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선 mb2c8nom SBS에선 2MB18nomA 노출, 그 옆엔 MB OUT
(뉴스파인더)4.27 재보궐선거가 끝난 직후 MBC와 SBS가 트위터 여론을 소개하던 중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육두문자가 포함된 메시지를 여과 없이 방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4월28일 SBS 8시뉴스는 분당 중산층 등 돌렸다…여당 표심 변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꼭지에서 “이변의 진앙지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당선된 분당이었다”며 “투표 마감 직전인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 1시간 동안 6% 이상 몰려든 것은 이른바 ‘넥타이 부대’의 정치적 파워를 다시 한번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뉴스는 트위터의 위력도 재확인됐다”며 문제의 화면을 방송했다. 이어 한 네티즌이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리트윗(RT)한 캡쳐 화면이 보도됐는데, 문제는 해당 네티즌의 트위터 아이디가 2MB18nomA’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아이디 옆에는 ‘MB OUT’이라고 적혀 있었다. 트위터의 위력을 거론하며 고작 소개한 아이디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육두문자 욕설이었던 것이다.
같은 날 MBC 또한 ‘100분토론’에서 화면 하단에 트위터 의견을 소개하던 중 mb2c8nom’이라는 아이디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난한 내용을 방송했다. 수많은 트위터 아이디 중에서 하필 육두문자가 섞인 아이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SBS ‘8시뉴스’ 및 MBC ‘100분토론’ 제작진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이런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체도,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맹목적인 트위터 띄우기
SBS와 MBC가 방송한 ‘육두문자’의 공통점은 선거 결과를 진단하던 와중에 트위터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SBS는 이번 선거에서 트위터가 위력을 발휘했다고 ‘8시 뉴스’에서 보도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어떤 통계적-수량적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MBC ‘100분토론’ 또한 포털, 블로그, 지식IN 등 수많은 인터넷 공간들을 외면한 채 유독 ‘트위터’ 의견만을 임의로 수집했다.
지상파 방송이 육두문자를 여과 없이 보도한 행위도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트위터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 및 띄우기성 보도다. 중앙선데이도 이번 재보선 직후 ‘최문순 트윗 266만 명이 열람…선거 흐름 바꾼 트위터 파워’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트위터 띄우기에 동참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방송 3사 및 주요 언론은 ‘트위터가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로 일관한 바 있다.
그렇다면 트위터는 이들의 설익은 분석대로 정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잠깐만 생각해 보더라도 전혀 그렇지 않다. 다음소프트가 수집하고 코리안트위터와 트렌드시크가 최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내 트위터 가입자의 수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약 227만 명이었다. 비공식 경로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으로 가입자는 28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 유권자 3000만 명 중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와 비교할 때 그다지 보편화된 사이버 공간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참고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일간 방문자 수는 1600만 명에 달한다.
문제는 280만 명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가입자 수 또한 거품이 잔뜩 긴 수치라는 점이다. 280만개 계정 중에서 가입만 해놓고 실제 접속은 하지 않는 네티즌들의 ‘유령 계정’을 비롯해 각종 기업 및 업체들의 홍보용 계정, 중복 계정 등을 제외시키면 실질적인 트위터 이용자들의 수는 100만 명을 넘기가 어려워 보인다. 특히 그 중에서 정치적 선동을 위해 트위터를 이용하는 ‘정치중독자’들의 수는 더욱 극소수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집계해도 트위터의 투표율 영향력은 1% 내외
또한 리트윗(RT) 기능을 통해 가입자 전원에게 해당 트윗이 전달된다고 하더라도, 수십, 수천개의 타임라인을 모두 실시간으로 열람하는 ‘트위터 중독자’의 수는 극히 일부분일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투표를 호소하는 특정 트윗이 100만 명의 네티즌들에게 미쳤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나 그 100만 명 전원이 ‘부동층’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트위터에서까지 정치 관련 글을 관심 있게 읽을 정도라면 정치에 심각하게 몰입된 ‘정치중독자’이거나, 이미 정파적-이념적 스탠스가 굳어져 있는 네티즌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100만 명 중에서 ‘부동층’의 숫자는 평소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부동층의 수치 30%와 유사한 30만 명에 불과할 것이다.
이 또한 불가능한 시나리오지만, 그 30만 명 전원이 투표 의사가 없었다가 트위터의 영향으로 인해 투표장으로 갔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더라도 30만 명은 전국 유권자 수 3000만 명 중 1%밖에 되지 않는다. 결국 트위터를 통해 끌어올릴 수 있는 투표율의 한계는 아무리 긍정적으로 집계하더라도 1%에 불과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를 감안하면 트위터가 선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논리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치에 맞지 않는다.
트위터가 선거에 영향 미쳤다는 논리면, 포털은 이미 대한민국을 ‘지배’
반면 수천만 명의 네티즌들이 매일 접속하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를 보자.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네이버 또는 다음을 인터넷 시작페이지로 설정해 놓는다. 네이버 또는 다음에 접속하는 순간, 네티즌들은 메인화면에 게재된 기사 제목을 읽을 수 있다. 네이버의 경우는 뉴스캐스트 시스템을 통해 20여개 언론사들의 메인기사가 랜덤하게 노출되며, 다음은 직접 편집한 기사의 제목들을 보여준다.
트위터 신봉자들의 주장대로 트위터가 선거에 일말의 영향력이라도 미치려면, 트위터 가입자 전원이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십 개의 타임라인을 모두 열람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중에서 정치 선동의 메시지가 담긴 내용을 읽어야만 선동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 포털사이트는 인터넷을 실행하는 순간 시작페이지를 통해 1000만 명 이상의 네티즌들에게 동시에 기사 제목을 보여준다는 차이점이 있다.
따라서 트위터가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허무맹랑한 논리라면, 포털사이트는 이미 대한민국의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야 옳다. 선거 결과를 분석하더라도 ‘포털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규정하는 것이 옳다. 사이버 공간의 여론을 주도하는 것은 몇 십만 명이 실제로 사용하는지 조차 불투명한 트위터가 아니라 최소 1000만 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매일같이 접속하는 포털이다.
육두문자로 끝난 MBC와 SBS의 ‘트위터 띄우기’에는 최소한의 논리적-통계적인 근거마저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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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SBS 근거 없이 트위터 띄우며 대통령 육두문자 사용한 아이디 노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