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셋.넷!!! 돌리고, 접고, 펴고!! 돌리고, 접고, 펴고!!
아니 거기 아니지~. 여기서만 오른쪽 발을 점프해줘야지
이부분에서 뒷줄 앞으로 나오고, 양쪽어깨 더 신나게 흔들고!
그렇치!! 무릎 더 낮추고,, 계속 줄 맞추고,, 얼굴 미소!! 미소 어디갔냐!! 스마일~~
오늘도 밤 10시까지 이어진 치어리딩 안무연습에 다들 기진맥진 초토화된 모습이다
머리털나고 태어나 치어란걸 처음 접하는 그녀들이니 몸뚱아리가 어디 성하겠는가!
게다가 빡신(?) 연습덕에 벌써부터 부상자 속출...
무릎이며, 허리며 안쑤신곳이 없다는 팀원들의 아우성에도 왠지모를 그 비장함은 무엇일까?
(치어의 정석 NO.1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
그렇다. 우리는 ‘치어리더’들이다.
이번 제5회 한일검찰친선축구대회’를 위해 급조된(?), 하지만 그 준비와 열성만큼은 태능선수촌을 능가할만한 8명의 파워레인져-레인보우 치어팀” 되것다.
현 응원단대학생을 초빙. 벼락치기로 배운 안무를 바탕으로, 자체 회의와 각종 연예계 자료를 수집하며 안무를 수정, 또 발전시켜 나갔다. 마지막 피날레 엔딩장면 또한 우리들만의 작품이다.
노래선곡은 신나는 댄스곡(소녀시대 ‘지지지’, D.J DOC의 ‘런투유’, 무가당의 ‘오에오’)과 영화‘브링잇온’의 삽입곡인 ‘헤이 미키’를 각각 믹싱하여 2편으로 제작했다
첫 일주간의 연습, 우리팀원의 몸상태는 뻣뻣과 쑥스러움의 혼란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단장의 책임을 맡은 나로서는 팀원들을 구슬렸다 질책했다를 반복.. 고된 담금질을 해야하는 악역을 자청해야 했다.
준비과정에 아찔한 순간도 있다.
치어리딩의 백미중 하나인 화려한 의상을 전문대여점에 의뢰하였으나, 막상 받아본 의상의 노출수위가 인터넷상의 사진보다 훨씬 짧은「19금」(19세 관람불가)으로 아쉽게도 도덕적으로 부적절(?) 판정이다.
하루전 마지막 리허설 연습만 남겨놓은 이 시기에 의상이 틀어져 버린 우리는, 걱정할 시간도 아까워 그길로 당장 쇼핑상가 몇 곳을 뒤지기 시작했고, 드디어 광기어린 충혈된 눈으로 어렵사리 우리만의 치어복을 거머쥐게 된 것이다.(오~~심봤다!!)
두둥 오는 4일 토요일 오늘은 축구경기 당일 날 아침..
며칠만에 치어단의 얼굴은 핼쑥해진 모습이었지만, 오히려 얼굴엔 생기가 돌았으며, 팀 컨디션은 발랄해보였다.
이쁘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위해 동원된 갖가지 개인화장품이 셀수없이 쏟아지며, 우리들은 점차 ‘화장’이 아닌 분장-변장-위장’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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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푸르렀고, 날씨는 쾌청했으며, 드넓은 수원월드컵보조경기장의 천연잔디는 싱그러웠다.
간부님들의 입장을 시작으로 오프닝 행사가 진행되었고, 곧 한일친선축구경기에도 휘슬이 불려졌다
스텐드 응원에서 몸풀기를 마친 우리는 전반전이 끝난 하프타임때 첫 출격을 나갔다.
우리는 첫무대의 멋진 인사말을 준비해 갔었는데, 일본손님을 초대한 친선경기인 만큼 유창한(?) 일본어 인사가 그것이었다. (행여 까먹을새라 손바닥에 슬쩍 메모하는 쎈쑤!!)
강고쿠노 니뽄 와따시따치와 도모다치 데스-(한국과 일본 우리는 친구입니다)”
민나상-아이시떼루~ (여러분 사랑해요)
순조롭게 인사말을 하던중 나의 애드립 발동...
(순간 일본어를 까먹은 듯 장갑낀 손을 들추며 쑥스럽게 컨닝하는 척을 해버렸다.)
푸하하-여자의 육감은 예리하다 했던가?? 객석에서 빵빵~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렇게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하게 전환되었고, 우리의 데뷔무대는 드디어 시작됐다.
엉덩이와 손을 샤뿐히 흔들때마다 들리는 객석의 환호소리는 즉각적이었고, 화살손과 섹쉬(?)한 웨이브를 할때마다 보여주신 간부석의 흐뭇한 표정들 또한, 우리에겐 큰 힘이 됐다.
우리 주변을 둘러싼 각계의 취재진과 그들의 카메라에 잠깐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이 시간을 위해 오로지 땀흘렸던 기억을 떠올리며, 용기백배 충전하여 더욱 오버스러운 동작으로 크게크게 표현하고 있었다. (치어의 정석 NO.2 무조건 큰동작으로 오버해랏!)
거친 숨소리와 함께 엔딩장면을 마무리했을 때, 객석의 반응은 기대이상으로 폭발적이었다..
아- 정말 이때의 감동은....어떤 말로 표현못할 뜨거운 흥분이 등줄기를 타고 전해왔다.
 
