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권에 이어 現정권에서도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공안기관들의 수난이 지속되고 있고, 해를 거듭할수록 공안전문가들의 설 자리가 사라져 가고 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그러면 간첩은 누가 잡나?
노무현 대통령이 2004년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공언한 것을 시발로 천정배 장관의 ‘공안부분 인력감축 및 업무영역 조정’ 발언 등 시간을 거듭할수록 공안업무는 어느새 기피하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송두율을 구속수사하면서 노정권에 밉보인 박만 서울지검 1차장은 검사장 승진에서 2년 연속 탈락하여 옷을 벗었으며, 강정구 구속 의견을 올렸고 DJ시절 국정원장 2명을 구속한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는 등 공안검사들에 대한 승진 배제와 홀대가 노골적으로 이뤄졌다.
사실상 검찰 내부에서 검사들의 기피대상 1순위가 공안부 근무이며 검찰 공안조직은 추가 축소가 예상되고 , 경찰은 이미 조직 자체가 많이 축소되었으며, 국정원은 개혁이란 미명하에 ‘대공수사권’ 자체가 폐지될 위기에 놓였다.
이러한 대공수사 기능의 축소·폐지 움직임에 대해 지난 2월 퇴임한 고영주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80년대 공안사건 수사 대상이었던 운동권 학생들이 나에게 ‘공산주의가 되면 당신이 심판 받는다‘라고 하더니 지금 공산주의가 된 것도 아닌데 심판받고 떠난다” 고 언급했을 정도다.
이제 대간첩, 대공수사는 어느 정부기관에서도 하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실제 그런 상황이 이미 도래했다.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가?
2. 檢·警·국정원등 공안조직 축소·폐지 動向
가. 검 찰
검찰의 경우 05. 2.1 법무부의 조직 개편 지시에 따라 대검은 당초 3개과로 운영되던 공안부中 3과를 폐지, 1·2과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경우 공안 1·2부 소속 검사가 7명 근무했으나 3명으로 축소됐다.
공안수사 지원을 위해 운영되던 地檢 단위의 공안과도 서울중앙지검과 울산지검을 제외한 전국 15개 검찰청의 공안과를 모두 폐지했다.
또한 공안 업무를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3과가 「공공형사과」로 이름을 바꿔 「공안」이란 명칭 자체가 “박물관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나. 경 찰
경찰청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의 등을 이유로 보안업무 조정이 필요하다며 ‘05. 6 「보안경찰 혁신 T/F」를 구성, 공청회·토론회·설문조사 등을 거쳐 05.10.15 「보안경찰 혁신방안」을 수립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업무 재조정을 통해 유사기능을 통합하면서 경찰청 보안과의 1개계를 이미 폐지한데 이어, 본청 보안국 총인원을 감축할 예정이며, 이미 공안문제연구소는 폐지됐다.
또한 각 지방청의 보안수사대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42 → 31개)하면서 대공수사요원을 대폭 감축하고, 폐지된 수사요원은 탈북자 신변보호, 민생치안부서로 전출할 계획이다.
특히 경찰은 오는 6월부터 경찰청의 보안업무를 외사업무에 편입시키면서 ‘보안’이란 명칭을 쓰지 않기로 해 사실상 경찰에서 대공업무의 대명사였던 ‘보안’이란 명칭 또한 사라지게 될 운명이다.
다. 국가정보원
참여정부 들어 정치권 일각의 수사권 폐지 주장에 눌려 그간 간첩검거의 중요단서가 되어왔던 단순보안사범 즉 국가보안법 제7조 고무찬양죄 위반사범에 대한 수사권을 검찰과 경찰에 이관했다.
북한의 대남간첩활동이 고도로 과학화, 지능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간첩검거의 중요단서가 되는 수사권을 포기한 것은 심히 우려되는 게 사실이고, 더욱이 이를 넘겨받은 검찰과 경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
또한 40여년간의 대공수사 경험과 전문인력을 보유한 국정원은 인권탄압기관으로 매도되어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여당 국회 정보위원장조차도 수사권 폐지를 요구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국정원은 90년이후 안보수사환경이 급속히 악화된 상황하에서도 110명의 간첩을 검거하였는데, 이는 전체 검거간첩 124명(경찰 12명, 기무사 2명)의 89%에 달하는 숫자로 간첩검거에 관한한 국정원의 축적된 노하우를 단적으로 입증하는 사례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간첩신고는 90년대에 들어 신고 건수가 매년 30%씩 줄어들어 신고에 의한 수사착수 건수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3. 그러면 간첩은 없는 것인가?
