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라디오 연설에서 이른바 종북주의자를 북한보다 더 큰 문제로 규정해서 파문이 일고 있죠. 대통령이 종북세력 종북주의자 란 용어까지 쓰면서 야권 한 축을 비판한 게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요. 일부 야권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이처럼 강한 수위의 언급을 내놓은 것은 상당히 작심한 발언으로 보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한편, 통합진보당 중앙당기위원회에서는 어제 이석기 김재연 당선인 등의 출당 조치와 관련된 회의가 있었고요. 이와 관련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는데요. 통합진보당 새로나기특별위원회 박원석 위원장 연결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박 위원장님?
☎ 새로나기특별위원회 박원석 위원장 (이하 박원석) 네, 안녕하세요?
앵커 :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북한의 주장도 문제이지만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은 더 큰 문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언급이라고밖에 볼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당사자로서 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원석 : 뜬금없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이 사실 확인도 없이 일부 보수언론의 색깔 덧씌우기에 동참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통합 진보당 사태를 지칭하는 것 같은데요. 공당에 대해서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면서 일부 보수언론이나 보수단체가 하고 있는 여론 몰이에 몸을 싣는 모습에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대통령의 그런 인식이 이명박 정부 집권기간 내내 보였던 이른바 대북적대정책, 대결적인 한반도 정책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고, 그런 정책의 결과는 오히려 안보 불안을 가져오고, 오히려 우리 정부와 기업들에 불이익을 초래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통합 진보당의 공식 반응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정미 대변인이 이대통령에 언급에 대해서 "정부의 실정을 가리고자하는 기사회생의 꼼수"라는 발언입니다. 그런데 통합진보당은 과거 민노당 시절과는 달리 원내 제 3당이기도 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들도 많이 있고요. 그러다보니 소위 종북논란이 계속되는 토론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남북관계, 또 한미 관계에 대해서 통합 진보당이 80년대 사고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비판의 한 축인 것 같은데요. 지금 맡고 계신 역할이 통합진보당의 새로나기 위원장이신데 어떤 부분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방향성에 대한 얘기를 해주시죠.
박원석 : 저희는 종북이라는 프레임이나 규정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통합진보당은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정당이고, 저희 한미 관계나 특히 남북관계에 대한 인식의 기초는 6.15 공동선언입니다. 남북 간의 정상이 만나서 공식적으로 합의하고 서명한 정부 간의 문서이고, 6.15 공동선언 이상을 넘어선 그 어떤 남북 간의 평화와 화해, 협력에 대한 그 이상의 정책이 없다는 것을 우선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우리 국민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은 통합 진보당 일각에서 남북 관계, 혹은 한미관계에 대한 인식이 너무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냐, 경직된 것 아니냐는 인식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변화시킬 부분은 없는지 성찰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고, 특히 북핵 문제라든지 북한 인권문제라든지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는, 거기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국민들의 그런 우려를 증폭시켰던 게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다만 이제 저희는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전 세계 어느 나라의 진보 세력도 핵을 군사적으로 이용하는 데에 동의하는 세력은 없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군사적 이용 뿐 아니라 평화적 이용에도 저희들은 반대합니다. 탈핵, 탈원전이라는 명확한 정책을 갖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요. 북한인권문제만 하더라도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인권 문제가 없는 나라가 없습니다. 인권 문제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인권법 제정 같은 식으로 그것을 정치적으로 비난하거나 압박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인권 개선의 효과가 있겠느냐, 그보다 실질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협력과 지원에 방점을 두는 것이 보다 지혜로운 태도다, 그리고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와 노력들이 있는데 그런 시도와 노력 중에도 그런 협력과 지원을 통해서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이 보다 실효적이었다는 판단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지금 얘기하신 것은 제가 드린 질문과 약간 거리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현실, 시민 단체에 계신 것이 아니라 현실 정치권 안에 계시다보니까, 국민의례 대신 민중의례를 한다, 현충원 참배대신 4.19 묘지를 참배한다, 또 북한 핵이나 인권 문제, 정권 세습에 대해서는 불비판을 고수한다, 등등 우리 국민들 정서적으로 와 닿는 문제에 대해 개선의 여지가 없느냐는 안타까움인데...
박원석 : 저희가 통합을 하면서 통합된 진보당 내부에서도 국민의례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의견이 있고, 고민이 있습니다. 물론 기존의 국민의례가 갖는 군사독재 잔재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운동에서 출발한 저희 당 내부에서 오랫동안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을 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앵커 : 당 내 행사 때 얘기죠?
