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나를 밟고 가라- 정치쇄신 의지를 가장 분명하게 상징적 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김갑수 앵커 (이하 앵커) : 어제 민주통합당 김한길 최고위원이 지도부 동반 퇴진을 요구하며 최고위원직을 내놓았습니다. 과거 DJ 시절부터 야권의 전략통으로 통하는 인물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후 여의도 정가와 잠시 거리를 두었는데요. 작년 민주통합당 당대표 선거에서 이해찬 대표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바가 있습니다. 차석으로 민주통합당 지도부로 입성한 것이죠. 대선이 40여일 남은 시점입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쇄신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어제,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습니다. 김한길 최고위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한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이하 김한길) : 네,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입니다.
앵커 :
어제 최고위원직 사퇴 입장을 밝히신 내용을 제가 봤는데,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의 쇄신을 거리낌 없이 이끌 수 있도록 지도부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용퇴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런 결단의 배경이 무엇입니까?
김한길 :
우선 지난 1년 반 동안 안철수 현상이 유지돼 있는 것을 보면 정치 쇄신이라는 것이 시대정신이고 국민의 요청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민주당도 진작에 정치 쇄신에 더 적극적이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문 후보가 적극적으로 쇄신에 나설 수 있도록 현 지도부가 자리를 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한 것이고요. 현 지도부의 퇴진은 기성 정치에 대한 문재인 후보의 정치쇄신의 의지를 가장 분명하게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놓은 겁니다. 만약 정치 쇄신을 확실하게 문재인 후보가 주도해 낸다면 단일화 경쟁에서도 승리하고 박근혜 후보와의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앵커 :
제가 이 시간을 통해서 안철수 캠프 측 인사들과도 인터뷰를 여러 차례 했어요. 그럴 때마다 반복적으로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안 캠프 측에서 요구하는 민주당의 쇄신이 뭔가, 그러면서 직설적으로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퇴진하는 것을 의미합니까, 아예 대놓고 질문을 드려도 답변을 못 얻었어요. 굉장히 모호한 얘기만 반복됐기 때문에, 뭐가 쇄신인가에 대해서 지금도 궁금증을 갖고 있습니다만, 당사자인 이`박 두 분 대표는 난 이미 2선으로 물러난 것 아니냐 그리고는 각자, 이해찬 대표 같은 경우 충청권에서, 박지원 원대대표 같은 경우 호남권에서 선거지원하고 있는데 왜 사퇴를 해야 되느냐는 반문을 한단 말이죠. 지도부가 총 사퇴를 해야 될 필연성이 어떤 걸까요?
김한길 :
지금 말씀 중에, 우선 첫 번째 말씀 안철수 후보 측의 요구에 의해서 우리가 정치쇄신을 해야 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그 현상으로 확인된 국민적 요청에 순응해야 한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지금 말씀하신 분들이 고향인 충청도와 호남에서 선거지원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 그건 참 훌륭한 입장이죠. 왜냐하면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미 사실상 2선에서 물러났는데 그 말은 맞는 것 같지 않습니다. 사실상 지금도 앞장서서 말씀하고 계시죠. 가령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 될 수 없다는 공격을 이분들이 가장 앞장서서 시작한 것이고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죠. 그런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될 뿐 아니라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우리 문재인 후보의 기성 정치에 대한 쇄신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일이 현 지도부의 용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사무실 나오면서 신문을 보니까 경향일보 사설에, "많은 시민들은 민주당을 문재인 당이 아니라 이해찬 박지원의 당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거 사실 아닙니까. 이제는 이런 껍질을 스스로 깨서 벗겨내야 문재인 후보가 대선 승리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앵커 :
두 번째 문제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현 지도부가 총 사퇴를 하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겁니까, 혹시 비대위 체제까지 가는 것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김한길 :
비대위도 필요 없고요.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지도부의 전권, 모든 권한을 이미 대선 후보에게 위임하는 결의를 했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필요 없습니다. 대선 후보가 당대표를 겸하게 되는 것이고, 최고위원회를 겸하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
