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의회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시한을 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의회와 백악관 사이에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상태가 점차 높아가고 있다고 미국소리 방송이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군은 현재 이라크 전쟁 수행을 위한 예산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의회가 예산을 승인하면서 미군 철수시한을 정하는 내용을 첨부할 경우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워싱턴에 앉아 있는 정치인들이 6천마일 떨어진 전쟁지역에서 작전에 임하고 있는 미군 지휘관들에게 자의적인 철수 시한을 요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하원은 내년 8월31일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을 의무적으로 철수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또 상원에서는 내년 3월31일로 철군시한을 규정한 구속력이 없는 법안을 놓고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에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과 하원의 법안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자신의 거부권에 맞서는 데 필요한 3분의 2의 찬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정치적 주장을 펼 목적으로 법안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 계속 이들 법안을 처리하려 하는 와중에도 시간은 가고 있다면서, 4월 중순이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위한 예산이 고갈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따라서 의회는 이제 정치적 주장 그만 하고 미군을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을 제공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현재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법안은 의회가 군사전략에 개입하는 가장 나쁜 사례라면서, 이 것이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부 의원들은 예산 승인을 늦추면 자신이 미군 지휘관들에 대한 제약을 받아들이도록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의 민주당 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은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시한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리드 대표는 같은 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의회가 이라크 정책 변경을 얼마나 진지하게 추진하고 있는지 깨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리드 대표는 대통령과 의회는 각자 할 일이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의회와 협력해 타협점을 모색할 의향을 갖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상원은 오늘, 앞으로 4개월 이내에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시작해, 내년 3월 말까지는 미군의 전투작전을 종료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표결에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백악관-미 의회 갈수록 대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