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성난 시민들이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의 리버티 공원을 점령했다. 이들은 월가는 미국 경제의 기생충이자 도박꾼이다.
(장준동 부산지방변호사회 회장)금융권의 탐욕과 부패를 심판하라' '부자는 가난한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산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80 대 20'으로 상징되던 빈부 격차가 이제는 하위 99%와 상위 1%' 로 더 심화되고 그로 인한 불만이 폭발해 월가를 점령하라는 상징적인 구호로 현실화 된다. 필자가 월가의 시위를 거론한 것은 금융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월가의 시위가 상징하는 양극화의 심화가 개혁되지 않으면 폭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지방분권운동과 연결시키기 위함이다.
변호사 83% 수도권에 몰려…부산은 3.4%뿐
자연의 순리에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많은 데서 적은 데로 흘러가는 힘이 작용한다. 인간의 역사는 순리가 아니라 역리의 역사를 만들어 내었고, 큰 것은 더 크게, 많은 것은 더 많게 되는 양극화를 초래했으며, 양극화는 필연적으로 그것을 깨뜨리기 위해서 충돌이 발생했다.
수도권의 집중으로 인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는지 살펴보자. 수도권의 면적은 겨우 11.8%인데 인구는 49%이고 곧 5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공공기관의 86%, 100대 기업 본사의 90%, 전체 사업체의 46.3%, 전체 종사자 수의 50.4%가 수도권에 있고, 은행예금 72%, 은행대출 70.1%, 소득세 74.7%, 법인세 7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의 재정자립도는 90%를 넘었으며 경기도와 인천시도 70%를 넘어서고 있다. 한마디로 인구, 경제력 및 국가 중추관리 기능이 모두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 집중도는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수도권 집중도가 갈수록 더 심해진다. 변호사의 수도권 집중도를 살펴보면 기가 막힐 노릇이다. 전국의 변호사는 9월 30일 현재 총 1만 2천586명인데 그중에서 수도권에 있는 변호사 수는 1만 427명으로 전체의 83%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부산은 436명으로 전체의 3.4%에 불과하다. 이는 결국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현상에 기인한 것이라 할 것이다.
비정상적인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해 지방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으며 수도권과 지방은 더욱 양극화 되어 가고 있다. 80 대 20을 넘어 99 대 1의 극단으로 가지 않는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를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필자는 지방분권운동의 실현만이 그 해결방안이라고 본다.
부산은 일찍이 지방분권운동의 메카로서 지방분권운동을 주도해 오고 있다. 부산시는 2000년 5월 25일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제안을 발표해 지방분권운동의 서막을 알렸고, 부산의 시민, 지식인들이 모여 2002년 10월 30일 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를 창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켰다.
2003년 4월 4일엔 민·관협치기구로 부산시, 시의회, 지방분권부산운동본부를 구성원으로 하여 부산지방분권협의회를 구성해 활동해 왔다. 내년 4월 총선과 12월의 대선시기를 활용한 지방분권운동 재점화를 위해 시의회는 지난 5월 '지방분권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의회는 올해 안으로 시 지방분권 촉진·지원 조례를 제정하려 하고 있다.
시 의회 힘만으론 지방분권운동 성공 기약 못해
그러나 지난 10년의 지방분권운동 역사에 비추어 볼 때, 시민단체와 부산시·시의회의 힘만으로는 지방분권운동이 성공할 수 없다. 지방분권운동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의 힘이 결집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첫걸음으로 부산지역 직능단체 연석회의를 제안한다.
의사, 법무사, 세무사, 건축사 등 전문자격 소지자들의 수도권 집중도 변호사와 별반 다를지 않을 것이고, 지방분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깊어만 가고 있는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 직능단체의 참여를 감히 제안하는 것이다. 우리 부산은 4·19와 10·26 등 시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어 온 자부심이 가득한 도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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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직능단체 연석회의를 제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