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두 번 새 학기가 시작하며 발생하는 학교폭력 사건은 온 세상을 시끄럽게 만든다. 그때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외치며 대책을 찾자는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2주 정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잠해진다. 매 해, 매 학기 반복되는 연례행사이다.
(조정실 (사)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 그 동안 무수한 대책이 거론되고 발표되었다.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된 학교폭력 대책도 그 중 한 일환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좀 색다르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동안 외면되었던 피해자보호와 지원에 대한 내용과 가해학생 처벌, 교사의 책무, 학부모 교육 의무의 강화 등 이전의 임기응변식 대책보다는 세부적으로 잘 정리되었다는 느낌을 가진다.
미흡한 점은 이행치 않을 시 강력 조치가 따른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무심코 행동했던 학교폭력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어떠한 처벌규정이 있는지 명시해야 실제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보완되어야 할 부분을 하나씩 짚어 보자.
학부모 교육의 중요성 간과 말아야
가해학생의 처벌을 강화하여 학교폭력의 심각성도 깨닫게 하고, 처벌을 통한 반성의 기회도 주어야 한다. 호된 처벌을 주되, 향후 사회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전과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은 고려해 봐야 될 문제로 보인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기록에 남기지 않는 법원의 소년부 통고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더불어, 미성년자의 폭력사건은 학부모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가해학부모 역시 자식들의 폭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의무적으로 특별교육을 실시하여야 하며 불참시엔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재범시엔 부모들도 함께 처벌받는 방안과 폭력이 지속될 경우 가해학생과 부모 모두 엄중 처벌한다는 조항이 있어야 한다.
지금껏 학교에서 예방교육을 진행해 보면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낮고, 맞벌이 가정이 많아 참여율도 저조하다. 참여하는 부모들은 학교 내 활동을 하는 운영위원과 각종 임원들로 고정되어 있으며, 정작 교육이 필요한 학부모들은 참여를 하지 않고, 여건상 참여하기도 힘들다.
사고 발생 후 부모들이 가슴을 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최소한의 상식만 알고 있어도 충분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최소 1년에 한 번이라도 모든 학부모들이 의무적으로 학교폭력 예방 및 사고 발생 전 후 대처법에 대하여 교육을 받아야 한다. 맞벌이 학부모를 위한 직장인 교육을 실시하고, 상황에 따라 학교에서 진행하는 예방교육에 참여하고 직장에서는 유급휴가 처리를 해주는 등의 범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학부모 교사 빠진 교육정책 설계는 무의미
해마다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삼일춘몽’으로 끝나는 것은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현장성이 없는 비전문가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의 정책을 많이 활용하는데 외국의 교육과 한국의 교육은 환경과 구성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사고 발생 후 피해부모와 가해부모가 깨닫는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모여서 의논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올바른 대책이 성립됐다.
이와 함께, 가해학생은 교화프로그램을 진행해 치유를 돕고 있으나, 정작 보호받고 치료받아야 할 피해학생을 위한 치유프로그램이 없는 점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WEE’ 센터가 있기는 하나 전문성과 현장성이 없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시적으로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피해학생이 위급할 때 피신해서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쉼터, 사후수습에 대한 상담, 피해 가족 간의 위로 상담 등 피해 보호지원에 대한 전반적인 것이 이루어질 수 있는 피해자보호 종합지원센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안전공제회의 올바른 기능도 요구된다. 피해학부모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피해 보상을 왜 쫓아다니며 요구해야 하는가? 결국 치료비를 받기 위해 소송까지 가게 된다. 안전공제회에서 피해자에게 치료비를 우선 지급해주게 되면 송사로 번지지 않게 되어 학부모들 간의 감정적 대립이나 사회적 비용을 감소할 수 있으며, 피해자가족의 고통도 그만큼 덜어줄 수 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사고가 학교 안이 아닌 학교 밖에서 벌어졌을 때도 이러한 안전공제회의 구상권 청구 기능이 모두 적용되어야 한다. 또한 개정법 시행 이전에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도 사건이 진행 중으로 치료중인 피해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치료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밖에 치료비 이외에 들어가는 간병비, 요양비, 가족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가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학생교육, 시간 때우기 식은 곤란
현재 1년에 2번 의무적으로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교육이 강당에서 동영상 위주로 진행되며, 시간 때우기 식의 교육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이들한테는 단지 수업 안 받고 노는 시간으로 여겨지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다. 학년별, 시기별, 유형별로 실제상황에 활용할 수 있는 대처방안의 매뉴얼 개발을 통해 대처교육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상황극을 만들어 보거나, 학생들이 스스로 회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의 다채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또한 모든 학교폭력의 사고는 발생하기 전에 반드시 몇 가지 징후를 보이게 되는데 이때 학부모와 교사들의 관찰이 큰 사고를 예방 할 수 있다. 사전 징후 발견으로 따돌림, 폭력, 자살 등의 사고를 막고, 사고 발생시에는 즉각적이고 올바른 초기 대처로 제2의 피해와 소송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학교폭력에 대한 문제는 피해와 가해 당사자와 학부모, 그리고 학교당국과 교사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자 문제인 것이다. 올바른 예방과 정확한 대처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학교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공부할 수 있도록 우리는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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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근절 학부모 교사 타깃별 정책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