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의 말 바꾸기 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뉴스파인더)민주당은 19일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시가 결정된 이후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오던 투표참여 독려 대신 투표 거부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서민의 정당을 자처하던 정당에서 갑작스레 부자도 무상급식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 번의 정권을 잡았던 지난 10년에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전면 무상급식을 주장하면서 “힘 있을 땐 안 하다가 왜 이제와서…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아예 투표를 하지 말자고?
민주당은 그간 대선과 총선, 재보선 등 선거 때마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비롯해 온.오프라인을 총동원해 투표 독려 운동을 펼쳐왔다.
투표에 참여해야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투표 참여는 권리이자 의무다 투표는 하고 놀러가자”고 목청을 높이는가 하면, 유명 좌파 연예인들도 소위 ‘투표 인증샷’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민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해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주당은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하면 한나라당이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오자 “젊은층이 많이 투표 하는 게 겁나냐”며 한나라당에 공세를 퍼붓기도 했다.
민주당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는 태도를 180도 바꿔 공개적으로 투표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의 투표 거부운동은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경우 투표율이 33.3%에 미치지 못하면 투표함조차 개봉하지 못하게’ 돼 있는데, 투표율이 이보다 높을 경우 시민의 선택은 ‘단계적 무상급식’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서민이 낸 세금으로 부유층 자녀 무상급식?
서민의 정당’을 자처하던 민주당이 부자들에게도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며 전면 무상급식에 발 벗고 나선 점도 논란거리다.
민주당은 그간 재벌제재 강화, 부자감세 철회 등 친서민을 강조하며 부유층과 극한 대립을 보여왔지만, 무상급식에서만큼은 부자 편을 드는 모양새가 됐다.
이에 대해 왜 가난한 사람이 낸 세금을 부유층 자녀의 급식비로 사용하려 하느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문에 민주당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정권 잡은 지난 10년간은 왜 무상급식 추진 안했나?
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지난 10년 동안 전면 무상급식을 시도조차 하지 않다가 정권을 빼앗기자 무상급식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한나라당 차명진 전략기획본부장은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김진표 원내대표는 교육부장관시절 의원들의 ‘무상급식이 필요하다’는 질의에 대해 재정적인 여건을 들어서 분명히 반대를 했다”며 “왜 그때는 그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바뀌었냐”고 따졌다.
한편,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던 지난 2005년 5월 한 인터넷매체 주최 토론회에서 국립대도 서서히 사립대 수준으로 등록금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 재정이 넉넉하면 사립대 재정 지원도 늘리고 국립대 등록금이 올라가지 않게 할 수 있겠지만 그러려면 국민 세금이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반값등록금’ 실현 목소리를 높이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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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급식 덫에 걸린 민주당 정체성마저 흔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