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권 : 반쪽이(주) 대표,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운영위원
추석 귀성 전쟁들입니다. 알고 보면 이것도 지역불균형이 근본원인입니다. 서울로 서울로만 모여든 탓에 조상들까지 고생길이지요. 교통대란, 환경대란, 취업대란, 공교육 붕괴, 양극화, 부동산 폭등, 경쟁력 약화…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 대부분이 근본원인은 지나친 지역불균형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은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정치변동 과정의 왜곡조차도. 저는 이것을 25년 전에 깨달았습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부산에 왔더니 그 좋다는 부산의 대학생들이 서울 가기 위해 재수하는 모습을 보고 왜 그럴까 생각하게 되면서, 지역문제를 경제지리학으로 문화운동론으로 공부하면서 더욱 확실히 느꼈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이 문제는 해결은커녕 더욱더 심화되어온 세월이었습니다.
87년 이후 저는 어느 글에서 이런 선언을 한 일이 있습니다.
“민주화의 시대는 가고, 지역화의 시대가 온다.” 이 말 탓에, 민주화운동의 주역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습니다. 민주화에 대한 폄하의 뜻이 아니고 민주화의 중심이 지역문제의 해결로 바뀌었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산업화, 민주화 다음의 시대정신으로 세계화 정보화 선진화 등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저는 산업화 민주화 다음의 시대정신으로 외연으로는 세계화, 내향으로는 지역화의 양 방향을 들고 싶습니다. 오히려 세계화도 자국적 시각에서 보면 지역화로 볼 수 있어 다시 말하면 지역화 하나만으로 볼 수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심화되어온 문제, 문제해결의 열쇠로서의 시대정신인 ‘지역화’를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흑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사용했던 말이 ‘네그리튀드’ 였습니다. 백인들의 멸시 어투인 ‘니그로’와는 정반대이면서, 아프리카의 개성이라는 말과도 유사한.서울이 중심처럼 여겨지는 시대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말인 ‘지방’이 아니라 서울도 한국도 하나의 삶의 토대임을 인지하는 말인 ‘지역’은 지역민들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는 말, 지역의 개성을 뜻하는 새로운 말입니다.
지방정부가 아니라 지역정부, 지방자치가 아니라 지역자치, 지방문화가 아니라 지역문화, 지방이전이 아니라 지역이전 지역민들이 자신의 삶의 토대를 소중히 여기고 자부심으로 여기고 자주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자기긍정의 표현으로 ‘지역’이 사용될 수 있고 사용되어야 합니다.
지역화란 이런 변두리로 여겨지던 사람들이 자신의 자기중심적 정체성을 회복화 나가는 과정을 뜻합니다.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생활 속에서까지 철저히. 민주화의 핵심이 다원화 사회입니다. 권력중심, 독점세력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세력들간의 견제와 균형을 뜻합니다. 그 민주화의 핵심에 지역화가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이 자기중심으로 견제와 균형, 분권과 통일, 상생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구조가 민주화의 핵심요소입니다.
지역화, 그 출발은 지방분권일 수 있습니다. 중심권력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대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하지만 저는 지난 세월의 많은 경험에서 그 실상을 보았습니다. 선물거래소 부산 이전 과정을 바로 옆에서 본 일이 있습니다. 선물거래소 부산이전의 핵심적인 방해물은 바로 선물거래소 부산이전 추진단이었습니다. 서울에 근거지를 둔 본부 사람들 그 누구도 부산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는 게 핵심요소였습니다. 대외적인 명분은 부산에서는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둥 황당한 이야기였지만.지금의 공기업 지방이전이니 지역균형정책이니 행정수도 이전이니 등등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전하자는 명분과 이전하기 싫다는 실속 사이의 갈등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자기 가진 것을 나누자는 분권은 이처럼 명분과 현실의 기득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일쑤입니다.
이런 분권을 넘어선 말이 있습니다. ‘창생創生’입니다. 스스로 자주적으로 자신이 가진 힘을 창조적인 방법으로 살려내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본사를 이전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뿌리를 둔 대기업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서라면 서울이 아니라 그 지역을 가야만 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타인의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에서 출발하는 것인 만큼 명분과 기득권 사이의 갈등도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힘이 약한 만큼 그 속도가 느리고 그 어려움이 많을 뿐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강점을 창조적인 방법으로 극대화시킨다면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성공적인 지역화 사례를 보면 작은 힘을 창조적인 방법으로 극대화시켜 세계 제일의 개성을 가짐으로써 성공한 사례들을 무수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분권에 머물 것이 아니라 창생의 정신으로 분권을 결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서울에 있던 것이 부산으로 와야 한다는 이야기 보다 부산에 있는 것을 서울을 압도하는 세계 제일의 것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이 아시아 제일의 항만도시로 창생된다면 부산은 항만산업의 중심부가 될 것입니다. 부산에서 그런 중심이 될만한 것들을 찾아 보았나요. 그것을 세계에 내세울만한 일류로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 보았나요. 이를 위해 부산의 힘을 지속적으로 집결시켜 보았나요. 이런 노력이 병행될 때 지역화는 민주화와 세계화와 새로운 산업화와 만나게 될 것입니다.
추석 귀성전쟁을 보면서 내가 서 있는 일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부산에 고향과 조상만이 아니라 미래가 있기를.
