전혀 그럴 사람이 없겠죠.
김만흠 : 네. 그래도 일단 집행의 책임자인데 특이하게 박승춘 보훈처장은 5년 이상이나 재임을 하고 있어요.
김홍걸 : 네. 아마 그런 식으로 과잉충성, 자신이 집권자한테 충성한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그런 스타일 때문에 아마 자리를 계속 보전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김만흠 : 네. 최근에 이제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5.18 발포 명령 관련해서 주변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현장에서 중대장 등 대장급들이 즉흥적으로 했던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거 이야기가 된다고 보십니까?
김홍걸 : 조금이라도 내막을 아는 분들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보는 거죠. 그러니까 백번 양보해서 시위대가 몰려오니까 자위권 차원에서 몇 방을 쐈다면 거기까지는 위에서 지시가 없었다고 받아줄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고 그렇게 잔인한 살육을 자행했고, 도망가는 사람도 쫓아가면서 쏴죽이고, 칼로 찔러 죽이고, 또 부녀자나 아이들까지도 죽였는데 그게 어떻게 해서 전혀 지시가 없이 그냥 자위권 차원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했다는 게 말이 안 되고요. 또 지시를 하지 않았는데 그런 일을 했다고 하면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물어서 처벌해야 하는데 현장 지휘관들을 훈장주지 않았습니까.
김만흠 : 네. 혹시 관련해서 아버님이라든가 다른 재외, 미국 등의 전문가들로부터 당시 5.18의 지휘라든가 발표 관련 지휘 체계에 대해서 이야기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김홍걸 : 그것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 제가 알기로 그 당시 계엄 사령부의 기록 같은 것을 그 사람들이 이제 없애버려서 공식적인 기록은 제대로 남아있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김만흠 : 네. 다른 정치 관련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아마 지금 정당 소속의 정치활동 근래 들어서 최근에 처음 하고 있는 거죠?
김홍걸 : 네.
김만흠 : 주로 문재인 전 대표하고 많이 움직이고 다니시는 것으로 보이던데 문 대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시는 입장이신가요?
김홍걸 : 전혀 그런 것은 아니고요. 그러니까 4월 8일에 그 분이 광주 방문하시기 전까지는 같이 행동한 것이 아무것도 없고, 선거 끝난 후에도 특별히 연락을 취하거나 조율을 하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지만 특정 정치인을 밀기 위해서 나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특정인만 일방적으로 추종하고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김만흠 : 그런데 이제 언론에서는 사진이 주로 김홍걸 위원장하고 문재인 전 대표하고 가장 많이 나오니까 사람들에게 그렇게 연상될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까?
김홍걸 : 그럴 수도 있겠죠.
김만흠 : 그런데 최근에 보니까 어느 부분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인 지적을 했더라고요?
김홍걸 : 그것은 문재인 대표와는 아무 상관없이 몇 년째 일관된 입장이고요. 저는. 그것에 대해서는.
김만흠 : 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이번 말고 전에도 비판적인 지적을 한 적이 있었나요?
김홍걸 : 그러니까 제가 공식적으로 한 적은 없었죠. 정치 활동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김만흠 : 아,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셨다는 거군요?
김홍걸 : 네. 몇 년 전부터.
김만흠 : 네. 그런데 어떻든 간에 지금 야권에 상당히 잠재적인 자원은 많지만 가장 가시화된 사람 몇 사람 중에 한, 두 사람에 해당되는 게 문재인, 안철수 두 분인데 그 중에서 한 분하고는 같이 행동을 많이 하시고 한 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지적을 하니까 일반인들에게 그렇게 연상될 소지가 있어서 질문을 드렸던 겁니다.
김홍걸 : 더불어민주당 내에서야 다른 대권 주자들도 뭐 다들 소중한 당의 자산이고, 그 분들을 다 잘 보호해드리고, 성장할 수 있게 도와드려서 내년에 좀 보기 좋게 아름다운 경선을 해서 후보가 결정되기를 바랍니다.
김만흠 : 네. 정치활동 하기 전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하고는 잘 아시죠?
김홍걸 : 뭐 옛날부터 안면은 있지만 특별히 무슨 일을 같이 하거나 긴밀하게 뭘 논의하거나 그런 적은 없습니다.
김만흠 : 정치적인 논의는 안 했겠지만 사적인 이야기 같은 것을 길게 하거나 그렇지 않으셨습니까?
김홍걸 : 그것 또한 지난 8-9년 동안은 별로 그런 적이 없습니다.
김만흠 : 아, 그러셨군요? 저는 이런 저런 기회에 자주 볼 기회가 있으니까 조금 사적으로 가깝겠구나, 했었는데... 최근에 박지원 원내대표 제3당의 원내대표지만 움직임은 보니까 거의 1당 대표처럼 활약이 두드러지던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김홍걸 : 글쎄요. 저는 지금 말씀하신대로 그 분은 어디까지나 3당의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좀 뭐랄까, 노출이 많이 되고 그 분이 말씀을 많이 하셔서 그렇지 어차피 우리 당 입장에서는 투쟁할 대상도 정부 여당이고 또 협상을 하고 타협하고 뭘 양보하고 얻어내고 이럴 대상도 정부 여당이기 때문에 실제로 가장 신경 써야 할 대상이 정부 여당 아닙니까? 그렇기 때문에 모든 정국의 키를 제 3당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도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저는 생각하고요. 사실 뭐 여야가 합치면 250석 가까운데 여야 합의만 하면 38석, 이제는 7석이 되는데 그러면 제3당은 사실 의미가 없어지는 거 아닙니까?
김만흠 : 경우에 따라서 여야가 협치를 잘 해버리면 3당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김홍걸 : 네.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제3당인 국민의당은 이제 한계가 여당과 너무 가까워지거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외면하거나 이러면 호남에서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이 뭐 이쪽 편을 들었다 저쪽 편을 들었다 하면서 오락가락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김만흠 : 네. 아까 5.18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관련해서 아예 거기도 그 노래 같이 따라 부르는 것도 껄끄러울 정도면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박근혜 대통령 지금 취임 첫 해 제외하고 3년 째 이번에도 불참하는데 그게 껄끄러워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국정운영에 다른 우선순위가 있어서 그랬을까요?
김홍걸 : 그 분은 뭐 노래뿐만 아니고 5.18 정신 자체를 별로 받아들이시지 않는다는 그런 인상을 주거든요.
김만흠 : 그렇습니까? 다른 국정의 우선순위에 밀려서가 아니고요?
김홍걸 : 그렇죠. 그리고 사실 이것이 그 분 입장에서는 이번에 합창이니 제창이니 하는 것,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에 합창이니 제창이니 하는 것... 대통령 입장에서는 지금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정말 작은 것을 양보하고 큰 것을 얻을 수도 있는 그런 상황 아닙니까? 그런데 그것을 고집 부린다는 것은 뭔가 오기라고 해야 하나요? 속된 말로? 그런 것인데... 안 되고 끝까지 내 식대로 가겠다, 선거를 졌어도 양보 못 하겠다, 이런 것인데 대통령뿐만 아니고 사실 정치권에 그런 식으로 내 식대로 이렇게만 고집하는 분들이 요즘 많은 게 참 문제입니다.
김만흠 : 네. 더군다나 국민통합위원장 입장에서는 반통합적인 태도라고 볼 수 있겠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홍걸 : 네. 감사합니다.
김만흠 : 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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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tbs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