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어린왕자와 함께 베네딕토 16세 새 교황님의 즉위를 축하해 교황 선출 때의 소식을 알리는 검은 연기,흰 연기’이야기가 새삼 재미있어서 나도 여기에 쓰는 이야기의 종류에 따라 ‘검은 연기, 흰 연기’ 그림으로 예고를 하기로 했어.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는 흰 연기’그림으로 시작하고 속상하고 싸우는 이야기는 검은 연기 그림으로 시작할거야.
오늘은 검은 연기!’
어린왕자!
우리나라는 현재 나라의 일이 돌아가는 형편에 비해서 화려하고 벅찬 법 들이 너무나 많고, 훌륭한 기구 나 제도’가 넘쳐 나는 나라라고 생각해. 우리 대한민국의 헌법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훌륭하고 완벽한 법이라지 아마? 선진국의 좋은 내용은 다 따다 만들었다니까……
그런데... 웃기는 게...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장에 겨울에는 난로를 피워 주라’는 규정까지 두었던 ― 그래서 인류 최고의 헌법을 가졌었다는 (들은 얘기야…) 구 소련 이 망한 것을 보면 법이 문제이거나 제도와 기구가 문제인 것은 아닌 모양이야. 정치하는 자’들의 철학과 판단력과 양심과 양식이 문제라고 생각해 아닐까.
국가인권위원회’만 해도 그래.아마 이런 위원회를 둔 나라가 지구상에 몇 나라나 되는지는 몰라도 정말 폼나는 위원회임에 틀림이 없다고 봐 물론 국가인권위원회가 좋은 일도 그런대로 했고 약자들 편에서 생각하면 든든하고 기대 되는 빽 이지.
어린왕자!
그런데 말이지,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말로 해야 하는 말은 안하고 요즈음 보면 너무나 환상적이고 화려한 말씀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속상해.
해야 하는데 못하는 말이 뭐냐고.예를 들면……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단호한 한마디는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국가’인권위원회…인데 말이야. 내정간섭’이라고? 그래 솔직하게 말해서 우리나라 헌법 정신으로 판단해서 적어도 원론적인 쓴 소리라도 했어야 북한의 동포에게 같은 민족의 양심으로 부끄럽지 않은 거 아냐.
그리고 또 사회적인 약자인 ‘장애인’이나 ‘극빈층’에 대해서도 그래, 맨날 기득권층’만적이라고 생각했지,국민이 내는 세금 가지고 행정도시건설은 왜 그렇게 못해서 안달이지
그천문학적인 돈으로 이 사회의 약자들인 장애인, 극빈층을 위해 쓰도록 하라”는 한마디쯤은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 게 인권위원회가 할 일이 아닌가?
인권의 기본은 고프면 먹게 하고, 아프면 치료받게 하고, 갈 데 있으면 갈 수 있게 하고 (장애인 이동권 말이야), 그런 거 아닌가.
행정도시 건설비용이면 장애인과 극빈층을 충분히 위로하고 대접할 수 있을 거라고 봐. 장애인들 대접이 형편없지 지금……
어린왕자
그 얘기는 들었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일갈하기를 학생들의 일기를 교사나 학부모가 보는 것은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환상적인 판단 말이야.
학생들의 괴발개발, 비슷비슷하게 쓴 일기장을 수십 개 보는게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말이지, 그게 무슨 남의 일기 훔쳐보는 재미 쯤으로 생각하나 보지? 말이나 되는 소리야?
교사나 부모가 아이들의 일기를 보고 그 걸 약점으로 딴짓을 했다면 법의 판단으로 다스리면 되며, 학생의 또는 자녀의 일기 검사를 통한 문장지도, 생활지도, 학교폭력 등 사고예방활동이 되도록 일기장 살펴 보는 것 아닌가.
국가인권위원회가 ‘교사가 학생들의 일기를 보면 안된다’는 그런 환상적인 판단까지 해야 하겠니.어린왕자도 알지? 듣기로는 어느 학교에서 인권위원회에 판단을 의뢰했다고 하더군……
그래도 그렇지 “그게 뭐니… (안어벙씨처럼 말해버렸지)
그냥 “그것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교육적 차원에서 교육전문가들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했어야 옳은 것 아닌가.
그리고 또 최근에 새로운 노동관계법인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아주 훌륭하게 한마디를 하셨더라고……. 지금 노·사·정이 타협점을 못찾고 팽팽하게 대립해 있으며, 여·야가 생각의 차이를 좁히려고 하고 있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서로 갈등하고, 취직 못한 젊은이들이 절규하고 있는데……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라고
동일노동-동일임금…… 누가 모르며 누가 싫다고 하겠나?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지금 아우다웅 시끄럽겠어? 어느 나라 인권위원회가 한 소리냐고 차라리, 어린왕자 차라리 말이야.인권에 관한 한 최고의 권위를 가지고 판단해서 한마디 할 수 있다면 국가인권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어야 옳았을 것이야. 흰 연기’ 피울까.
비정규직의 사회적 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하여, 기업은 고용하는 모든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해야 하며, 양대 노총과 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득권을 버리고서라도 노동의 유연성을 기업에 양보하고, 정부는 고집피우지 말고 정신 차려서 일자리 창출이 되도록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
제발, 녹을 먹고 가만히 있자니 미안해서 한마디 하더라도 현실을 무시하고 일갈하는 환상적인 말은 참아 줬음 좋겠어.
어린왕자!
나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서 언제쯤 어떻게 한마디 할지 궁금해……오늘은 마음이 좀 불편했는데, 어린왕자에게 떠들고 나니 좀 낫네……
이계진의 어린왕자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