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비정규직 근로자 7대 보호대책 발표
(뉴스파인더)당정이 협의해 비정규직을 보호하고 차별을 없애는 내용의 쇄신책을 내놨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사회보험료를 정부가 일정부분 공동부담키로 했으며, 불법파견 근로자를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토록 의무화한 게 골자다.
한나라당과 고용노동부는 9일 국회에서 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의 ‘비정규직 근로자 7대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최저임금 120% 수준(월 124만원 이하)의 근로자에 대해 고용보험과 국민보험을 근로자와 사업주, 정부가 1:1:1로 나눠 내게 된다. 기존에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절반씩 내고 있었지만 이번 대책으로 근로자와 사업주의 부담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월 15시간 이상 일하는 파트타임 근로자들부터 적용되며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경우 관련예산은 2,400억원에서 3,000억원까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영세 사업장들은 대부분 4대 보험료 납부를 기피하고 있어 사업장 등록도 없이 불법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사업장의 등록은 물론 사회보험 가입이 극히 저조한 이들의 관리와 보호에 애를 먹고 있는 정부는 이같은 방안을 통해 사업장 가입을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 사업장 등록과 4대보험 가입은 당연한 절차로써, 정부는 세수를 늘리는 한편, 정확한 산업구조 및 실태를 파악해 사각지대에 있는 근로자들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 기사와 퀵서비스 기사 등 특수형태업무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휴일, 명절 및 하계휴가를 비롯해 통근버스, 상여금 등의 사업장 복지에 있어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을 없앤다는 취지로 근로감독관에게 차별시정권한을 주도록 법을 개정키로 했다.
또한 사내하도급 비율이 높은 업종의 대기업에서 재해율을 산정할 때 사내하도급 업체의 재해를 포함하고, 원청의 산재 예방조치 의무를 현행 건설제조업에서 서비스업까지 확대키로 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한 하도급업체는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제대로 펼칠 수 없는 문제가 있어 왔다.
특히 건설업 등에서는 산업재해율이 공사수주 시 활용되는 PQ점수에 반영되기 때문에 공사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들을 하도급 업체의 책임으로 떠넘겨버리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 있었다.
이번 조치는 향후 모기업의 관심도를 높여 협력업체와의 상생은 물론, 근로자 안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재해율이 증가세에 있는 서비스업에 까지 확대됨에 따라 효과를 더할 전망이다.
또한 불법파견으로 확인된 경우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기간에 관계없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토록 의무화하고,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 비율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의 공제한도를 현행 1%에서 5~6%로 확대해 정규직으로 이행될 기회를 확대토록 했다. 이에따라 기업투자금액의 1%한도 내에서 고용이 추가로 1명씩 늘어날 때마다 최고 1,500만원의 사업소득세 또는 법인세가 감면될 전망이다.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제도는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혜택을 신규 고용창출 인원에 비례하게 받도록해 고용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에 대한 근로조건 실태 조사이후 10월까지 대책을 마련하고, 상생협력의 노사문화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당정은 또 정규직의 57% 수준인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을 8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가이드라인에 그친 비정규직 임금 인상에 대해 김성태 한나라당 비정규직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제시한 모든 대책을 적용하면 80% 수준까지 갈 것”이라며 “이미 80% 수준이 넘는 곳도 있어서 80%로 못 박으면 오히려 임금을 깎는 사업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노동시장 문제를 너무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당정의 압박이 현재의 일자리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 경영계의 생각이다.
즉 비정규직을 없어져야 할 일자리’라는 편견을 갖게 함에 따라 일부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좋아질 수 있겠지만 기업의 고용정책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이는 곧 일자리 감소와 기업의 인적자원 활용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사내하도급회사의 정규직 근로자를 원청기업이 직접 책임지게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으며 또 “불법파견이라는 이유만으로 직접 고용관계를 강제하는 건 과잉입법”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은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원인은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보호에 있다”면서 “특히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밥그릇 지키기 등이 근로자간 격차를 확대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법으로 “정규직의 과도한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직무 성과에 임금을 주는 직무급과 성과급제가 정착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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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사업장 사회보험료 정부도 공동부담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