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피가 얼룩져 만들어진 나의 또다른 모습!!!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복수극!!!
다른피=퀄리티 있는 작품과 섬세한 연출, 그 속에서 대중성까지도 함께 인정받고 있는 부산시립극단이 또 한번 사회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기로 결정을 해 귀추가 주목된다. 일제강점기 시절 위안부에 대한 문제가 아직 청산되지 않은 가운데, 2015년 부산시립극단의 첫 공연에서 그 이야기를 살며시 끄집어 내려 하는 것이다. 작년 가을 ‘연극집단 반’에서 초연하여 큰 화제를 이끌었던 ‘이혈-21세기 살인자’를 연출자 박장렬(한국연극협회 서울지회장)과 함께 ‘다른피‘라는 이름으로 부산시민들 앞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피‘는 참혹한 과거로 부터 시작된 인간의 본질적 고통과 시대적 부조리를 무대에서 표현해 보려는 시도를 담은 영화 ‘해무’의 원작자 김민정의 작품으로, 극중 살인자로 등장하는 강준을 두 명의 사람으로 갈라놓았다. 현재에서 7번의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만화를 그리고 자살하는 강준과, 만화 속에서 위안부에 대한 망언을 늘어놓거나, 친일적 언행을 일삼은 사람들을 살인으로 응징하는 단설마 강준...
인기 만화가로 대중들의 큰 지지를 얻은 강준이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위안부 사건에 대한 성찰, 가해자의 피와 피해자의 피를 동시에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충격으로 인해 서서히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다이내믹하면서도 섬세히 그려놓았다.
망치를 들고 얼굴만을 공격하고 혀를 뽑아가는 ‘단설마’로 작중 등장하는 자신을 묘사한 만화가 강준을 통해서 ‘블랙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연출기법을 발견할 수 있다. 눈앞에 드러나 있는 리얼리즘 뒤에 숨겨진 또다른 리얼리즘을 앞으로 내세워 관객의 판단의 기준을 다시한번 제시하고, 그 속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극중 등장인물인 프로파일러 오해식은 사고로 인해 형사인 아버지를 잃고 고아로 자라면서 ‘혼자 남겨진 자’에 대한 아픔에 대해 연구하며 범죄 프로파일러가 되었고, 꽉 막혔던 이 작품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매개자가 된다. 공유에서 공감으로, 그리고 그것을 실마리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심리적 묘사가 잘 드러난다.
현실과 극중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두 형사(김형사, 서형사)의 대화 속에서 이 사회의 모순점을 드러내 보여주어, 눈앞의 현실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한 대응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본 사업가에게서 스폰서를 받는 정치권 인사와, 그가 일본사업가의 치부를 덮어주기 위해 사건을 파헤치고자 하는 형사를 좌천시키는 마지막 장면은 이 사회에 팽배해 있는 문제점을 강한 여운으로 남겨 주며 극을 마무리짓는다.
예고살인을 통하여 작품의 초반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대담한 기법과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스스로 무너떠리고자 한 다양한 시도는 작가의 탄탄한 내공을 바탕으로 한 시도이다. 또한 위안부 문제와 연쇄살인을 접목시킨 과감한 구성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뮤지컬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선율과 배우들의 앙상블 연기는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생각에 빠지게 만들고, 어쩌면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하는 듯한 상상을 제공하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립극단의 한 관계자는 ‘대학로 발(發)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부산 연극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조금은 더 진지하고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을 올리는 것이 시립예술단체의 존재 목적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의견을 내어놓았다.
공연은 오는 3월 2일부터 시작하여 8일까지 7일간 1일1회씩 계속된다. 평일은 저녁 7시30분, 주말은 오후5시 공연이다. 문화회관 유료회원과 경로우대자, 다자녀가정, 청소년, 예술인패스 소지자, 대학생들에 대해서는 각각의 할인이 제공되며 관람료는 균일 1만원이다.(문의 051-607-3148 부산시립예술단 공연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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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극단 제52회 정기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