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재계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 비판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는 출자총액제한제의 부활 조짐이 정치권에서 일어나고 있다. 정치권이 반자본주의 열풍에 편승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재계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뉴스파인더)19일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출총제에 대해 “대주주의 사익 추구 등 남용되는 점이 있어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그 방안으로 미래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투자는 제외하는 등의 출총제 보완 및 공정거래법 강화를 언급했다.
지난 17일 통합민주당도 10대 핵심정책 중 하나로 출총제 부활을 제시한 상태다.
출총제란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가 순자산액의 일정 비율을 초과해 국내회사에 출자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1986년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막겠다는 의미로 도입됐지만 IMF이후 경제 활성화와 기업활동의 규제를 푼다는 의미에서 폐지된 바 있다.
이후 다시 순환출자 등의 문제로 부활과 폐지를 반복, 2009년 국내 기업 투자를 활성화해 일자리를 늘린다는 목적으로 현재까지 폐지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일부 대기업이 제빵 등 외식사업과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등 중소기업 영역에까지 침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며 문제가 불거졌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뺏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자 정치권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대기업을 압박하고자 정치권이 다시 꺼내든 카드는 출총제 부활이다. 여야가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어 폐지상태를 유지하기엔 힘들 전망이며, 향후 보완이냐 부활이냐를 두고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출총제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으로서 재계에서는 출총제가 보완 또는 폐지된다는 얘기를 곧 전형적인 ‘레임 덕’ 또는 ‘탈 MB노믹스’로 해석하고 있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출총제 부활 등을 놓고 아직 공식적인 논의는 하지 않은 채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의 요구가 있으면 정부 차원에서 입장을 정하겠다는 게 공정위의 자세다.
재계에서는 출총제 폐지가 2년 밖에 되지 않아 이에 따른 부작용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출총제가 다시 살아나면 자칫 기업의 투자 의욕만 꺾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와중에 다른 나라에는 없는 출총제 부활은 시대를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일자리 창출과 기업 경영에도 큰 애로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경련은 정부나 정치권은 기업들이 더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사기를 높여 국제사회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출총제의 폐지 자체가 문어발식 확장을 예상하고 일자리를 늘리는 한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시행한 정책”이라면서 “그런데 자연스럽게 문어발식 확장이 시작되자 다시 막겠다는 것은 경제계에 혼란과 계획차질을 불러올 뿐”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 
정치권 출총제 부활에 신호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