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스물 아홉살의 김정은 지도자가 어제 원수 칭호를 받았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평양방송이 어제 낮 12시에 ‘중대보도’를 통해 밝힌 사실입니다. 원수칭호가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지금은 원광대학교의 총장으로 계십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연결하겠습니다. 정 선생님?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하 정세현) : 네, 안녕하세요.
앵커 : 북한이 중대보도를 예고까지 해가며 원수칭호를 전한 것, 어떤 의미라고 보시는지요?
정세현 : 우선 북한에는 두 가지 원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조선인민군 원수 그 다음에 두 번째가 이번에 김정은이 받았다는 공화국 원수, 조선인민공화국 원수죠. 그런데 군의 원수는 그동안 여러 사람 있었습니다만, 공화국 원수는 당대의 최고 지도자만 받을 수 잇는 그런 칭홉니다. 그래서 김일성도 공화국 원수였고, 김정일도 공화국 연수였는데 이제 김정은이 공화국 원수가 됨으로서 선대 지위자들이 가졌던 직위와 직책과 칭호는 모두 차지하게 된 거죠. 그래서 3대 세습이 정치적으로는 물론이고 법적으로도 완결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 김정은이 처음 등장할 때는 그 젊은 나이에 할 수 있겠나, 많은 얘기가 있었는데 원수 칭호를 받게 된 것이 북한의 3대 세습 완결을 의미한다고 앞서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앞으로 김정은이 대외행보에 원수 칭호가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정세현 : 그렇죠. 대외적으로도 나설 수 있는 그런 칭호를 받았기 때문에 외국 손님들을 만난다든지 또는 외국을 간다든지 하는 데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있죠.
앵커 : 이틀 전이었죠. 북한 군부의 1인자였던 리영호 전 총참모장이 전격 경질되었는데요. 리영호 총참모장이 경질 된 건 어떤 이유라고 보시는지요?
정세현 : 저는 최룡해라는 사람이 총 정치국장에 임명될 때부터 곧 총 참모장과 총 정치국장 사이에 권력투쟁이 일어날 것 같다는 예감을 사실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에 조선인민국 총 정치국장이라는 것은 사실 총 참모장보다 높은 자립니다. 그리고 그것은 군 경력이 탄탄한 총 정치국장이 총 참모장을 겸직하든지 아니면, 총 참모장보다도 우위에서 서서 군을 통솔하는 자립니다. 총 정치국장이라는 게요. 사회주의 국가,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군대를 당의 무장력이라고 규정을 하는데, 당의 무장력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총 정치국장이 군 내의 당 최고 책임자로서 총 참모장을 지휘하게 돼 있는데, 나이도 리영호 총 참모장보다 8살이나 어리고, 군 경력도 없는 최룡해를 총 정치국장에 임명할 때 언젠가는 교통정리가 되겠구나, 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왔네요.
앵커 : 선군, 군우선 정책에 변화를 예상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건가요?
정세현 : 그렇죠. 첫째는 권력투쟁의 의미가 있고, 그게 당 경력만 가지고 있는 최룡해가 군 경력을 가지고 있는 총 참모장을 밀어낸 것으로 봐야 하고 두 번째는 김정일 시대에 선군정치라고 해서 모든 것을 군 중심으로 하는 그런 정치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당을 대표하는 총 정치국장이 군을 대표하는 총 참모장을 밀어내고 새로 후임자를 임명하는 방식으로 해서, 앞으로는 당 중심의 정치를 해 나갈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 정 전 장관님께서 최룡해를 지목하셨는데요. 현영철이 차수로 발탁됐다는 발표가 있었는데요. 이 두 가지 사안이 어떤 연관성이 있나요?
정세현 : 최룡해와 현영철의 인적관계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은 최룡해 뒤에 장성택이 있으니까, 최룡해나 장성택과 현영철의 관계는 잘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현영철이라는 사람은 그동안 평안북도의 동쪽을 자강도라고 따로 떼서 행정구역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만, 군인이지만 국경지역이기 때문에 군인들이 경비책임을 맡는데, 자강도의 경비 책임을 맡았고, 거기에 군수공장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8군단이 그 책임을 맡고 있는데 8군단 단장 출신이죠. 그동안 생전에 김정일이 현영철을 매우 중시했다, 내지는 특별히 대우했다는 얘기들이 있는 것으로 봐서는 역시 김정일의 의중을 잘 알고 있는 장성택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하는 거죠.
앵커 : 이 같은 움직임을 미뤄볼 때 북한 군 조직이 큰 틀에서 재편될 가능성이 있지는 않을까요?
정세현 : 그럴 기미는 없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군 조직을 바꿀 만큼 기능이 약해졌다든지 그런 것은 없고, 다만 그동안 국내정치·경제에 군인이 가지고 있던 발언권이나 영향력이 조금 약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봐야죠. 그러니까 군의 조직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고, 군의 위상은 좀 바뀌겠죠.
