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사형제 위헌법률심판사건에 대해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은 국제적 흐름과 국민의 인권의식, 사실상의 사형폐지라는 현실을 무시한 결정이라 판단한다.
진보신당 대변인 심재옥은 오늘 논평에서 지난 1996년에 사형제 합헌 판정을 내린 이후 14년만에 헌법재판소는 또다시 두 번째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우리 문화수준이나 사회현실에 비춰 당장 무효로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단계적으로 사형제를 폐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우리 국민의 인권의식이 14년 전과 하나도 다름없다는 것인가? 문제는 우리 국민의 문화수준이나 인권의식이 아니라 사형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흐름과 국민들의 인권수준을 고려하지 않는 헌법재판소의 제자리걸음한 인권의식 아닌가?
한국은 국제앰네스티가 지정한 ‘실질적 사형 폐지국’이다. 13년동안 사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사실상의 사형 폐지국으로 지정된 지도 3년째에 접어들었다. 이제는 ‘사실상’이라는 수식어마저 필요없도록 형법에서 사형제를 지우려는 시민사회의 노력과 국민적 공감대도 높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사형제의 폐단을 극복하자는 종교.인권.시민사회의 지난한 노력을 외면하는 것이다. 우리사회의 생명존중, 인권의식 수준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이율배반적 법률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 또한 저버린 것이다.
진보신당은 사형제도가 “사법살인”이며 범죄예방이나 억지책으로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판했을 경우에도 되돌릴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사형제도의 폐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오히려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사형제 존치가 아니라 불안정한 사회구조를 개혁하고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것임을 누누이 지적해왔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은 참으로 유감스럽다. 헌재의 판결이 주는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사형제 존치 주장이 공고해지고 국민적 논란과 갈등이 커지게 될까 걱정스럽다. 그러나 헌법재판소 스스로의 우려스러운 설명대로 헌법재판소의 판정은 법리해석일 뿐 사형제의 존치여부는 여전히 국회와 우리사회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미 지난 15대 국회 때부터 지속적으로 사형제 폐지법안이 올라오고 있지만 한번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는 국회부터 각성해야 한다. 비겁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언제까지나 비켜갈 수는 없는 일이다. 18대 국회에서만큼은 사형제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 국제적 흐름과 사회발전에 맞추어 사형제 폐지에 종지부를 찍고 진정한 사형제폐지국으로 거듭나는데 이제라도 국회가 제 역할을 다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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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사형제 합헌 유감 국회서 종지부 찍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