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사진, 경기 광명)이 정부가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따른 부가가치 유발 효과를 3배 이상 부풀려 발표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행정도시 건설에 반대해온 전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지난 24일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방에 연간 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으나 정부가 근거자료로 인용한 국토연구원의 용역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1조3000억원에 불과했다"면서 "이전효과를 3.25배 뻥튀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는 범정부 차원에서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을 잠재 우기 위해 정치 공작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 발표는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9월 건교부에 제출한 ´수도권 공공기관 의 효율적인 추진방안 연구´ 중간보고서상의 ´190개 기관 3만3583명´을 ´180개 기관 약 3만2000명´으로 약간 가공한 것"이라며 "이전 규모 축소에 따라 비수 도권의 고용증가 규모도 보고서상의 16만4256명에서 13만3000명으로 조정,발표 했으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오히려 늘려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정부는 국토연구원 보고서상 수도권의 일자리가 13만8204개 ,부가가치는 연간 1조562억원씩 각각 감소한다는 지적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며 "결국 이 연구결과를 근거로 할 때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효과는 국가 전체 적으로 3만1330개 일자리 창출과 연간 3007억원의 부가가치 증가효과가 있을 뿐 "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전 의원의 보좌관 역시 정부의 이같은 부풀리기´를 비판한 칼럼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뉴라이트 홈페이지에 게재된 오태민 보좌관의 칼럼 전문
참여정부 인가 사기 정부 인가
3천억에 불과한 부가가치를 4조원으로 날조
한국 언론과 지식사회의 책임규명 노력 절실
집안의 한량 하나가 마음잡고 사업을 한다며 신촌에 중국집을 내기에 앞서 ‘기특하게도’ 전문가에게 시장조사를 의뢰했다. 전문가는 신촌의 A, B, C지구를 선정해 인근 학교와의 거리, 시간대별, 연령별 유동인구, 인근학교의 방학 등 계절적 요인을 고려한 함수를 만들어 예측치를 내 놓았다.
이 전문적 연구에는 꽤 많은 컨설팅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변수가 너무 많고, 기초 자료 투입이 많아 수명의 연구생과 컴퓨터가 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별로 신통치 않았다. 아내와 부모를 꼬셔 사업을 해야만 하는 한량은 이 결과로는 가족들의 돈을 끌어 들일 수 없다고 생각해 자기 나름대로 다시 계산을 했다.
A, B, C지구에 대한 차별, 유동인구, 연령, 계절적 요인 등을 따질 게재가 아니다. 구청에 가서 한 가지 통계를 뽑았다. 지난해 신촌 지역 전체의 요식업 매출이다. 이 변수만을 적당히 가공해 꽤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아내와 부모에게는 전문가가 낸 결론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미심쩍어 하는 가족들로부터 꽤 두둑한 사업비를 얻어 내는데 성공했다.
정부는 지난 6월 24일 건교부, 균형발전위원회, 재경부등 20여개의 정부 부처명의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해 지방에는 13만 명의 고용과 4조원의 부가가치가 생긴다고 발표했다. 2004년도 국토연구원의 연구결과라고 명확히 근거도 밝혔다. 한국의 언론들은 정부의 발표대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통해 이런 엄청난 고용과 부가가치 효과가 난다고 선전해 주었다.
전재희 의원실이 정부가 근거자료로 삼은 국토연구원의 연구결과를 입수해 설마하며 액셀을 돌려보니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연구결과는 단 1조3천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만을 말하고 있었다. 그것도 서울, 경기, 인천의 마이너스 효과를 상쇄하면 전국적으로는 단 3,000억원의 부가가치만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3,000억밖에 안되는 연구결과를 4조로 날조한 것이다. 지방의 결과만을 말했는데 언론이 전국적인 효과라고 오해해준 것이라고 변명한다 해도 1조 3천억을 세배이상 부풀려 발표한 것이다.