앵커 : 남북관계에서 북한군이 항상 강경파로 남북대화에 비판적이었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고 전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세현 : 군이라는 게 언제나 강경하고 보수적이죠. 과거에도 남북대화가 잘 되고 남북 교류협력이 잘 되던 시절에도 남북 군은 비판적이고 비협조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개성공단을 김정일이 남쪽에 특히 현대 쪽에 내놓으려고 할 때 군에서 반대를 했죠. 그때 김정일 위원장이 이것을 눌렀습니다. 지금 북한 주민들의 경제 사정을 생각하면 군이 하자는 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니까 조용히 있어라, 금강산 개방할 때도 반대했었죠. 그러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강산과 개성을 남쪽에 개방을 했는데 그 이후에 선군정치가 강화되면서, 매사에 참여하거나 하는 군의 정도가 심해졌었죠. 정치개입이 좀 심해졌었죠. 김정일 시대 후반부를 회고해 보면, 대남 사업을 관장하는 통일전선부가 사사건건 군의 눈치를 보는 것 같은 그런 감이 있었습니다. 어떤 것은 통전부가 결정해놔도 군이 뒤집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에 당 중심으로, 무게중심이 당 쪽으로 넘어가면서 통전부의 역할이나 위상이 높아진다면 남북관계에서 군의 비협조나 이런 것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죠.
앵커 : 김정은 체제한 지 7개월이 됐습니다. 초기에는 실질적으로 집단지도 체제 형태를 띠지 않을까 하는 전망을 제가 읽은 적이 있는데, 실권을 장악해 나가는 것 같네요. 정세현 장관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정세현 : 7개월짜리다, 29살짜리다 하는 것은 북한에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정치 문화는 왕조적 정치문화예요. 그리고 집단주의성이 강하고, 거기는 최고지도자가 결정하면 모든 것을 거기에 따르는 그런 식의 문화가 오랫동안 뿌리내려왔기 때문에 최고 직위에 오른 지 7개월 밖에 안 됐다, 나이가 29살 밖에 안 됐다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정은은 김정일이 생전에 지명해서 후계자가 된 거고, 그리고 그 젊은 후계자를 보필하도록 여러 사람을 배치해놓고 김정일이 세상을 떴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이 장성택이고, 최룡해죠. 그러니까 장성택이나 최룡해 같은 행정경험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김정은을 보필해 나가다가 김정은의 나이가 좀 더 많아지면 그때는 본격적으로 모든 것을 하는 식으로 정치를 하겠죠. 예를 들면 우리 조선조 시대에 어린나이에 고종이 임금이 됐지만, 대원군이 그것을 틀어쥐고 그렇게 보시면 될 거예요. 북한은 어차피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국가 요직에 있는 사람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자기 집단의 이익을 대표해서 정치를 하는 나라가 아니지 않습니까.
앵커 : 너무 호들갑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화면 보면 김정은의 부인임이 틀림없는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계속 보이고, 미키마우스도 나오고, 걸 그룹처럼 보이는 여성들도 보이고, 달라지는 면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경제 쪽 개혁개방이나, 남북관계에서 전향적인 자세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추측들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정세현 : 남북관계 쪽 얘기부터 한다면 남북관계는 북한이 틀어막아서가 아니고, 우리 쪽의 대북정책의 한계 때문에 막혀있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저쪽이 전향적으로 나온다고 해서 남북관계가 풀릴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것은 기대할 수 없고, 대외개방은 폐쇄적인 국가, 사회적인 국가가 개방을 할 때는 국제관계가 풀려야만 개방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도 78년 말에 개방할 때 미국과의 관계가 정리된 다음에 개방했거든요. 그리고 베트남이 개방·개혁 정책을 추진할 때도 미국과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가 된 상태에서 그러니까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조건으로 개방을 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북한은 개방을 하기가 어려운 국제정치적 환경이죠. 그 다음에 개혁 얘기를 한다면 개혁은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내부 개혁이죠. 제도를 바꾸거나 정치운영원리를 바꾸는 것은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자를 공식선상에 데려나온다는 자체가 신식 아닙니까, 서방에서 하는 짓 아닙니까, 고르바초프도 과거에 이전 소련지도자들이 하지 않은 짓을 했었죠. 부인을 국제적으로도 대두시키고 그랬는데 그런 점에서는 신식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미키마우스가 되에 있는 것도 한 장면에 불가하지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나이가 젊은데다가 외국 생활을 했던 김정은이기 때문에 북한도 외국처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그런 것을 내부적으로 시작하지 않겠나, 다만 대외적인 개방은 미국과의 관계가 풀려야만 된다는 그런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 개방과 내부개혁을 구분해서 설명을 해 주셔서 유익한 도움이 됐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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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통일부장관>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