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급속한 외부 영향력 변화’이다. 그래서, 영향력의 종류 또는 힘에 따라 ‘움직임’을 알맞게 바꿔야 살아 남을 수 있다고 한다.
냉전이 종식 된 이후 지난 20여 년 동안 이루어진 중국의 변화가 그렇다. 냉전 시대 양분되었던 세계 시장이 하나의 시장이 되었다. 이에, 중국은 스스로 정체성을 변경하면서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 세계 속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중국은 이제 많은 나라를 아우르며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의도를 노골화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정권은 공산주의 이념을 신봉하며 국민에게 제한된 경제활동만을 허용하던 자세에서 1970년대 초반부터 국가 부의 창출을 지원하며 세계 시장의 지배력 확장에 몰두하고 있다. 현실은 더 엄청나다. 세계는 지금 ‘신 냉전’이라 불릴 수 있는 체제로의 진입이 가속화되어 국가간 대립이 증폭되고 있다.
2010년 현재, 중국이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주도했던 세계를 아시아 국가가 중심이 되는 세계로 패권의 판도를 옮겨 놓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크게 신장되었다.
1940년대 시작된 미국 주도의 경제 활동은 크게 약화되었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남아메리카 일부 국가의 경제 활동도 괄목할 만 하다. 세계 최대 시장을 형성한 유럽 대륙도 경제 활동의 경쟁력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거대한 내수 시장과 해외 시장에서 발 빠르게 이루어지는 수익적 거래와 외국으로부터 집중되는 투자에 바탕을 둔 중국과 인도의 경제적 도약은 아시아 시장으로 경제 활동의 주도권을 옮겨 놓기에 충분하다.
다자간 대립이 증폭되고 있다.
북한 정권의 관리가 "우리가 중국을 보호하고 있으니, 중국의 원조는 당연한 대가”라 했다고 주요 일간지에 보도되었다. 아전 인수의 극치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북한 정권에 대하여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음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북한은 우리 영토이고 북한 주민은 한민족이기 때문이다. 북한 경제 개발의 모델은 중국이다. 북한의 동향을 보면 나진 지역 개발과 압록강 철교 건설이 중국의 영향력 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자립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주 쉽게 중국에 종속되고 있다.
종종 ‘전략’을 이야기 할 때 거론되는 일례로 ‘냄비 속 개구리’ 이야기가 있다. 서서히 데워지는 개구리와 뜨거운 물 속에 던져지는 개구리 이야기다. 여기서, 대한민국 국민의 삶에 대한 기대와 정치인들의 국민을 위한 결정이 다르다. 대한민국 정치가 후퇴하고 있다. 우왕좌왕 하며 볼 품 없는 업적에 집착하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인들의 행태는 방향을 잃고 있다.
지난 한 해 대한민국의 주요 사건들을 다시 꺼내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가 냉전 종식이 이루어진 시점 또는 신 냉전 체제에 대한 해석과 미래 사회 발전의 동력에 대한 상상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정치인 간 엄청난 괴리가 존재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인류, 아니 대한민국 국민의 삶에 대한 상상력과 기대는 300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려가는데, 대한민국의 정치 행위는 앞으로 달려 가기는커녕 뒤로 후퇴하고 있다.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부인할 수가 없다.
정치 발전과 국민의 삶의 가치 향상을 이야기 하면서 정치권에서 ‘복지’라는 단어와 ‘안보’라는 단어가 혼전을 거듭하며 대립하고 있다. ‘경제’는 늘 최우선으로 논의되지만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의 문제와 관련하여 2등이다.