김한길 의원님이 최고 위원직도 사퇴하면서 던진 메시지인데,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는 원내에서 할 일이 너무 많다, 이해찬 원내대표도 바로 응답한 셈이에요. 지금은 퇴장할 때가 아니다, 이런 입장을 표명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김한길 :
우리 당 지도부에 속하는 개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서 제가 하나하나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고요. 그분들도 정치를 아시는 분이고 아마도 많은 생각을 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
좀 어려운 질문 하나 드려도 될까 모르겠습니다. 정치 토론하는 공간들이 여러 군데 있지 않습니까? 김한길 의원께서 사퇴발표를 하자, 안철수 캠프에서는 단일화에 한 발짝 다가섰다라고 반기는 평가했습니다. 혹시 교감이 오는 것 아니냐, 아예 기정사실화 하는 데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김한길 :
말이 안 되는 얘기죠 그분들이 자꾸 저한테 잘했다고 하면 당내에서 제 위상만 애매해 집니다. 지금 안철수 후보를 위해서가 아니라, 엄밀하게 말하면 우선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이기기 위해서 보다 정치쇄신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밝힘으로써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제 말씀의 요지거든요. 물론 안철수 후보도 훌륭한 분이죠. 그러나 그분이 전매특허로 내걸고 있는 정치쇄신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국민적 요구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쪽에 지지율이 그만큼 담보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것을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안철수 후보는 새로 나온 분이니까 정치쇄신에 대해서 필요하다는 말만 할 수 있지요 우리는 기성 정당이기 때문에 정치쇄신을 실천할 수 있지 않습니까. 실천함으로써 상대적 우위를, 실천적 의지를 보여준다면 단일화 과정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고 그 여세를 몰아서 본선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앵커 :
옛날말로 불감청고소원이라고 하죠. 감히 요청하지 못하지만, 바라 마지않던 일을 김한길 대표가 한 게 아닌가 이런 얘기들....
김한길 :
그런 말씀들은 참 난처한데요. 2002년에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협상에 나섰을 때에도 노무현 후보의 상당히 측근이라는 분들로부터 재벌 후보에게 노무현 후보를 팔아먹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 오해 받으면 참 속상했지만 이회창 후보에게 정권을 주는 게 되니까, 안 되면 내가 이민까지 생각해서 해냈고 노무현 대통령 만들어 냈습니다. 지금도 저는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지 않아야 된다고 앞장서서 얘기합니다. 안철수 후보를 공격해서 넘어뜨리고 무찔러서 우리가 단일화 후보가 된다고 한 들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 중의 상당수가 따라오지 않게 되면 우리가 정권을 잡을 수가 없거든요. 안철수 후보도 크게는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고 껴안고 가야 박근혜 후보에게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정도거든요.
앵커 :
혹시 문재인 후보 측과 직접적인 교감이 있습니까?
김한길 :
직접적인 교감이라고 하면... 물론 가끔 얘기도 하죠.
앵커 :
지도부 사퇴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후보도 상당히 난처해 보이는 입장을 보이기도 한데요.
김한길 :
난처한 면이 있겠죠
앵커 :
그 얘기는 한 발 물러서고 말이죠.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여론조사 상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어떤 해법, 그리고 단일화 과정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가능성에 가까이 가는 것인지, 전반적인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김한길 :
바로 그런 안타까운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 참으로 시간이 없고 절박감 때문에 우선 제가 가진 기득권부터 내려놓고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고요. 문재인 후보도 난처할 수 있지요. 그러나 일부 저항이 있더라도 결단력을 가지고 정치 쇄신을 관철시키는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준다면 민주당에 실망해서 안철수 후보 쪽으로 가 있는 분들이나 부동층으로 떨어져나간 지지하는 분들이 우리 당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러면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율도 상당히 빠른 시간 동안에 안철수 후보를 앞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앵커 :
심지어는 호남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많이 밀리지 않았었습니까. 지금은 거의 근접했다는 추세 분석들이 있는데, 어쨌든 단일화 과정이 지금 전개 중이라고 한다면 현재는 지지율 싸움처럼 돼 있단 말이죠. 왜 이렇게 지지율이 정체돼 있는 상황일까요?
