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오늘 첫 번째 파워인터뷰는 시사평론가이자 경희대학교 법학대학원교수인 노동일 교수 연결합니다. 노 교수님?
☎ 시사평론가 노동일 경희대 법학대학원 교수 (이하 노동일)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지금 검찰이 통합진보당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데요. 검찰이 처음에는 당 내부 문제는 당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게 좋다고 입장을 밝혔는데요. 압수수색까지 들어가게 된 배경이 무엇으로 보십니까?
노동일 : 순수하게 보자면 시민단체의 고발이 있었고요. 이런저런 보도를 통해서 당내 경선 부정사례가 계속 폭로됐지 않습니까. 그리고 폭력 사태까지 있었고 그래서 수사 가능한 단서는 얼마든지 있었다고 보고요. 지금 시점을 택한 것은 국회 개원이 얼마 남지 않아서 시간을 끌면 당선자들이 국회의원 신분이 되니까 수사 불가능한 것이 아니냐고 판단할 수 있다고 보는데...
앵커 : 정당을 압수수색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노동일 : 2010년도에 한번 민주 노동당 당사를 압수수색하려고 했었는데 실패했던 사건이 있었고요.
앵커 : 역시 같은 당이었군요. 정당에 대한 압수수색을 어떤 의미로 판단해야 될까요?
노동일 : 정당에 대한, 더구나 중앙당사에 대한 강제 압수수색은 초유의 일이고요. 더구나 당원 명부까지 압수한 것은 더구나 처음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물론 검찰이 청구하고 법원이 발부한 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합법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헌정사에서 길게 보면 이건 통합진보당 만의 문제가 아니고 다른 정당에도 검찰이 개입할 수 있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국가 권력이 공개적인 정당 활동을 하는 조직에 대해서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느냐, 헌법적 권리로 판단한다면 어떻게 봐야 할까요?
노동일 : 물론 우리 헌법에는 정당 조항도 있고요. 정당을 일반 결사보다 두텁게 보호를 하고 또 국고 보조금까지 지급하면서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두텁게 보호하죠. 그래서 검찰 수사는 가급적 개입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보고요. 그러나 정당이 치외법권 지대일 수는 없다는 것도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은 "검찰이 당원명부 전체를 압수수색하겠다는 것은 검찰 권력의 불순한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고 이야기 했습니다. 불순한 의도하는 것이 어떤 의미로 이해되십니까?
노동일 : 당원 명부가 검찰의 손에 들어가게 될 때는, 아직 서버에 당원 명부가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럴 경우에는 공무원 교사 등 정당가입이 금지된 사람들에게 대해 수사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분명히 있는 것이고요. 앞으로도 얼마든지 부정적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거든요. 통합 진보당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모든 당원들이 입당·출당 관계가 다 있고, 아마도 후원금 내역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방향에서 수사가 가능하고, 그런 차원에서 봤을 때 검찰의 불손한 의도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앵커 : 통합진보당에 문제가 많아 검찰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여론도 존재하고 그래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이고요. 반면에 정당이라는 결사체는 함부로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헌법 17조에 대한 얘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이 기본권이 위협받는 게 아니냐, 교사든 공무원이든, 심지어 유령당원이든 국민의 기본권 문제가 조사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등등의 문제가 있어서 법학자이신 교수님 의견을 들어보는 겁니다. 검찰 조사의 정당성에 대해 종북주의자들이 있는 정당이니 그 부분을 도려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처럼도 보이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노동일 : 언론에서 그렇게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검찰이 수사를 시작하면서 그런 것까지 생각하고 시작했는지는 확실치는 않습니다. 지금 현재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시에 종북척결 얘기를 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그런 개연성이 전혀 없는 얘기는 아닐 수 있고요.
앵커 : 한상대 검찰총장의 취임시 3가지 조항 중 한가지였죠?
노동일 : 그리고 또 이번에 검찰이 수사범위를 밝힌 것을 보면, 제기된 모든 로비를 수사하겠다고 얘기하니까 그런 부분도 배제하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런데 만약에 검찰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북주의자를 수사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있을 수 있어요. 진보진영 내에 과거 독재투쟁 과정에서 북한 주체사상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사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이번 논란을 통해서 실체가 드러나고 있었고요. 진보진영 내에서도 진정한 진보와 종북주의는 결별해야 한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던 상황 아니었습니까. 아마도 혁신비대위 중심의 신당권파는 그런 식의 종북주의와 결별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요. 국민 여론도 활발히 있었고, 그런데 지금 검찰이 나서서 국가 보안법 위반으로 처벌하려고 한다면 오히려 그런 세력을 도와주는 상황이 돼 버리거든요. 당연히 정치탄압이나 공안정국조성이다 이렇게 비난할 수 있으니까 검찰이 지금 그런 방향으로 수사에 나서는 것은 우선 수사에도 맞지 않습니다. 지금 부정 경선이 수사대상이지 종북주의가 수상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별권 수사로 비난을 받을 여지가 있고요. 여론의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그런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통합진보당이 검찰 수사를 방해하지 않았습니까? 증거인멸 행위까지 하려고 시도했고요. 이 부분 역시 처벌대상이라고 하는 것인데 민변 측에서는 압수수색 자체가 불가한 것이라며 강력히 규탄을 하고 있습니다. 양 쪽의 입장에 대해 노동일 교수님은 어떤 판단을 하고 계신 것입니까?
노동일 : 저도 공정하게 말씀드리고 싶은데, 일단 정당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서 검찰의 과잉대응이라는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정당법,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보면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당내 경선 부정을 처벌하는 규정이 없거든요. 입법의 미비로 볼 수도 있지만, 원래 취지는 정당 내부의 일은 정당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로 볼 수도 있거든요. 검찰도 법조가 마땅치 않으니까 형법상 업무 방해 행위를 적용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거기다 정보통신망법 위반행위도 적용하겠다, 이러니까 조금은 적절하지 못한 수사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걸 전제로 얘기하면 민변 등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정당이 치외법권 지역은 아니지 않습니까. 폭력행위로 발생했고, 스스로 검찰 수사를 불러들일 정도로 매일 폭로가 이어졌고 그런 것을 보면 검찰 수사가 전혀 위법하고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그 부분을 거꾸로 보면, 만약에 보수 정당 내에서 이런 부정이 폭로되고 폭력이 발생했어도 민변이 이런 논평이 발표했을까를 생각하면 그런 부분은 조금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 지금 검찰 압수수색과 이어지는 수사가 통합 진보당 내부 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노동일 : 일단은 검찰수사에 맞서서 신당권파 구당권파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 않습니까. 당장 사태를 악화시킬 수 없어서 일단 자제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제가 판단하기에는 이미 서로 한 정당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 않은가 싶어요. 감정의 골도 너무 깊어졌고, 서로간의 이념의 차이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분당을 하거나, 분당은 못해도 같이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고요. 더구나 지금 신당권파 측에서는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의 제명을 강행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기다 구 당권파는 강기갑 비대위원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이미 법원에 냈다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한지붕 두가족이 되고 함께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간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 지금 검찰 수사 앞에서 신당권파, 구당권파가 마치 단합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한시적인 것이지 앞으로 정당을 함께해서 갈등을 봉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시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시사평론가이자 경희대학교 법학대학원교수인 노동일 교수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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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일>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