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31일 오후 7시 서울 한강 성심병원 앞에서 지난 30일밤, 구미 KEC에서 참극이 벌어졌다. 사측이 제안한 교섭에 나온 노조대표 금속노조 김준일 구미지부장이 경찰이 체포하려들자 분신에 이른 것이다.
노조전임자 타임오프를 둘러싸고 시작된 단체교섭은, 노조가 양보에 양보를 거듭해 노동부 매뉴얼대로 받아들이고 임금도 동결한다해도 어떤 진전이 없습니다. 노동조합 간부를 해고하고 노동조합을 무너뜨리는 것이 사측의 목표가 아니라면, 넉 달 째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고 직장폐쇄로 일관할 이유가 없다.
회사가 교섭하자고 노조대표를 불러내놓고 경찰이 교섭 중에 체포하려드는 일은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다. 쌍용차 사태 때도 이러지 않았다. 최소한, 교섭하러 나온 노조대표에 대해서는 신변을 보장해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 KEC에서 교섭은, 교섭이 아니라 함정이다. KEC에서 경찰은, 사주받은 폭력배처럼 사측과 정확히 때를 맞춰 노동자들을 향해 돌격했다.
KEC사태는 이미, 쌍용차 사태보다도 더 심각해졌습니다. 쌍용차에서는 최소한, 어렵게라도 의료진은 들어가 노동자들의 상태를 볼 수 있다. 최소한, 공장 밖으로 나오면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곧장 옮겨졌다. 최소한, 노동자들이 주먹밥이나마 밥은 먹었다. 노동자들은 모두, 남성들이었다.
KEC에서는 의료진도 불허됐다. 분신한 김준일 지부장은 화상전문치료기관인 한강성심병원으로 가자는 가족과 민주노총의 요구에도 경찰에 의해 가족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채 한밤중에 3군데나 구미와 대구의 병원을 전전해야했다. 공장안에 있는 노동자들은 밥 구경을 못한지 열흘이 된 채 비상식량 극히 소량으로 연명할 뿐이다. 그것도 200여명 노동자들의 절반이 여성들이다. 생리대도 없이 지내야했다.
지부장만 잡아가면 여성 노동자들이야 머리채만 잡아채면 그만이라는 경찰과 사측의 오만함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공장안에 있는 200여명의 노동자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위태롭고 노동3권이 부정되면 노동조합 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보고만 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KEC사태 해결을 위해 모든 힘을 모을 것입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 노동조합을 지키지 않으면 민주노동당이 아니다.
야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 KEC노동자들을 안정시키고 이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며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 1일 오전 9시, 구미KEC로 모이다. 우리 모두를 비통하게 만들 상황을 막으려면, 한 시가 급하다.
이 대표는 시민 여러분, 함께 해 주십시오. 중화상을 입은 김준일 지부장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한강성심병원에서, 쾌유를 비는 촛불집회를 엽니다. 가족들이 힘 내실 수 있도록, 구미KEC 조합원들이 불안과 긴장에서 조금이라도 힘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 했다.
전태일 열사 40주기가 되어도 노동자가 몸에 불을 지르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을 그냥 보고만 있어서는 깨어있는 시민이 아니다. 깨어있는 시민이 되어주십시오. 전태일 열사 40주기가 되풀이되는 이 참담한 현실을, 오는 7일 노동자대회에서 함께 고발해달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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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KEC 김준일 지부장 쾌유기원 촛불문화제 열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