경제를 성장시켜서 그 이득으로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보호하는 일이 복지’라면 맞다. 국가권력이 추구해야 하는 가치 중 국민의 안위를 지키는 일 중 최우선 순위가 ‘안보’라면 맞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국민의 욕구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미래 욕구를 예견하지 못하고 현실의 중요하지 않은 문제에 또는 개인의 기 설정된 욕심에 집착하게 되면 국민의 급속한 욕구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아무리 국가 권력 안에 우수한 인재가 가득하다 할지라도 소양, 능력, 태도, 의지, 목표를 근본적으로 변경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래 욕구 변화 속도를 넘어서는 탄력적 대응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국민의 삶의 질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저 나라가 부유하게 되면 국민이 기대한 삶의 질이 절로 만족되는 것으로 기대 이하의 단정을 내리고 있다. 참으로 한심한 이야기다.
정치는 경제를 성장시켜 그 이득을 공평하게 나눠줄 수 있다고 하면서 공평하게 나눌 시기를 모른다. 그저 경제를 성장시키면 독 안에 물이 가득 차서 넘치는 것처럼 국민에게 부의 수혜가 저절로 돌아가는 것으로 기대 이하의 오판을 하고 있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오늘도 벌어지고 있다.
국부의 창출도 세계화와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기댄다. 세계화는 다자간 상호 협력하는 다자주의가 근간이다. 자유시장경제 체제는 많은 소외 집단을 방치한다. 국가 권력이 개인 활동에 대한 규제를 털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주의 기본 정신인 창업적 경제 활동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신자유시장경제’ 체제의 우수성에 대한 주장이 득세하고 있다. ‘보호무역’ 정책은 금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국부의 창출과 무관하게 경쟁력이 부족한 국가,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기업, 사회적으로 뒤쳐진 개인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세계화의 문제는 보호주의와 경쟁력 강화에 근거한 ‘자유’가 상대적으로 제한되느냐 아니면 완전하게 허용되느냐 하는 문제다. 보호주의는 배제되고 경쟁력 강화를 가능하게 하는 자유무역과 다자간 협력주의가 진행되는 세계화 과정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사회 집단과 개인은 수단이 없다. 외부 영향력에 의하여 붕괴되고 있다.
대한민국 빈곤층은 더욱 강력한 생계보장을 원하고, 사회 안전망이 취약한 중산층도 정부가 보육, 교육, 주거정책에서 선진국형 복지를 강화해주기를 원하고 있다”라는 주장이 있다. “‘보편적 복지’는 무상급식 공약으로 재미를 본 민주당이 선점했고 한나라당도 지난해 서민과 중산층을 포함한 ‘70% 복지’를 내걸고 선심형 복지정책 경쟁에 가세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생활과 소득을 보장한다는 ‘한국형 복지’로 대권레이스에 시동을 걸었다.”라는 주장이 보도가 있다.
준비되지 않은 ‘복지’ 정책집행에 대한 집착은 경제 발전과 풍요로운 사회 구축을 저해한다는 주장이고, 따라서,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야 한다’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나쁘지 않고 많은 사람이 동감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이고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민주주의 국가다. 하지만, 국내에서 민주주의 제도와 체제에 대한 도전과 파괴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하다. 그러나, 2010년 한해 발생한 사건을 보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은 공염불이고, ‘선진국’ 대열에서 앞서는 문제가 더 중요해서 ‘복지’ 정책이나 예산은 국회 심의과정에서 희생되었다.
중국은 세계 패권을 쥐고 싶어 한다. 미국 또한 패권을 놓고 싶지 않다. 유럽 국가들은 패권을 쥐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를 만들었다. 다른 여러 나라도 모두 다른 나라보다 앞서가고자 한다. 대한민국도 다른 나라보다 앞서 가기를 병적으로 열망한다. 중요하다. 하지만, 결과는 아주 쉽게 강대국의 영향력 하에 구속되는 형국이다.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다자간 영향력에 대하여 미래를 예견하여 탄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 다른 나라보다 더 잘해야 하는 일은 국민 다수가,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고통을 받고 있는, 살기에 힘들어 하는 국민들까지 정부 정책을 수긍하고, 정부는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집행하여, 실질적으로 만족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다. 우왕좌왕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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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냉전 논리 하에 국부의 창출과 배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