추석 귀성 전쟁들입니다. 알고 보면 이것도 지역불균형이 근본원인입니다. 서울로 서울로만 모여든 탓에 조상들까지 고생길이지요. 교통대란, 환경대란, 취업대란, 공교육 붕괴, 양극화, 부동산 폭등, 경쟁력 약화… 한국 사회의 주요 현안 대부분이 근본원인은 지나친 지역불균형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은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정치변동 과정의 왜곡조차도.저는 이것을 25년 전에 깨달았습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부산에 왔더니 그 좋다는 부산의 대학생들이 서울 가기 위해 재수하는 모습을 보고 왜 그럴까 생각하게 되면서, 지역문제를 경제지리학으로 문화운동론으로 공부하면서 더욱 확실히 느꼈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이 문제는 해결은커녕 더욱더 심화되어온 세월이었습니다.
87년 이후 저는 어느 글에서 이런 선언을 한 일이 있습니다.
민주화의 시대는 가고, 지역화의 시대가 온다.” 이 말 탓에, 민주화운동의 주역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습니다. 민주화에 대한 폄하의 뜻이 아니고 민주화의 중심이 지역문제의 해결로 바뀌었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산업화, 민주화 다음의 시대정신으로 세계화 정보화 선진화 등이 거론됩니다.
하지만 저는 산업화 민주화 다음의 시대정신으로 외연으로는 세계화, 내향으로는 지역화의 양 방향을 들고 싶습니다. 오히려 세계화도 자국적 시각에서 보면 지역화로 볼 수 있어 다시 말하면 지역화 하나만으로 볼 수도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심화되어온 문제, 문제해결의 열쇠로서의 시대정신인 ‘지역화’를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흑인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사용했던 말이 ‘네그리튀드’ 였습니다. 백인들의 멸시 어투인 ‘니그로’와는 정반대이면서, 아프리카의 개성이라는 말과도 유사한.서울이 중심처럼 여겨지는 시대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말인 ‘지방’이 아니라 서울도 한국도 하나의 삶의 토대임을 인지하는 말인 ‘지역’은 지역민들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하는 말, 지역의 개성을 뜻하는 새로운 말입니다.
지방정부가 아니라 지역정부, 지방자치가 아니라 지역자치, 지방문화가 아니라 지역문화, 지방이전이 아니라 지역이전 지역민들이 자신의 삶의 토대를 소중히 여기고 자부심으로 여기고 자주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자기긍정의 표현으로 ‘지역’이 사용될 수 있고 사용되어야 합니다.
지역화란 이런 변두리로 여겨지던 사람들이 자신의 자기중심적 정체성을 회복화 나가는 과정을 뜻합니다.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문화적으로, 그리고 생활 속에서까지 철저히. 민주화의 핵심이 다원화 사회입니다. 권력중심, 독점세력 중심이 아니라 다양한 세력들간의 견제와 균형을 뜻합니다. 그 민주화의 핵심에 지역화가 있습니다. 다양한 지역이 자기중심으로 견제와 균형, 분권과 통일, 상생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구조가 민주화의 핵심요소입니다.
지역화, 그 출발은 지방분권일 수 있습니다. 중심권력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대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하지만 저는 지난 세월의 많은 경험에서 그 실상을 보았습니다. 선물거래소 부산 이전 과정을 바로 옆에서 본 일이 있습니다. 선물거래소 부산이전의 핵심적인 방해물은 바로 선물거래소 부산이전 추진단이었습니다. 서울에 근거지를 둔 본부 사람들 그 누구도 부산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는 게 핵심요소였습니다. 대외적인 명분은 부산에서는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거라는 둥 황당한 이야기였지만. 지금의 공기업 지방이전이니 지역균형정책이니 행정수도 이전이니 등등도 속내를 들여다 보면 이전하자는 명분과 이전하기 싫다는 실속 사이의 갈등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습니다. 자기 가진 것을 나누자는 분권은 이처럼 명분과 현실의 기득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기 일쑤입니다.
이런 분권을 넘어선 말이 있습니다. ‘창생創生’입니다. 스스로 자주적으로 자신이 가진 힘을 창조적인 방법으로 살려내자는 것입니다. 대기업 본사를 이전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뿌리를 둔 대기업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그 일을 위해서라면 서울이 아니라 그 지역을 가야만 하는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타인의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에서 출발하는 것인 만큼 명분과 기득권 사이의 갈등도 없습니다. 단지 자신의 힘이 약한 만큼 그 속도가 느리고 그 어려움이 많을 뿐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강점을 창조적인 방법으로 극대화시킨다면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성공적인 지역화 사례를 보면 작은 힘을 창조적인 방법으로 극대화시켜 세계 제일의 개성을 가짐으로써 성공한 사례들을 무수히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분권에 머물 것이 아니라 창생의 정신으로 분권을 결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서울에 있던 것이 부산으로 와야 한다는 이야기 보다 부산에 있는 것을 서울을 압도하는 세계 제일의 것으로 만들자는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이 아시아 제일의 항만도시로 창생된다면 부산은 항만산업의 중심부가 될 것입니다. 부산에서 그런 중심이 될만한 것들을 찾아 보았나요. 그것을 세계에 내세울만한 일류로 만들기 위해 지혜를 모아 보았나요. 이를 위해 부산의 힘을 지속적으로 집결시켜 보았나요. 이런 노력이 병행될 때 지역화는 민주화와 세계화와 새로운 산업화와 만나게 될 것입니다.
추석 귀성전쟁을 보면서 내가 서 있는 일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깁니다. 부산에 고향과 조상만이 아니라 미래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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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창생地域創生의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