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쥬르차니 헝가리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정세, 유럽 통합,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관해 깊이 협의한 뒤 ‘경제협력협정’ 서명식에 참석했다. 두 정상은 또 지난 89년 수교 이후 16주년을 맞이한 양국관계를 미래지향적 실질협력 관계로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헝가리가 유럽의 중·동구 국가 가운데 최초로 우리와 국교를 맺어 북방정책의 물꼬를 트는 데 커다란 기여를 했으며 우리의 평화번영 정책을 적극 지지해온 것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이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남북관계 현황을 설명하고, 헝가리 정부의 지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아울러 “유럽연합의 통합과정은 EU 회원국들의 경제적 번영뿐만 아니라 지역평화 구축에 성공적인 모범사례”라고 평가하면서 “동북아 지역에서도 역내국가 간 불신, 긴장관계를 벗어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평화와 번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쥬르차니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번영 정책을 지지하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아울러 “이번 방한의 주요 목적은 한국기업들의 헝가리 투자확대를 통한 양국 간 실질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일”이라며 헝가리의 EU가입, 지정학적 위치 등 유리한 투자여건을 소개한 뒤 우리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두 정상은, 헝가리가 EU가입을 계기로 중·동구 지역의 관문국가로 부각하면서 경제적 중요성이 증대되는 점에 주목하고 △투자·교역 확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분야 협력 강화에 주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헝가리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두 나라 경제협력 증진의 포괄적·법적 토대가 될 ‘경제협력협정’에 서명하게 된 것을 반기며, 투자확대 차원에서도 ‘사회보장협정’을 이른 시일 안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또 수교 이래 민간분야 교류확대 등 긴밀한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온 것에 대해 만족을 표명하고, 앞으로 고위인사의 정례 방문 등 인사교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국제무대에서의 협력도 높여나가기로 했다.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긴밀한 협조관계를 견지하면서 △헝가리의 ASEM 가입 △대테러 문제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유엔개혁 등에 관한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쥬르차니 총리는 끝으로 노 대통령의 초청과 환대에 사의를 표하면서 노 대통령 내외의 헝가리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자동차·IT분야 협력강화 합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