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독도 문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의 갈등이 양국 정상들이 개입하면서 극에 달하고 있는 양상입니다. 지난 금요일, 노다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공식적인 방식으로 직접 개입하고 나섰는데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나 일본의 영토다. 한국이 전후에 힘으로 불법 점거했다.” 이런 내용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그리고 '일왕 사과' 발언 이후 일본이 강공모드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여기에 일본은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고 하고, 그 외에 또 추가적인 경제적 보복 조치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한일본대사까지 교체되는 상황입니다. 일본의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이유는 뭘 지 일본 도카이 대학의 김경주 교수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일본 도카이 대학의 김경주 교수 (이하 김경주) :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
알고 계시겠지만, 국내의 일본 쪽에 대한 분위기, 상당히 좋지 않습니다. 일본의 정계 말고 일본 국민들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김경주 :
저는 개인적으로 그래도 비교적 차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에 간 지 이틀 후인 8월 12일에 일본의 마이니찌 신문이라는 대표적인 일간지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독도 방문으로 인해서 한국에 대한 반감이 생겼느냐, 라는 질문이었는데요. 이 질문의 55%는 그렇다고 대답을 했지만 40%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이것은 의외로 40%, 절반에는 못 미치지만 변함이 없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많았고 또 세대가 젊을수록 20대일수록 이번 일로 인해서 한국에 반감이 생기지 않았다고 대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본 정계나 일부 우익세력, 언론 등을 중심으로 선정적인 발언과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요. 그러나 일본 국민들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한국을 봐야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고 이것은 아무래도 한국과 일본이 과거 한 10년에 걸쳐서 문화적 교류, 사회적 교류가 상당히 진전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런 효과가 조금은 냉정한 기조를 형성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
일본 언론들의 반응은 언론사마다 다르겠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주 :
전반적으로는 한국과 마찬가지 양상이라고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일단은 언론이다 보니 정부 관료의 발언, 정치가들의 발언, 우익들의 데모의 모습 이런 사실관계를 전하고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독도 문제와 관련해서 일본 측 주장만을 보도하고 있다는 거죠. 왜 한국이 불법점거를 해놓고 자기 거라고 우기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는 전문가나 정치가들의 발언만 보도를 하고 한국 측의 근거나 차근차근한 논리에 대한 보도가 거의 없다보니까 오해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언론사마다 약간 논조는 다릅니다만 예를 들어 일본의 대표적 경제 신문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통화 스와프나 FTA에 대해서 정부 관료들이 발언하는 것을 두로 외교는 정경분리의 원칙을 지켜야 된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과의 경제 관계를 고려할 때 그게 반드시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얘기하고 있고요. 또 아시히 신문 역시 한일 관계의 특수성과 협력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우리가 냉정해져야 된다는 논평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소수 발언이다, 지금은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
일본 정부 측은 총리가 앞장서서 강경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일본 관료들조차 심지어는 우리나라 유명 배우들의 입국을 금지하겠다, 이런 정도로 정말 세게 나오지 않습니까?
김경주 :
그것은 세게 나왔다기보다는 상당히 치기어린 발언이고 유치한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 언론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고요. 또한 친서반환과 관련해서 우리나라 공관직원을 그야말로 문전박대하지 않았습니까. 일본 노다 총리는 우리는 품위 있는 외교를 하겠다고 얘기한 것과 모순된 것 아니냐 비판도 일각에는 있습니다. 문제는 송일국 씨도 그렇겠습니다만, 여러 한류 스타를 비롯해서 일본에서 관광이나 문화사업, 요식업에 종사하시는 교민들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심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노다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는 한국이 강경자세를 취하고 있는 한 우리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더욱 더 견고히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지금 현재 일본은 독도 문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아시다시피 센카쿠 열도라고 하죠. 중국과의 영토 분쟁에 있어도 중국 활동가들이 센카쿠에 착륙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우리로서는 일본의 영토 문제가 독도로만 집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다행스런 면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일본이 한꺼번에 영토 문제가 터지면서 우리가 절대 물러설 수 없다 그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 자체를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또 한편으로는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죠. 어쨌든 여태까지의 강경한 서로 간의 태도는 어느 정도 예상된 거였다고 보면 되겠고요. 어차피 기 싸움이라는 게 말로 서로를 위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것은 한국도 일본도 한 치도 물러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지만 앞으로 어떤 돌발 상황, 예를 들어 한국이 거기서 군사훈련을 한다든가 아니면 일본이 측량선을 파견한다든가 이런 추가적인 행동이 없는 이상 어느 정도 지금의 여론은 조금씩 진정국면으로 들어서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 봅니다
앵커 : 일본이 선거를 앞둔 상황이고 일본의 여론 지지율이 굉장히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것도 작용하는 바가 없을까요?
