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말하는 고졸신화는 없다. 55만명 특성화고 졸업생에게 사죄해야.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비례대표)은 8일 고용노동부 본부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부와 이채필 장관을 열린 고용, 고졸취업의 기본도 모른 채 고졸지표만을 일시적으로 올리려 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지적하며, 고졸취업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밝혔다.
실제 정부는 열린 고용과 고졸취업에 관한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2011년도 국정감사 보고자료, 대통령 보고자료, 상임위 보고자료 등을 통해 고졸취업에 관한 이명박 정부의 가치관을 반복적으로 피력해 왔다.
장하나 의원실이 17개 교육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특성화고가 가장 많은 서울, 경기도 지역 특성화고 졸업생 취업기업 목록 1, 2위는 군대와 롯데리아였다. 서울은 1위가 군대, 2위가 롯데리아, 경기도 1위는 아웃백, 2위가 군대이다. 고졸취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통계다.
부사관은 임기 4년의 계약직으로 최근에는 장기 지원하는 이가 많아서 장기입대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롯데리아, 아웃백은 시간제 일자리 혹은 매니저로 입사한 경우인데 매니저의 경우 보통 120만 원정도의 일자리였다. 사실상 고졸취업이 학력인플레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알바나 하라는 의미로 읽힌다.
롯데리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특성화고 출신 학생은 “고 3, 10월쯤 되면 거의 취직이 결정돼요. 저도 과거에 4개월간 매니저로 한 달에 110만원 받으면서 일해 봤지만,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아요. 그리고 4개월 정도 하다가 다시 전문대 들어갔어요. 대기업이나 은행에 취직하는 친구들은 한반에 5명 정도 갈까 말까인데 신문 보면 거의 좋은 곳에 취직하는 것처럼 나오면 답답하죠. 저 같은 애들이 거의 다인데요.”라고 말하며 고졸취업의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장 의원은 고용노동부와 이채필 장관이 청년고용정책의 단골메뉴로 자랑했던 열린 고용, 그리고 열린 고용의 핵심인 고졸취업은 “일종의 사기행위”라며 특성화고 학생들이 가장 많이 취직하는 곳이 4년 계약직이나 마찬가지인 부사관, 월 110만원에 1년 이상 일하는 사람이 손에 꼽히는 패스트푸드점 매니저인걸 보면 고졸신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오히려 1년 만에 정부의 강요로 취업률을 10%이상 끌어올리다 보니 고용보험 가입여부 파악은커녕 취업률에 포함시키지 말아야 할 PC방, 편의점, 동네분식집까지 포함시키는 거짓 취업률을 만들어 냈다.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은 이명박정부와 고용노동부의 고졸취업신화라는 미명 하에 단순한 수치로만 이용된 셈이다. 장하나 의원은 “이명박 정부 5년간의 고졸 청년취업정책은 사실상 사기”라며 “새로운 정부에서 전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습생에서 취업을 하기까지. 고용유지율 파악 하고 있긴 하나?
전국의 취업기업 분석 결과 1위 LG 디스플레이, 2위 군대(부사관), 3위 삼성전자이다. 이 중 1, 3위는 제조업 사업장으로써 고졸 신규채용을 하기 전에 이미 현장 실습생으로 발탁한다. 이르면 여름방학 시작 전부터 현장 실습이 이루어진다. 이 학생들 중 일명 ‘버티기’를 잘한 학생들에 한해 신규채용을 단행한다. 대기업이지만 해도 제조(기능)직이 대부분이다.
현재의 특성화고 취업률은 취업의 여부만을 판단할 뿐, 고용지속성을 살펴보지 않는다. 장하나 의원은 제조업 사업장에서 현장 실습생으로 일하다 신규인력으로 채용 된 노동자들의 고용지속성 분석을 위해 고용유지 파악 여부를 교육과학기술부나 고용노동부에 자료요구를 하였다. 그러나 두 곳 모두 ‘그런 정보까지는 관리하지 않고 있다.’라는 답변뿐이다.
특성화고 취업 그리고 취업의 질을 위한 조사, 관리가 전무하다는 것을 또 다시 보여주고 있다. 소위 대기업 ‘제조업’ 사업장에 취업하지만 이들의 고용유지에 대해서 아무도 파악하지 않고 있었다. 열린고용이라 하지만 여전한 차별 속에서 퇴사 후 진학을 선택하는 고졸 취업자 역시 상당수다. 이를 감안할 때 대기업 취업률만 놓고 특성화고 취업률을 이해하기에는 상당히 표피적이다.
설령 위와 같은 처우를 감안하고 취직한 경우라고 해도 법적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뒤 ‘동등한’ 대우, ‘상응하는’대우가 현실로 이루어질지 미지수다. 그리고 직무 또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고졸사원들에게는 일명 승진에 유리한 핵심부서로의 발령은 어려운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취업기업목록 1위, 3위 모두 lcd, 반도체 및 전자부품을 만드는 제조업 사업장인 것을 살펴보면 더욱 위와 같은 사실은 명확해진다.
1년 만에 고졸 취업률 14.23% 증가, 이명박 정부 마지막 치적을 위한 취업률 짜내기
지난해 2월의 특성화고 취업률과 2012.2월의 특성화고 취업률을 비교해 보면 놀라 지 않을 수 없다. 1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교육청이 9개에 이르고 평균 14.3%나 상승했다. 현 정부는 무리한 취업률(11년 25%, 12년 37%, 13년 60%)을 제시하면서, 목표 취업률에 미달하는 특성화고는 통폐합이나 일반고로 전환한다며 협박하고 있다. 이에 일선 특성화고는 어쩔 수 없이 취업률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장하나 의원은 “보이는 취업률만 높이기 위해 취업률 계산법까지 바꾸는 행태가 이채필 장관이 말하는 ‘고졸 신화’인가? 제발 이명박 정부 말년 치적을 위한 과대 부풀리기 쇼는 그만두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은 도대체 얼마를 받고 일하는 걸까?
