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밀실합의 아닌 공식채널 통해 추진해야
최근 남북간에 싱가포르에서 비밀접촉을 통해 정상회담을 하였다는 각종 추측성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책임 있는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확인해 주지 않는 정부와 알고 싶어하는 언론간에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어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범관 의원은 3일 이제 남북정상회담의 틀을 바꾸어야 할 때가 됐다.국민은 남북정상회담을 깜짝 발표한다고 하여 이제 더 이상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는 국민들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 두 차례의 정상회담은 각각 나름의 성과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밀실에서 비밀 접촉을 통해 정치적 계산 하에서 일회적, 이벤트적 깜짝쇼로 이루어졌고, 사전에 의제와 내용에 대한 철저한 협의 없이 추진되다 보니 합의 내용도 대부분 선언적이고, 남북관계의 현실적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결국 정상회담의 성과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오히려 국론분열과 남남갈등의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했다.
첫째, 정상회담은 당국자간의 공식채널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처럼 밀실에서 전격적으로 합의해 개최되는 이른바 깜짝 회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누가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를 궁금해 하지 않도록 모든 논의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
둘째, 의제와 내용 또한 선언적, 추상적인 내용에서 탈피하여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의제와 내용이 되어야 한다. 즉,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합의내용이 바로 실천으로 이어져 남북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고 폭넓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셋째, 정상회담을 남북 대화의 한 틀로 정례화 하는 방법을 모색해 볼 때이다. 이제는 남북간에 정상회담을 한다고 해서 놀랄 사람은 없다.
정상회담은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당연하다. 정례화 될 경우 회담 추진 자체가 필요 이상으로 화젯거리가 되지 않고, 한 차례의 회담에서 굵직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줄어들 것이다.
지난 8월 이후 북한은 대남 유화책을 쏟아내고 있다. 개성공단 근로자 유씨 송환, 납북어선 연안호 송환, 이산가족 상봉 합의, 개성공단 근로자 임금 종전수준 동결 합의, 임진강댐 사고에 대한 유감 표명 등은 우리 정부가 꿋꿋하게 대북 정책의 원칙을 고수한 가운데 북한이 먼저 태도를 바꿨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런 행보가 남한에만 보여주는 특별한 정책변화는 아니다. 오히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위기를 고조시켜 내부 체제를 정비한 뒤 대화 전략으로 전환하는 북한 특유의 대외전략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유화책이 줄 수 있는 평화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이 어떤 의도이건간에 대화의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전략적 유연성 원칙'에 입각해 압박과 대화라는 양면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호기라고 본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 남북대화를 촉구하듯, 우리도 조건없이 북미 직접 대화를 지지하고, 남북간에도 고위급회담이나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이라는 성과 속에서 장기적으로 남북 평화통일의 징검다리를 놓기 위한 역사적 사명감과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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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투명하게 추진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