김경주 :
아무래도 그 작용을 했죠. 일본 같은 경우 한국보다 크게 선거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의원 내각제이기 때문에 중의원의 임기가 4년이 있기는 합니다만, 4년을 다 채우는 법이 없습니다. 그때그때 마다 총리는 본인의 지지율이 높을 때 중의원을 해산시켜서 다시 한 번 재집권하는 그런 정치 형태로 나가거든요. 그런데 노다 총리 같은 경우 지금 야당의 압박으로 어차피 이번 가을, 아무리 늦어도 내년 봄에는 해산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그때 재집권은 거의 힘듭니다. 당으로의 재집권은 거의 포기를 한 상태이고 다만 강경 발언을 내놓음으로서 뭔가 자민당의 강경세력, 보수 우익세력이라고 하죠. 그 사람들과 손을 잡고 개인적인 서바이벌에 거의 나서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되면 일본이 선거를 치러서 새로운 정권이 탄생을 하더라도 어차피 보수 우익정당이 정권을 잡을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는 겁니다. 한국 같은 경우 보수와 진보의 대립이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뚜렷하게 있습니다만 일본 같은 경우 진보 세력은 소수에 불과하고요. 점점 더 보수 우익들이 정계에서 훨씬 더 세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 게 이것은 단순히 한일 간의 문제에서 벌어진 현상이 아니라 일본이 과거 20년 동안 일본의 국력이 차차 쇠퇴해 가면서 국내에서도 강경 발언이 먹혀 들어가는 정치 풍토의 흐름으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 일본 정계 전체가 우경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고 진단하시는 겁니까?
김경주 :
네, 그렇죠.
앵커 :
그런데 근 50년 가까이 자민당이 집권했을 때는 정당의 성격이 그래서 그렇다고 하는데, 민주당은 저희가 구분해서 생각하고 전향적이고 진보적인 시각이 있다고 봤는데 결과론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셈이네요?
김경주 :
네, 그렇죠. 민주당이라는 당이 실은 겉에서 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복잡합니다. 말하자면 애초에는 진보세력이 중심이 됐습니다만, 진보 세력만 갖고는 정권을 잡기까지는 힘이 달렸던 거죠. 그래서 노다 씨를 비롯해서 자민당의 보수와, 또 본인도 보수이지만 자민당에 못 들어갔던 소장파 의원들 이런 식으로 만든 당이 민주당입니다. 흔히 말하는 말로는 짬뽕 정당이라고 이해를 하시면 쉬울 텐데요. 물론 과거에 그 중에서도 하토야마 내각이나 칸 내각 같은 경우는 상당히 진보적인 색채를 띠었죠. 그런데 문제는 지금의 노다 총리는 민주당 중에서도 가장 극우에 속하고 그런 의민에서 자민당의 극우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헌법 개정을 해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해석을 다시 한 번 해보라는 이런 지시를 내린 것도 그런데 이것은 이 사람의 정치적인 사상이기 때문에 우리가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질 때 반드시 정계 개편이 이루어진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 말은 뭐냐 하면 지금 민주당의 우익 세력과 자민당의 우익 세력이 손을 잡고 새로운 정당이나 흡수 정당으로 해서 어느 한쪽으로 자민당으로 흡수되든 그런 식의 형태로 가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오사카의 하시모토 지사가 위안부와 관련해서 강제로 연행한 증거 있으면 대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것 역시 전체적으로 그 흐름으로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지금 어떻든 이런 영토 문제도 생기고 중국이 등극을 하고 있고, 일본이 그 중국을 경계하면서,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우리도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 게 다음 정권은 누가 잡듯이 보수가, 일본의 전체적인 여론의 흐름을 봐서도, 정권을 쟁탈할 가능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죠.