박원석 : 그렇습니다. 그런데 국민참여당 같은 지난 정부 집권 세력의 일부였던 그런 분들이 저희 당내에 참여해있고,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통합진보당 출범식을 할 때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동시에 순국선열과 민주열사에 대한 묵념을 하고,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방식으로 절충해서 한 경험이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요. 여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 과도하게 쟁점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예를 들어 유럽 같은 다른 나라의 진보정당에서 과연 정당에서 행사를 하는데 국기에 대한 경례나 혹은 애국가 제창과 같은 그런 공식적인 국가의례를 하느냐, 그랬다는 사례를 제가 알고 있지 않고요. 그렇기 때문에 마치 국민의례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대한민국의 국체를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로 자꾸 비화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저희에게 다른 국가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례라는 것이 갖는 국가주의적인 속성, 군사독재로서의 성격의 잔재가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안했던 건데, 시대가 바뀌어서 공당으로서 국민들 앞에 책임 있는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할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앵커 : 통합 진보당 내에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예컨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황선 후보자의 문제가 묶여있는 거죠. 당기위 제소 관할 광역시도당을 서울시당으로 일괄 변경키로 한 것이 발표 사항인데요. 세부적인 얘기를 해 주시죠.
박원석 : 우선은 네 분의 관할 시,도당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사안으로 당기위원회에 제소함에 있어서 동일한 결과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관할 시도당에 따라서 서로 다른 판단을 하게 되면 더 큰 혼선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서울시당으로 일괄해서 중앙당기위원회에서 요청을 했고, 그렇게 결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아마 서울시당에서 곧바로 심사에 착수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 당규를 들어서 이른바 비 당권파에서 당규에 어긋난다, 해당 광역시도 당기위에서 불공정한 심사가 예상될 경우 관할 지역을 옮길 수 있다는 입장이거든요. 구체적인 반발이 있는 건데, 여기에 대한 대응 방법은...
박원석 : 바로 그 당규에 따라서 경기도당이 아닌 서울시당으로 관할 지역을 옮긴 측면도 있는 거죠. 왜냐면 두 분의 소속 당이 서울시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경기 도당으로 사건 중간에 당적을 옮겼는데, 그게 경기도당 당기위원회 구성이 두 분의 심사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당적 변경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혁신 비대위원회에서 한 것이고, 더불어 동일한 사건에 대해 동일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 서울시당에 일관해서 소관 시도당을 규정한 것입니다.
앵커 : 제명 여부, 당 차원에서 논란이 되는 당선인들을 제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국회 차원의 제명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하실 겁니까?
박원석 : 우선 중앙위원회 결정을 거부해서 당론을 위배한 것으로 당기위원회에 제고된 사건입니다. 당기위원회 결정이 있다고 해도 당사자들이 수용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있는데요. 우선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의 결정만 있으면, 이게 1심 결정입니다. 곧바로 이분들이 당원 자격정지 상태가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의원 신분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원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각종 자격과 권한이 정지된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리고 정당법상 현역 국회의원의 당적 박탈, 즉 출당은 해당 정당 국회의원 2분의 1 이상으로 결정을 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의원총회에서 제명을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그런 상황까지 오지 않기를 바라고, 당의 결정을 수용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 이제 지도부를 새로 선출해야 할 텐데, 혁신재창당위원회라는 것도 설립 검토 중이시죠? 외부 인사도 수용하시겠다는 거고요. 구 당권파가 분명히 반발할 텐데 어떻게 대응하실 건지, 또 혁신재창당위원회를 통해 외부 인사를 통해 당을 확장시키려고 한다면 어떤 인사들을 검토하고 계신 건지요?
박원석 : 우선 아직 혁신재창당위원회를 공식화 시킨 바는 없습니다. 새로나기 특위가 재창당 수준의 개혁을 위해서 과제를 만들어내는 그런 위원회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합 진보당에 국민들이 보내는 우려의 시선,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문화를 개선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과 소통하는 그런 대중적인 진보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과제를 그리고 재창당에 버금가는 혁신의 밑거름을 저희 위원회에서 만들어나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 혁신 비대위 산하의 새로나기 특별 위원회입니다. 당의 대표성은 혁신 비대위가 갖고 있고, 혁신 비대위를 중심으로 당이 겪고 있는 혼란과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부 여기에 반발하는 혹은 혁신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는 흐름이 당내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 사실상은 다수가 구 민노당계 성원들이 많다보니 이게 쉽지 않은 것 아닙니까?
박원석 : 그런 점에 대해서는 아쉽고 유감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지금이라도 우리 국민들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통합 진보당의 상황을 매듭짓고, 정말 국민이 기대하는 진보 정치, 서민들의 생활을 지키는 민생정치를 하기 위해서 혁신 비대위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주실 것을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 혁신 비대위가 당의 공식 기구죠? 여기서 비례 당선자 출당 조치에 입장을 계속 제명으로 가고 있는데요. 혹시 이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는 겁니까?
박원석 :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당기위원회에 회부했고, 당기위원회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입장이 변경될 리는 없다는 말씀을 듣겠습니다.
앵커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통합진보당 새로나기특별위원회 박원석 위원장 연결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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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석위원장>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