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일본 자민당의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간사장, 공명당 후유시바 데쓰조(冬柴鐵三) 간사장 등 연립여당 간사장을 접견하면서 “우리 정부와 국민이 바라는 것은 (일본의) 새로운 사과가 아니라 과거에 행한 사죄와 반성에 합당한 행동을 실천으로 옮겨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독도 등의 문제에 대한 현재와 같은 일본의 태도를 일본이 과거 침략과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간주하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에 앞서 다케베 간사장은 자민당 총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친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다케베 간사장은 친서를 전달하며 “고이즈미 총리의 친서에서 노 대통령의 3·1절 연설 및 ‘한·일 관계 관련 국민에게 드리는 글’에 담겨있는 한국측의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때 과거사와 관련한 일본측의 인식을 밝혔음을 설명했다.
이어 가까운 시일 내 방한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진지한 의견 교환을 갖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다케베 간사장은 유골봉환, 사할린 한인문제 및 원폭 피해자 문제에 관한 일정부의 노력도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국민들은 동북아시아 그리고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해서 낙관적인 기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와 함께 불안을 가지고 있다”면서 “불안의 근거는 일본이 침략과 식민지배를 정당화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련의 언행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이로 인해 일본이 진정으로 한·중 등 이웃나라와 서로 존중하면서 평화를 만들고 협력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 것”이라며 “일본이 스스로 경계한다면 우리 국민이 경계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본이 경계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에게 경계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지난 정부 이래 우리는 미래 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한·일관계는 불안하나마 균형점을 갖고 유지돼 왔다”면서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후 최근 들어 일본측이 야기한 독도, 역사교과서 등의 암초에 걸려 한·일관계가 어려워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암초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양국관계는 또다시 암초에 걸리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본 연립여당 간사장들은 “노 대통령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번 면담을 통해 분명한 문제의식을 가졌다”면서 “양국 간 신뢰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사과에 맞는 행동 실천 보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