다급해진 정부는 자신들이 인용한 것은 2004년도 국토연구원 연구결과가 아니고 2005년도 8월에 납품될 동기관의 최종보고서라고 둘러댄다. 물론 최종보고서는 매우 쉬운 함수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어느 지역이 어느 도시로 갈지 결정도 나기 한참전인 2004년도 연구에는 지역별 산업별 수치가 들어가는데 이상하게도 모든 것이 결정난 최종보고서의 산식은 인구 통계만을 활용했다. 수도권 전출인구에 서비스업 통계를 곱한 것이다.
고등학생도 낼 수 있는 이런 단순한 산식을 3억짜리 용역을 통해 얻었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더욱 우스운 것은 이 수식의 자기 모순이다. 이 수식은 수도권의 전출인구만을 유일한 변수로 삼았기 때문에 이 수식대로 하면 전국적으로는 부가가치 유발은 ‘0’이 된다. 지방의 플러스 효과는 그대로 수도권의 마이너스 효과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12조원을 투자하는 정부사업의 부가가치가 ‘0’이라는 것이다. 전국에 176개의 공공기관을 지으려면 일용직 고용이라도 창출 될 텐데 말이다.
더욱 다급해진 정부는 엄청(?) 전문적인 언어를 쓰면서 도망가려고 한다. 2004년에 연구용역을 받아보니 전국적으로는 3,000억 밖에 안 되는 결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생각한 정부는 몇 명의 박사와 십여 명의 연구생들, 그리고 슈퍼컴퓨터가 동원되었을 연구결과를 백지화하기로하고 한두 명의 공무원들이 인구통계를 활용해 4조원의 결과를 얻어낸 것이고 이 결과를 전문기관의 연구결과라고 국민에게 발표한 것이다.
물론 이 4조원의 수도권의 -4조원의 미러(mirror) 이미지이지만 그건 이미 상관없다. 언론이 알아서 잘 오해해 주고 선전해 주기 때문이다. 이 조작이 일개 공무원 수준에서 벌어진 것인지 정부적 차원에 벌어진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 허위 보고서는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것이다.
재경부사무관출신으로 하버드 대학 정책학 박사인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30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전문 지식을 동원하여 국민을 기만하는 죄질이 나쁜 사기를 치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의 발표는 기초자료, 수식마저도 일일이 검증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꼬았다.
문제는 한국사회와 한국 언론, 한국 지식인이다. 이런 일이 미국이나 일본에서 일어났다면 허위 문서에 서명한 22개 부처 장관은 물론 총리와 대통령이 책임질 문제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언론에서 조차 문제를 삼지 않는다.
물론, 겁 없이 뛰어들기에는 내용이 다소 복잡하고 전문적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단 20분의 시간투자만으로 정부가 얼마나 황당하다 못해 우스운 사기를 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의 찬반과는 상관없이 학문을 이용해 어진 백성을 농락하는 일을 지식인들이라면 스크럼을 짜고 응징해야 하지만, 우리의 지식사회는 알다시피 그렇게 짱짱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나 아직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워터게이트 사건도 처음에는 신문의 조그마한 구석을 차지했으나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과 밥 우드워드(Bob Woodward)기자의 2년간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결국 대통령을 물러나게 했다.
정부는 지금도 거짓말을 하고 있고, 언론과 지식인들의 집요한 추궁을 통해 그 거짓의 허점을 국민들 앞에 노출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공문서위조와 공무방해죄로 고발하는 것도 정부로 하여금 사소하고 일상적인 사기사건 을 그냥 덮어놓고 넘어가지는 못하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학문과 전문지식을 활용해 조직적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사기를 저질렀다. 명백하면서도 죄질이 나쁜 사기사건이 덮어지느냐 아니면 결국 정부 책임을 끌어내는 계기가 되느냐는 순전히 한국 언론과 지식사회의 도덕수준과 역량에 달려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사기사건 은 바로 한국에 몇 급수의 학자가 유영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