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변화와 개혁 통해 주민의 삶의 질부터...
지난 3월 16일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광명성 3호’를 발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통해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인 4월 15일을 전후한 시기에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3호를 극궤도에 쏘아 올릴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김태우 통일연구원장)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베이징 회담에서 북한이 핵실험 및 미사일 실험 유예와 농축활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미국이 식량지원을 해주기로 합의한 것은 바로 지난 달 말의 일이었습니다. 미국은 발끈했습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빙자하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식량지원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러시아, 중국,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 전체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한국정부도 ‘중대한 도발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 시점에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겠다고 나오는 것일까요? 배경은 네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6자회담 몸값 높이려는 의도
첫째는 대미용입니다. 6자회담 재개를 협상하면서 약도 주고 병도 주면서 몸값을 높이는 것입니다. 둘째는, 대남용입니다. 남한 정치에 개입하고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담을 압박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셋째, 기술적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 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당연히 발사체의 실험이 필요하며, 이는 핵실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번째는 내부용입니다. 후계체제의 조기안착을 위해 김정은의 지도력을 높이고 내부결속을 다진다는 뜻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군부의 영향력에 주목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김정은이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군부가 미사일 발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가 라는 추측을 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베이징에서 미국과 협상을 주도한 외무성과 미사일 발사를 결행하려는 군부 사이에 세력다툼이 있는 것이 아니냐 라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발표에 대해 국내에서는 이러저런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인공위성용 로켓 발사와 미사일 발사가 어떻게 다르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린다면, 기술적으로 같은 것입니다. 동일한 추진체에 위성을 탑재하면 민간용 로켓이 되고 폭탄을 달면 군사용 미사일이 됩니다.
위성발사용이 아니었다는 것은 어떻게 증명하느냐라는 질문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느 나라 위성이든 발사되어 지구궤도를 돌면 미국은 곧바로 식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인공위성에 고유번호가 매겨져 있습니다. 2009년 북한의 광명성 2호 발사 이후에도 미국은 북한이 발사한 인공위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식별했지만, 북한은 “우리의 위성이 지구궤도를 돌면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전송하고 있다”고 거짓 선전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식별작업과 무관하게 답은 이미 뻔한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대륙간탄도탄급 미사일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은 로켓 발사 자체가 금지
우리 국민 중에는 “그래도 북한이 진짜 우주개발을 위해 민간용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라면 합법적인 것이 아니냐”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문제를 따져보기 위해서는 외계조약(Outer Space Treaty), 안보리 결의 1695호, 1718호, 1874호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1967년에 발효한 외계조약은 우주공간에 군사무기를 배치하지 말고 평화적으로 이용하기로 약속한 조약입니다. 과학적 용도의 위성발사는 당연히 조약위배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유엔안보리는 북한을 위험국가로 보고 1695호, 1718호, 1874호 등 세 개의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2006년과 2009년에 채택된 것들입니다. 이들 결의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으며, 가장 나중에 통과된 1874호는 더욱 강력하여 북한에 대한 무기금수와 함께 탄도미사일 기술의 사용 자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에게는 인공위성 발사가 맞고 안 맞고를 떠나 로켓발사 자체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외계조약은 불특정 다수국가에 대한 규범을 정한 것이지만, 안보리는 국제법적 지위를 갖는 안보리 결의라는 것을 통해 북한이라는 특정국에 대해 강제적인 규범을 정한 것입니다. 즉, 안보리 결의가 우선하기 때문에 북한은 외계조약을 핑계로 로켓을 발사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자유롭게 다닐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죄를 지은 사람은 형법에 따라 형무소에 가두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요컨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를 위배하는 것이자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그들만의 강성대국 게임입니다.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 북한으로서는 지금이 변화를 구할 기회입니다. 지금은 온 세계가 지탄하는 미사일 게임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변화와 고립탈피를 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보살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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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모험 北 장거리 로켓 발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