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환, 지역주의 극복 위한 선거제도 개혁 토론회 개최
<사진>왼쪽부터 손혁재 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 송하정 경기대학교 교수, 김충환 의원, 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과장, 김상국 경희대학교 교수,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 팀장. 한나라당이 호남발전 특위를 10일부터 본격 가동한 가운데, 김충환 의원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교차할당제와 석패율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지원사격에 나섰다.
(뉴스파인더)석패율 제도란 지역구 선거에서 가장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구제해 주자는 것이 기본취지로, 선거에서 한 후보자가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출마하는 것을 허용하고, 중복출마자들 중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를 말한다.
이는 호남 지역의 31개 지역구 중에 단 한 석도 갖고 있지 못한 한나라당의 ‘풀지 못한 숙제’이자 호남발전 특위의 핵심의제이기도 하다.
이날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각종 언론조사에서 조사한 민주화 지수에서 보듯 우리나라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룩했지만, 단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면 바로 지역주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과거 ‘3김 시대’가 막을 내리고 나면 지역주의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오늘 날에도 여전히 ‘지역인물’ 구도가 ‘지역정당’ 구도로 대체된 것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며 “과거 20년 전과 유사하게 지난 대선에서도 광주의 90%, 대구의 70%가 특정정당에 몰표를 줬다”고 설명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지역주의는 국회의원 선거 때문이 아니라 대통령 직선제 때문”이라며 대통령 선거가 격화되면서 지역주의가 국회의원 선거까지 투영됐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를 하면 말짱 도루묵이 되기 때문에 그래서 개헌하자는 것”이라며 지역감정 구도를 해소하기 위해 (4년 중임의) 정부통령제를 제시했다.
호남발전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정운천 최고위원은 “만국병인 지역감정을 해소하자고 누구나 얘기하지만 아무도 나서지는 않는다”면서 “민심이 (호남에서) 통하지 않으면 제도라도 바꿔 전국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31개 지역구에 전남전북 각각 2명만 넣어달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을 대표해 참석한 강기정 의원도 “저는 지역구가 광주라 혜택을 받고 있지만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적극 동의한다”면서 “여기서 나온 의견이 그대로 정치개혁 특위에 반영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석패율 보단 교차할당 비례대표제…최상은 독일식
이날 토론회의 정책발제를 맡은 송하성 경기대학교 교수는 석패율제를 특정 권역(예를 들어 특정 정당의 지지율이 여타당의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3배 이상이 되는 권역 등)으로 제한·적용해 이 지역 내 열세정당의 낙선자들이 권역 비례대표로 지정될 수 있도록 하는 ‘교차할당 비례대표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송 교수는 권역별정당명부제는 정치학계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수용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면서 “지역구를 줄일 경우 기득권을 가진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포기여부 논란이 예상되고, 비례대표를 늘릴 경우 국민들의 비판이 예견되는 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대선구제는 선거운동 지역이 넓어지는 만큼 돈 선거를 더욱 부추기게 되고, 같은 당 후보끼리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파생돼 파벌정치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한국의 정당정치가 지도자 중심의 파벌정치였던 상황을 감안할 때 유사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그는 지금의 지역구 의원수는 변동 없이, 혼합형 선거제도면서 중선거구제도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교차할당 비례대표제 도입을 강력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손혁재 풀뿌리지역연구소 상임대표는 현대 한국정치의 질곡 가운데 하나인 지역주의 극복을 위한 제도 개선의 방안으로 송 교수가 제안한 교차할당비례대표제’는 매우 흥미롭다”면서 “오늘 날의 지역주의는 선거구제 변화만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교차할당제가 정당의 특정지역 편중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김상국 경희대학교 교수는 “민간 차원의 해결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지역감정과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하는 근본 원인이 정치라면, 정치가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는 배포된 자료집을 통해 독일식이 최상의 대안이라는 것에 100% 동의한다”면서도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을 같은 비율, 즉 국회의 총 의석수를 400석 안팎(현재 299석)으로 늘리는 것만이 핵심방안”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학계의 긍정적인 입장과 달리 실무자들은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박영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과장은 “교차할당제의 도입은 열세지역에서의 당선가능성을 높여 지역주의를 완화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여성, 전문가, 사회적 약자의 의회진출 기회를 축소시킬 우려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 팀장도 “현행 비례대표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교차할당제, 석패율제를 도입했을 때에는 소수집단의 정치적 충원이라는 비례대표제의 취지와 충돌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유력 정치인의 배려수단으로의 전락 ▲낮은 투표율로 인한 지역의 대표성 문제를 지적했다.
다만 그는 석패율제를 활용한 교차할당제가 지역정당 구도 하의 소선거구제에서 나타나는 사표를 어느 정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김 의원은 석패율제의 구체적인 도입방식과 관련해 비례대표 상위순번이 앞선 선거를 기준으로 당선자가 없는 광역단위의 중복 입후보자에 배정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비례대표 명부상 홀수번호에 배정되는 여성후보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기 위해 짝수 번호에 이들을 배정하고, 장애인 및 소수집단 대표자 등 우선 배정대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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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당 한나라당의 숙제…석패율로 극복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