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은 2배 이상인데 행사는 졸작 ... 여수 거북선축제 의미 무색
전남 여수지역대표 축제인 진남호국문화계승 여수거북선축제의 변화가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수시와 지역민에 따르면 8일 7억2000여 만원의 예산을 들인 제45회 거북선축제가 새로운 변화를 꾀하면서 4일간 행사의 막을 내리고 끝났지만 아쉬운 점이 눈에 띈다.
축제를 준비해온 여수시는 보도 자료를 통해 올해 거북선축제 모든 행사에서 시민 참여를 이끌어냈으며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개최를 다짐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 좌수영 성곽 탐방, 임란해전 유적지 순례, 거북선그리기 대회 등 축제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역사와 문화적 사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이해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축제가 끝난 뒤 거북선축제가 전라좌수영의 본영과 임진왜란 극복의 호국문화를 잘 표현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과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민들은 과거 진남제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거북선축제가 축제 예산을 두배 이상으로 늘려 잡으면서 45회째를 맞았지만, 과거의 모습이 바뀌지 않았으며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3일 전야제의 일환으로 치러진 통제영 길놀이의 경우 축제의 주제를 명확히 알 수 있는 표현이 크게 부족했을뿐만 아니라 어수선한 모습으로 시민들의 눈총이 이어졌다.
특히 선두의 이순신 장군 영거 주변엔 일본깃발이 가득해 ‘축제 의미도 파악하지 못하고 정작 있어야 할 이순신과 거북선도 없는 통제영 길놀이’라는 지역 사학자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통제영 길놀이가 끝난 뒤 해양공원에서 펼쳐진 전야제 행사도 경비에 나선 여수경찰서 경찰관들이 초긴장상태에 들어가며 철수 시간을 늦출 정도로 어수선했으며, 인근엔 술을 파는 난장들이 즐비해 아이들과 함께 구경나온 시민들을 실망케 했다.
또 축제에 앞서 여수시의회는 7억여 원의 거북선축제 예산이 생선요리축제, 돌산갓 축제 등 각각의 개별축제 예산으로 나뉘지 않고 한데 모아져 거북선축제를 주도하는 민간단체에 지원된 점을 지적하는 등 예산배분 문제로 한차례 진통을 겪기도 했다.
시민 김모(46)씨는 내년 세계박람회를 앞둔 전초전 격인 올해 거북선 축제의 경우 실질적 거북선 모형만 한두개 보였을뿐 거북선 축제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북선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내년에는 거북선의 본고장임을 알리는 축제 취지에 맞도록 거북선과 전라좌수영의 설명과 안내 등이 꼭 포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올해는 주민참여를 이끄는 방법이 부족했고 소통이 되지 않았으며, 짧은 시간에 축제를 이끌려고 한 주최측의 오류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내년엔 세계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에 인적쇄신 등 축제추진 주최측을 전면 개편하고 진남제전보존회와 거북선축제위원회를 일원화해 최소한 6개월 전부터 여수대표축제의 개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참여해 준 시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부족한 점을 개선해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는 내년에는 더 멋진 거북선 축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거북선축제는 1592년 5월4일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이 여수앞바다에서 거북선을 앞세우고 출정한 날을 기념해 40여 년째 이어온 진남제의 다른 이름이자 축제 통합 명칭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의 축제에 대한 감사원 감사실시 결과 하위권을 차지하는가 하면, 잘못 진행된 축제였다는 지적을 받는 등 전면적 개선 요구가 끊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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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거북선축제 이대로는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