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金東吉) 연세대 명예교수
집권여당이 된 한나라당이 분당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해진다. 4월에 실시될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천문제가 불거지고,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공천을 안 주는 정당에 계속 머물 수가 없다는 절망감은 일단 이해가 간다고 하겠다.
한나라당의 내분 내지 분당의 위기는 이미 17대 대통령 후보경선 때에 분명해진 것이 사실이다. 유력한 두 후보 사이의 격전은 격렬하다 못해 사생결단의 한판승부라는 느낌마저 들었다.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극한 상황이었다. 소속국회의원들이 선명하게 두 파로 갈려져 서로 치고 받고 혈투를 버리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때 한나라당이 깨지고 말았다면 대선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이회창의 등장은 정국을 더욱 한나라당에 불리하게 만들었다. 그런 난관을 헤치고 이명박이 후보가 되고 박근혜가 경선결과에 승복을 하겠다고 선언하며 한나라당이 대선에 승리하여 정권교체를 이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연한 자세를 끝까지 유지했기 때문에 오늘의 기적이 가능했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위기는 이제 눈 앞에 다가왔다. 이명박이 이재오-이방호 라인을 고집하면 당이 깨지고 총선에는 참패를 면치 못하게 된다. 당 대표인 강재섭의 지휘를 거부하는 한나라당은 난장판이 되고 말 것이다. 이명박은 당권에 탐내지 말고 측근도 목을 베는 참된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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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치면 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