전국 16개 교육청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평균임금을 계산한 결과 평균 연봉 1640만원, 월급으로 계산하면 137만원이 나온다. 대졸 평균 임금 200만원인 것에 턱없이 부족 할 뿐만 아니라 청년이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청년생활비(월세 40만원, 교통비 15만원, 통신비 10만원, 식대 25만원, 공과금 10만 원 등: 청년 유니온 설문 자료 바탕) 에 빠듯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아주 크나큰 허점이 있다. 바로 이 평균 임금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똑같은 기업에 취직을 해도 다르게 집계되는 임금이기 때문이다.
전국 교육청이 제출한 자료 정리
기업별 임금까지 제출한 강원도, 충북, 대구의 경우는 임금 자체가 뒤죽박죽이다. 똑같은 기업에 취직해도 임금이 지역에 따라 크게는 110만원이나 차이를 보였다. 실제 삼성 LCD의 경우 강원도 제출자료 월 150만원에서 경북은 260만원이다. 일반적으로 특성화고 출신 취업자들과의 임금면접은 전화면접을 통해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적은 임금을 부끄러워하여 부풀리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임금은 둘 중 낮은 임금보다도 더 적을 수 있다. 이렇게 보면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이다.
입사한 이후는 어떨까?
특성화고 학생들이 배우는 ‘진로와 직업’ 책을 살펴보니 취업 후 당할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한 대처방안, 기본적인 노동법에 대한 내용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책의 대부분은 적성 찾기, 행복한 직업의 조건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책의 중간 중간 ‘삶을 살아가는 것에는 학력이 중요하지 않다’라는 말들이 강조되어 있다. 교과서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말하는 고졸신화는 말 그대로 극히 일부의 사례를 제외하고, 대부분 거품 혹은 사기다. 뿐만 아니라 특성화고 취업자 대부분은 불합리한 회사의 지시, 불공정한 대우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고졸취업에 대한 조사,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앞서 특성화고 취업을 분석하기 위해 장하나 의원은 전국 17개 교육청에 특성화고 취업률, 취업자의 평균임금, 취업기업 목록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고용보험 취득, 상실의 날짜에 대한 자료요청을 했으나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청의 답변은 ‘자료 없다’가 대부분이었다. ‘취업의 질’을 살펴보기 위한 차선책으로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취직한 취업기업목록을 분석 했다. 이 과정에서도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대기업의 목록만을 보내 준 교육청, 동네 PC방, 야구장, 주말치킨 아르바이트까지 취업기업에 포함시킨 교육청부터 자료가 없다고 고집하다 ‘타 지역 교육청은 자료가 존재한다.’라고 하자 바로 다음 날 발송한 교육청까지 ‘취업기업목록’ 때문에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졌다.
엄마 나 김밥천국에 취직했어?
취업기업목록에 김밥천국, PC방 아르바이트 등 단순 아르바이트가 10% 16개 교육청(세종시 교육청은 2015.2월 졸업생이 첫 졸업생이므로 제외)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움을 넘어선 경악이다. 이유는 자료의 빈약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연 일선학교 교사들과 진학상담교사들에게 취업에 대한 개념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까지 들 정도의 자료였기기 때문이다.
지난 4일 민주통합당 박홍근 의원실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아도 특성화고 취업률의 허상이 절실하게 나타난다. 40여 개 특성화고 졸업생 4천 명의 취업실태를 화인한 결과 취업사실 없거나 퇴사 20%, 취업업체 존재 확인불가가 13%에 달했다고 한다. 여기에 위에 등장하는 pc방, 분식집, 동네호프집 등 취업이라 부르기 민망한 업체 10% 정도를 합한다면 특성화고 취업의 허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임기 년도 마지막 치적을 위하여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의 질, 고용지속성은 내팽겨진 것이다.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방 특성화고 교사의 제보가 있었다. 위와 같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과도한 취업률 경쟁 때문이었다고 한탄했다. 제보교사의 담당 교육청도 전년보다 취업률 12% 상승이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낸 곳이었다. “저도 제가 가르치고 아낀 제자들을 분식집, PC방 취직했다고 적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게 안돼요. 한 가지 웃긴 예로 부실대학 그거 있죠? 부실 대학의 여부의 제 1순위가 취업률이거든요? 취업률 거기에 4대 보험 안 든 직장, 아르바이트는 넣지를 않아요. 그런데 내 제자들 그러니까 상고, 공고 나온 학생들 취업률 계산할 때는 아르바이트, 4대 보험 그런 거 따지질 않아요. 이게 말이 되나요? 위(부장교사)에서는 쪼고 제자들 볼 때마다 목이 메요.
이명박 정부가 청년정책 브랜드로까지 치켜세운 열린 고용, 고졸취업정책은 사실상 허상이었다는 것이 교육현장의 목소리다. 장하나 의원은 청년고용지표 향상도 좋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일자리와 고용안정”이라고 언급하며 고졸청년들을 자신의 치적 쌓기의 수단으로 활용한 이명박 정부는 55만 고졸청년들에게 사죄해야” 하고 “새 정부에서 제도적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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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서울은 군대 경기도는 아웃백이 고졸취업 1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