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강기갑은 5일 지난 30일 언론중재위원회는 농림부가 세계일보사를 대상으로 신청한 반론청구와 관련, 세계일보사에 지난 5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강기갑 의원은 공매완화가 국내 쌀값인하 및 부정유통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 정부가 물건 팔기 에만 혈안이 된 채,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에 대응하는 데 필요이상의 힘을 소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농림부는 세계일보가 지난 26일 게재한 정부가 쌀시장 교란 앞장”농민 반말)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하지 않고, 일부 표면적 자료와 사례만을 인용하여 자의적으로 해석 보도한 것”이라며, 이로써 농림부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수입쌀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농림부는 상기 제목의 기사에서 “수입쌀 보관·관리비가 연간 300억원 이상 들 전망”이라고 언급한 구절, 정부가 협의도 없이 공매완화 조치를 했다”는 농업인들의 말을 간접 인용한 부분, 그리고 두 가지의 부정유통 의혹 사례를 예로 들며 수입쌀이 국산 쌀로 유통되면서 쌀 시장을 교란하고 있지만 당국은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한 점을 왜곡된 부분으로 꼽고, 이에 대해 수입쌀의 연간 보관관리 비용은 5억5천만 원 정도(추정)이며, 지난 1월 24일 실시한 공개토론회에서 공매자격 완화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사전협의 없이 공매자격조건을 완화했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또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원산지 표시 위반 시 벌칙 강화 등의 부정유통방지대책을 강조하며 정부가 속수무책이라고 표현한 것은 농림부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기갑 의원은 해당 기사가 선정적인 제목을 지니고 있고, 일부 문장은 추측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 맥락과 사실관계를 따져볼 때 공매완화로 우려되는 시판용 수입쌀의 부정유통에 대한 염려와 대안마련을 촉구하는 기사라 점, 그리고 농림부가 주장하는 사전협의라는 것도, 공매가 시작되기 훨씬 전이었던 1월 24일, 농수산물유통공사 주최의 “수입쌀의 효율적인 도입 및 판매방안” 토론회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농림부가 과잉방어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는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쌀전업농연합회,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등의 농업단체들도 5월 8일에 발표한 공매완화에 대한 사전논의는 없었다며, 농림부의 주장에 반발하고 있다.
농림부는 애초에 농민단체들이 우려하는 시판용 수입쌀이 초래할 국내 쌀시장 교란방지를 위해 공매참가자격을 제한했고, 공매가격도 국내 도매가격의 90%선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외면으로 유찰이 거듭되자, 서둘러 애초의 목표를 모두 수정하고, 그 당위성을 설파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가 원치 않음에도 국가가 나서서 팔아주어야 하는 비상식적인 현실은 지난 쌀협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과의 쌀협상에서 정부는 최소시장접근물량에 대해 시장접근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연내 공매완료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본질이 여기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6월 2일에 또다시 수입쌀 공매참가 자격을 ▲양곡을 취급하는 양곡전문도소매업체, 법정양곡도매시장 중도매인 및 최근 직전년도 연간 매출액이 50억 원 이상인 농산물 도소매업체(음식점포함) ▲ 판매점포 또는 영업시설을 갖춘 자 등으로 완화했고, 최근까지도 중도매인들에게 칼로스 쌀에 대한 손실보전금을 지급할지를 두고 논의해왔다.
강기갑 의원은 현재 미국정부는 공매부진으로 인한 품질 및 이미지 저하 가능성을 우려해 우리정부에 수입쌀 광고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1등급 위주의 구매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한·미FTA협상에서도 농업부문에 대한 공세적인 개방 압력을 넣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농민들의 생존권 및 국가의 식량 안보 수호라는 장기적이고 대의적인 관점에서 ▲ 유찰 재고 물량의 합리적인 사용처 마련 ▲현실성 있는 부정유통방지 대책마련 ▲ 공매기준가격 마지노선 설정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 도입 등의 대안 마련에 주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