가. 국내 대공수사 환경
법무부와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바 있는「공안환경 변화요인」이란 자료에 따르면 “남북교류가 확대되어 긴장완화가 이루어지는 등 시대상황이 변했다”라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관 등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이 남한내 간첩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추정되는 지령통신은 연 8만건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01.1월 부터 05.8월까지 560건의 대남 지령통신이 수신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의 지령통신 건수에 비해 검거되는 간첩이 급감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일부 시민단체와 언론은 90년 이후 검거간첩 124명중 ‘98년 이후 검거간첩은 34명에 불과하다’는 단순 통계를 근거로 DJ정권 이후 대북 화해협력정책으로 남북화해시대가 도래하여 북한이 더 이상 간첩을 남파시키지 않는다거나 국민생활 및 의식수준이 높아져 간첩이 침투할 토양이 점점 없어졌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북한의 대남적화전략과 변화된 전술에 대한 몰이해와 함께 98년 DJ정권 집권 이후 현 노무현 정권에 이르기 까지 국가보안법 무력화 기도와 공안기능 재조정을 이유로 진행된 사실상 대공수사기능의 거세 때문이란 점을 간과하고 있다.
오히려 검·경등 공안기관 내부에서는 간첩을 잡아도 그 ‘처리’ 문제 때문에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고 하며, 더욱이 공안기관에 의해 검거된 ‘무하마드 깐수’ ‘고영복’ 등 간첩들이 사실상 북한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전부 석방된 바 있어 “간첩을 잡아서 뭘 하겠나?”하는 자조 섞인 푸념만 할 뿐이라고 한다.
특히 북한은 최근 중국 조선족, 탈북자등으로 위장, 제3국을 우회하는 침투공작을 전개하고 있고 실제 오는 6월부터 중국과 러시아 동포들에 대한 H2비자가 신설되는 등 비자발급 절차가 완화되면 연 50만명 정도가 입국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사실상 이 부분에 대한 안보차원의 대응이 전무한 상태이다.
나. 북한의 대남전술의 변화
북한은 「6·15 공동선언」이후 표면적으로는 직접침투 자제 등 화해제스처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대남적화전략을 고수한 채 「一面 대화, 一面 공작」이라는 전형적인 이중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김정일 출생 65돌이 되는 2007년까지 남한내 통일 對 반통일 역량을 3:1 구도로 만들고,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 토대를 마련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북한은 노동당 산하 「통일전선부」「대외연락부」「35호실」「작전부」등 4개 공작기구와 「인민무력부 정찰국」「국가안전보위부」등 2개 공작지원기구를 운영하면서 “민족공조” 구호아래 남·북·해외 등 3개축을 연결하는 전방위적 통일전선 형성 공작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남한 사회 내에서 국가보안법 개폐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반미 여론이 확산일로에 있는 것은 그동안 자신들이 추진해온 대남공작의 결과물로서 100% 성공적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북한은 인터넷 등을 통한 지령을 통해 남한 공안당국이 통제할 수 없는 문화, 출판, 인터넷 공간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 국회 정보위의 보고내용이 언론에 노출되고, 국가기밀자료가 ‘알권리’란 미명하에 전부 공개되며, 군사기밀이 인터넷에 유출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간첩을 남파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지도 모른다.
4. 대공수사기능의 축소는『북한은 변한 것이 없는데 스스로 무장해제 하는 꼴』
지금 북한과 남한내 친북세력들은 「6·15 선언 이후 상층통일전선이 형성되고, 남한내 친북사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해방 이후 최고 대남혁명 호기」라며 남북관계 진전국면에서 반미·친북투쟁을 노골화 하고 있다.
북한의 영향공작(Influential Operation) 결과 우리 사회에는 무분별한 감상적 통일론이 확산되고 대북경각심이 급격히 이완되는 가운데 북한의 대남위협의 실체를 간과하면서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검·경·국정원 등 대공수사기관을 통일저해·反인권적·부도덕 집단으로 공공연히 매도하고 그 역할과 기능을 축소·폐지하려는 움직임은 바로 북한의 대남공작을 직접적으로 방조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며 스스로 무장해제하는 꼴이다.
심지어 DJ·노무현 정권 8년 동안 남북간 수뇌부 직접 접촉으로 인해 정보기관의 하부 대공망(HUMINT)은 완전 붕괴된 지 오래이며, 전혀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의 대남공작 양태가 공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에도 노무현 정권이 대공수사기관의 기능 축소재조정을 명분으로 사실상 폐지시켜 간첩을 못잡게 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체제를 부정하는 강정구 사건이후 청와대가 검찰을 ‘개혁되어야 할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지칭한 소인은 어디에 있는가?
동독의 비밀정보기관인 STASI에 포섭되어 서독 사회 각계에서 슈타지에 부역한 서독 사람의 수가 2-3만명에 달했다고 한다. 또한 서독의회에서는 한동안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 만큼 많은 의원」들이 슈타지의 첩자노릇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오늘의 우리에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그러면 간첩은 누가 잡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