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의 경영컨설팅 중간보고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이런 추세라면 곧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인원조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와 사원들은 “회사가 경영진의 부실 경영에 대한 책임을 사원들에게 떠넘기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컨설팅 전문업체 ADL(Arthur D.Little. Inc)은 지난 5일 부산일보 본사 소강당에서 경영컨설팅 중간보고회를 열어 “지금 상태로라면 2009년에 자본잠식이 예상된다”며 인력구조 개선을 포함한 8가지 분야에 대해 개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일보는 지난달 지역신문발전기금 6000만원을 지원받아 ADL에 3억원의 경영컨설팅을 의뢰했다. ADL과의 계약은 12월 2일 만료되며, 회사쪽은 이날 중간보고회에 서울지사를 비롯해 지방 주재기자, 일용직 사원 등 대부분의 사원이 참석하도록 독려했다.
ADL이 내놓은 8가지 과제는 △성과관리 시스템 구축 △판매 효율화 전략 수립 △인력구조 개선 방안 △신문의 질 개선 방안 △광고주 효율화 방안 △미디어 관련 사업 다각화 방안 △CRM 구축 △편집국 인력운용방안 등이다.
보고를 마친 뒤 질의응답 시간에 사원들은 ‘인력구조 개선 방안’에 대해 “전체 매출에 비해 경영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해 놓고, 경영진에 대해서는 왜 인력구조나 경영개선에 대한 책임을 묻는 방안이 없느냐”고 집중 성토했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위원장 김승일)도 “인력구조 개편을 비롯해 편집국장 3인 추천제와 기자조판제 등은 노사협의가 필요한 사항으로, 회사가 단독으로 추진하는 것은 노사협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항의했다.
부산일보 노조는 보고회가 열리기 전 “이 추세대로 가면 몇 년 뒤 자본잠식’이라는 식의 겁을 주면서 최대 현안으로 인력구조 개선 방안을 제시했고, 사내 일각에서는 ‘몇 명은 회사를 나가야 된다더라’며 벌써 구조조정의 망령을 되살리고 있다”면서 “기업’이라고 부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경영을 이끌어온 경영진에 대한 아무런 평가와 개선방안 없이 사원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 성명을 낸 데 이어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어 노조는 6일에도 “노사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여러 가지 단협사항을 공개석상에서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여론몰이를 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8대 과제 가운데 노조와의 협의를 필요로 하는 사항은 조합원 전체의 여론 수렴과 노조의 동의없이는 단 한걸음도 내디딜 수 없을 것”임을 천명했다.
이에 관련, 오진영 전무이사는 “보고회는 회사와 관계없이 컨설팅 업체가 내부 진단을 해 본 결과 시정해야 할 것들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인력구조 개선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집행 단계에서는 당연히 노조와 협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밝혔다.
부산일보 인력구조 개선 컨설팅 중간보고 논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