김한길 :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등장은 역사적인 재앙이다, 이렇게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호남의 유권자 분들인 것 같아요. 제가 지난주에도 광주 전남에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요. 그러니까 그분들이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 가운데 누가 박근혜 후보를 이길 경쟁력이 더 높은가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그런데 지금은 본선 경쟁력 면에서 우리가 앞서고 있지 못하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런 진통과 고통을 극복하면서 우리가 가진 것을 내놓고 정치쇄신을 해내면 안철수 후보의 가장 앞선 구호인 정치쇄신이라는 구호 때문에 뭉쳐있는 분들의 상당수를 우리가 견인할 수 있고, 그러면 단일화에서 이길 수 있고 본선 경쟁력이 재고되면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안철수 후보보다 앞서기만 하면 호남 민심은 즉각 문재인 후보에게 환호할 것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
여러 대선 동안 제3 후보들을 항상 봐왔습니다만, 안철수 후보처럼 강력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경우가 드물거든요. 도대체 안철수 후보가 강한 겁니까, 문재인 후보가 약한 겁니까? 질문이 너무 이상한가요?
김한길 :
질문이 굉장히 아프네요. 우리가 잘해서 훨씬 더 강해져야 지요.
앵커 :
안철수 후보 측은 단일화 과정에서 계속 주장하는 '정책논의가 더 중요하다.' 즉, 단일화 협상 테이블을 마주하려고 하지를 않아요. 앞으로도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자리를 마주할 수 있는 거죠?
김한길 :
우선 결론적으로 얘기 드리면, 25일이 후보 등록 아닙니까. 후보등록을 각각 해놓고 그때 상황 봐서 그 뒤에라도 단일화 하자, 이런 주장하는 분들도 일부 있는 것 같아요. 꼭 안철수 후보 측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 쪽에도... 그러니까 지금 국고지원금 문제도 이슈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문재인 후보가 우리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후보 등록 이후에 단일화도 고려하자는 말씀은 박근혜 후보에게 정권주자는 주장과 저는 다른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고려할 수 없는 문제예요. 각각 후보 등록해놓고 투표용지에 각각의 기호와 이름이 박힌 이후의 단일화, 그것은 고려해서도 안 된다고 중요합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정권 잡는 것이지 2등 하자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까 일부에서 제가 최고위원직 내놓고 물러선 것에 대해서 권력투쟁의 요소가 있지 않느냐고 얘기하시는데 정 반대거든요
사실 지도부 퇴진 문제는 이런 저런 목소리가 있었던 것 아닙니까. 그러는 와중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2순위인 제가 당 서열 제 2위니까요. 김한길이 승계하게 될 것 아니냐 그러면 우리는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그쪽에 가까운 분들이 있다는 얘기도 제가 여러 번 들었고, 또 그런 기사도 최근에 있었잖아요. 그렇게 제가 그렇게 승계해서 당권을 내가 갖고 싶은 게 아니라는 것을 이 문제를 지금 그런 차원으로 얘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먼저 내려놓은 것이고요 정권교체 하느냐 마느냐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를 하는데 당내 권력의 향배 때문에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얘깁니다 당권이라는 기득권 가지고 제 1 야당하면 된다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는 정권교체 사실상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앵커 :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탄생할 때도 결국은 형태는 다르지만 단일화가 있었단 말이죠. 그리고 가교 역으로 김한길이라는 존재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앞으로 그 역할을 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복안이 있으십니까?
김한길 :
지금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하고 있고요, 제게 맡겨지는 일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해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 생각의 일환으로 어제 제가 가지고 있던 직을 내려놓은 것이고요. 이것이 정권 교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내려놓은 것입니다. 이것 자꾸 저는 여러 가지로 너무 정치적으로 복잡하게들 보셔서요. 사실은 자기들 희생하고 헌신하는 경쟁, 정치쇄신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경쟁, 이런 경쟁은 얼마든지, 아무리 더 있어도 국민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대선 승리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으면서 이후의 행보가 계속 주시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김한길 최고위원이 앞으로 야권 승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하실지 주목을 하면서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고생 많으십니다.지금까지 민주통합당의 김한길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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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출발 새아침>김한길 최고위원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