우리는 치어리딩이 끝난후에도 스텐드 응원을 계속 진행했었는데, 건너편 일본응원팀 스텐드를 보니 우리와는 다르게 너무도 초라한 모습이다
별도 응원단도 없이 몇몇분들의 생목(?)과 박수로만 간간히 들리는 작은 구호소리 뿐....
앗!! 저멀리 강찬우 범정기획관님이 일본측 유니폼을 입고서 외롭지만 힘차게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우리에게 애절한(?) 눈빛으로 메시지를 전달해주셨고, 그 뜻을 해석한 나는 치어팀의 절반을 뚝 잘라 곧바로 일본측 스텐드로 뛰어나갔다.
우리가 달려가 신나는 동작과 함께 일본측을 목이터져라 응원하자 금새 분위기는 Up! Up! Up!!
1:0으로 한국에게 지고있던 일본 검사경기에서 곧바로 시원한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치어의 정석 NO.3 모두 함께 어울리며 즐겨랏!)
검사님들의 친선경기가 1:1로 멋지게 끝나고, 곧이어 수사관님들의 경기가 이어졌다.
하프타임때 우리 치어팀의 두 번째 출격이 이어졌고, 이 또한 멋지게 잘 마무리 되어 큰박수를 받으며 들어왔다.
열심히 싸워주신 우리 수사관대표팀은 아쉽게 0:2로 패했지만, 다들 얼굴엔 최선을 다한 뿌듯함이 가득했다
여기서 한가지 상기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번대회의 취지이다.
한 일전 이라는 국제경기지만, 이것은 오로지 양국 친선을 위한 것이지 승리만의 위한 경쟁이 아니란 것이다.
승패와 상관없이 다들 한바탕 신나게 축구로 하나가 되었으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신나는 한판 축구경기가 끝난 뒤 각국 선수들과 준비위원들을 위한 저녁만찬이 기다리고 있다.
이날 비록 예정엔 없었지만, 우리 치어팀의 활약을 어여삐 봐주신 덕분에, 우리는 만찬장까지 초대를 받게되었고, 하루종일 뛰며 응원한 우리의 굶주린 배는 맛있는 숮불바베큐 고기로 채울수 있다.
 
만찬장의 분위기는 축구장의 그것과 또 다른 축제장이다
일본선수, 한국선수를 가리지 않고 오가는 술잔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등은 친선교류의 진정한 어울림이다.
일본팀은 오랜 가뭄 뒤 맛본 우승이라 기뻤을 것이고, 우리 한국팀은 초대한 손님을 즐겁게 맞이해서 기뻤을 것이다.
일본측의 검사 및 수사관들의 한국어 실력은 상상이상이었으며, 우리와 대화소통에 문제가 없을만큼 능통했다. 만약 2년후 일본을 가게된다면 우리또한 간단한 일본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늘 이렇게 노력하고 준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배울점이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
 
날도 어두어지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 즈음..
일본 오노 형사국장님께서 우리 치어팀을 다시금 호명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고, 그 격려에 힘입어, 양국 선수들이 ‘앵콜공연’을 격렬하게(?) 요청하게 되었다.
우리는 곧바로 좁은(?) 단상위로 뛰어올라가(단상 바로아래는 연못..점프하다 빠질뻔 했어용-ㅋㅋ) 다시한번 화끈한 치어리딩을 한바탕 펼쳐보였는데, 다들 무대 코앞까지 몰려오시는 바람에..
우리와 선수들의 거리는 고작 1미터 남짓 수십개의 개인 디카들 후레쉬 세례를 받으며 잠시잠깐 ‘연예인’이 된듯 즐거운 착각에 빠져있다.
만찬이후 좀더 진한(?) 뒷풀이는 검찰가족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도록 하고..
이토록 큰(?) 국제적 행사인 “한․일검찰친선축구대회”가 크나큰 성황리에 마무리되어 무척 기뻤으며, 이 모든 행사를 준비하고 주관하신 고마운 손길에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정말 저희에겐 너무도 감사한 분들이 많았다.
일본 법무성 오노 코타로 형사국장님’과 일본 선수들께 감사드리고,
법무부 한상대 검찰국장님’과 대검 ‘문성우 차장님’의 크나큰 격려에도 감사드립니다.
조영곤 인권정책국장님’과 박재휘 검사님께도 감사드리며, 늘 저희를 아껴주셨던 ‘강찬우 범정기획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치어팀의 예산과 안전한 귀가까지 세심히 챙겨주신 법무부 ‘최창환 계장님’께도 감사드리며, 우리 한국팀의 모든 선수와 응원단 여러분들께도 머리숙여 고마움을 표시합니다.
<레인보우 치어팀을 소개합니다>
위 강민진, 조혜정, 박수진, 이미영
아래 채송화, 황지해, 김지아, 나희연
마지막으로 매일 늦은밤과 주말까지 나와 연습에 최선을 다해준 우리 “레인보우 치어팀와 서포터즈(윤지영,이정화,김우경)” 모두에게 마음가득 감사드립니다.
2년후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함께 일본에서 만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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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엔 치어(cheer)의 피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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