앵커 :
일본 정치권에서는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나 일왕 사과 발언이라는 것이 일종의 정치적인 배경, 내정 상의 문제가 있어서 불거진 돌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경주 :
솔직히 돌발 상황이기는 한국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일본으로서는 더욱 더 돌발 상황이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의도에 대한 일본 측의 분석도 한편으로는 냉정하게 귀를 기울이고 정확히 분석하고 평가해야 될 부분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일본으로서는 지금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도대체 독도에 왜 갔는가, 그 의도와 그 결과죠. 한국의 국익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한일 관계를 그냥 냉각시키기 위해서인가 그럼으로 해서 본인의 어떤 업적을 쌓기 위해서인가 분석을 해봤는데 결과적으로는 그게 그렇게 전략적인 것 같지도 않고, 한국의 종군위안부 문제때문에 갔다고는 말 하지만 그렇다고 종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는 기미로 가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국내 정치용이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일왕 관련 발언과 관련해서도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게 상당히 잘못된 발언이 아니었나, 생각하는데요. 그 의미는 우리로서는 그게 타당한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그 발언을 해버리면 일본에서의 정치가, 관료, 언론도 이 문제는 못 건드리기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의 발언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한국으로서는 타당한 이야기라는 식의 이야기가 나올 여지가 없고 조종자가 나타날 수가 없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한 가지 경계하는 것은 지금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행동을 일반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한국이라고 모두 뭉뚱그려서 이야기를 하거든요. 그러니 일반 국민들은 마치 한국이 상당히 전략적인 검토를 거쳐서 그야말로 때를 노리고 있다가 상당히 악의적이고, 의도적으로 확신범적으로 간 거라고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이미 벌어진 일이라 이것을 합리화시키고 이것을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하고 주장하고 강경 태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그런 의미에서는 우리에게 반드시 좋게 돌아가는 상황만은 아니라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앵커:
그나저나 저희 내부에서 분석을 해보면 양국 간의 냉각 상태가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극단이라고 하면 군사적 대립까지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김경주 교수께서 보시기에 양국 정상들까지 개입한 한일 양국의 갈등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 걸로 보시나요?
김경주 :
정상들까지 개입한 갈등이라기보다는 정상들이 초래한 갈등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상태가 아무래도 내년 봄까지는 가지 않겠습니까. 내년 봄이 되면 한국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 있는 상태고 또한 일본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어느 정도의 중재자로서의 역할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 오겠고요. 미국으로서는 지금 다 끝나가는 정권이고 본인들 자체도 어떻게 될 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표면상으로 미국이 개입하는 일은 없겠지만 조정자 역할은 할 수 있겠죠. 그런 면에서 한국도 일본도 속내는 같습니다. 우리가 가치관을 교류하고 있고 또한 실속적으로 경제 교류가 확대되고 있고, 북한과 우리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일본도 중국을 경계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상의 협력의 파트너는 아무래도 동북아에서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한국밖에 없습니다. 우리로서도 일본의 효용성을 인정하고 있고요. 따라서 현재 일본으로서도 여러 카드를 끄집어내고 있습니다. 통화 스와프나. FTA나 안보리에서 우리가 이사국 되는 것을 밀지 않겠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고 있지만 일본 역시 우리나라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면서 추가적인 카드를 꺼낼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서 조금 숨을 고른다면 추가적인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일본 역시 이제는 선거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한국 상대로 자꾸 그런 것을 하면 일본 국내 언론도 선거용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봐가면서 할 것이다. 따라서 봄까지는 이 상태를 유지하고, 봄이 끝나면 다시 한 번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해서 서로가 움직이지 않겠나, 이렇게 봅니다.
앵커 :
한국 측으로서도 일본이 주장하는 논리가 무엇인지 상세히 알아볼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일본 도카이 대학의 김경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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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주교수>YTN 라디오 김갑수의 출발새아침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