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비롯한 구소련 지역 무국적 고려인들이 조국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50만으로 추정되는 고려인들은 대부분 일제의 압박이 심화되던 1910년 이후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나 항일 투쟁에 나서기 위해 연해주로 이주했으나 이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으로 인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된 바 있다.
이범관 의원(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에 따르면 11일 이처럼 망국의 한과 강제 이주의 아픔을 안고 있던 고려인들은 이후 구소련이 몰락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 지역에 민족주의의 바람이 불고 내전이 발생하면서 이방인 취급을 받게 되었고, 이 와중에 국적을 증명할 방법을 잃고 무국적자가 되어 난민과 같은 비참한 삶을 살게 됐다.
이 의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우크라이나의 림 유어시프(60)씨의 예를 들었다.
림 유어시프씨는 타지키스탄에 집과 땅까지 갖고 있다가 내전을 피해 우크라이나로 이주해 무국적자가 되고, 이후 한 달에 3만원을 벌며 노숙생활을 하다가 폐결핵으로 지난해 5월 장꼬이 기차역 앞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이범관 의원은 무국적 고려인들은 우리 민족이 겪었던 모든 수난을 채 100년이 되기도 전에 모두 겪었고, 특히 냉전시기를 지나면서 조국의 보호로부터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으나, 우리 정부는 이들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중앙아시아 지역 중 가장 많은 무국적 고려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에는 2만여명의 무국적 고려인이 있다는 언론보도와 전문가들의 의견이 있었음에도 정부가 추산하는 무국적 고려인의 수는 단 2천명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외교통상부 제출자료에 따르면 열린 외교통상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무국적 고려인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하면서 정부가 2007년부터 시작한 무국적 고려인 국적취득 법률지원사업이 34만 달러라는 많은 예산을 쓰고도 단 46명의 무국적 고려인에게만 혜택이 돌아갔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범관 의원은 무국적 고려인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무국적 고려인들에게 합법적인 체류자격을 주어 스스로 자립하게 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며 미국, 캐나다, 영국, 아일랜드, 브라질, 스페인 등 세계 각국 정부가 불법체류자를 사면해주고 체류자격을 인정해주어 사회적 안정을 꾀하고 있다는 사례를 소개하고, 무국적 고려인들이 우선 체류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 교섭노력을 촉구했다.
최근 무국적 고려인 문제와 함께 구소련지역 고려인 사회에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불법체류 고려인 노동자 문제와도 연관된 것으로, 만약 이 의원이 주장대로 정부가 무국적 고려인을 비롯한 불법체류 고려인들의 합법적 체류자격 획득을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지난 한세기동안 조국으로부터 외면받아온 고려인 사회에 큰 희망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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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국적 5만명 체류자격 취득 정부가 나서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