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강한 사립대 반발 등 물리적 시간 역부족
수조원 막대한 재원 마련 방안에도 물음표
(뉴스파인더)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학 등록금 정책에 대한 무차별 경쟁은 주말에도 그칠 줄을 몰랐다.
일요일인 12일 한나라당은 등록금 TF(태스크포스)’ 회의를 개최했고, 같은 날 민주당은 김진표 원내대표가 등록금 간담회를 열고 ‘파격’ 제안을 이어나갔다.
현재 한나라당은 당초 야당의 의도대로 반값등록금’ 공세에 부응한 황우여 원내대표의 돌출 행동으로 당내 혼선을 자초했지만, 향후 5년간 단계적 인하로 전열을 정비한 상태다.
반면 대학생들의 대규모 촛불시위 등으로 기세를 탔다고 판단한 민주당은 당장 내년부터 50% 인하를 주장하며 또 다른 논란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을 갖고 “등록금 고지서 상의 대학 등록금을 인하하되, 대학재정 확충 대책과 함께 추진할 것”이라며 당 ‘반값등록금 및 고등교육 개혁특위’(이하 등록금 특위)가 마련한 방안을 발표했다.
6년 전 교육부총리 시절, ‘국립대 등록금을 사립대 수준으로 올려한 한다’는 주장으로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인 그는 이번에는 반대로 “내국세의 4%에 해당하는 5조원 규모의 고등교육 특별교부금을 신설해 사립대 등록금을 인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규모가 전체 14조 등록금 가운데 6조 정도”라며 “MB 정부와 한나라당이 법인세·소득세 등 추가감세만 안 해도 대학생들이 저렇게 절규하는 반값등록금 인하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아무리 야당이라고 하지만 집권 당시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주장했던 당시 교육수장이 현재는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입장을 바꾸고 촛불시위를 제3의 6·10 항쟁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선동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내선 총선과 대선이라는 선거를 앞둔 여야는 등록금 인하라는 시대적인 요구에는 적극 호응하고 있지만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특히 민주당이 연일 제시하고 있는 반값등록금 정책은 시기적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5년 간 단계적 인하로 속도조절에 들어간 한나라당과 달리, 민주당의 ‘반값고지서’는 당장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내년부터 시행할 수 있을지 부터 물음표가 생긴다.
등록금 인하 정책에 완강히 사립대 등 교육계의 반발을 잠재우는 데만 해도 최소한 1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문제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예산의 파이가 정해져있는 상태에서 감세철회와 예산집행 운영만으로 전부 충당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이자 등록금 특위 위원장인 변재일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 대학들이 한해 거둬들이는 등록금 총액은 14조 7,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저소득층·성적우수 장학금을 뺀 나머지 11조 6,000억원을 전부 학생·학부모들이 부담했다”며 “앞으로는 이를 절반인 5조 7,000억~8,000억원으로 수준으로 깎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발표를 일단 오는 21일로 미룬 한나라당은 즉각 민주당의 행보를 비판하고 나섰다.
안형환 대변인은 12일 민주당의 등록금 관련 정책 발표와 관련해 “대학등록금 인하 문제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정치적인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야당, 또 일부 재야에서 이 문제를 6·10항쟁과 맞물려서 그야말로 정부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매우 강하다”며 “실질적으로 학부모와 대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이 논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규 원내수석부대표도 13일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소득하위 50%의 차등지원을 주장하다. 촛불집회 참석 이후 국공립대 반값등록금 전면 도입을 말하더니, 김진표 원내대표가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반값등록금 내년 동시시행을 발표했다”며 “민주당의 등록금 대책이 일주일 사이에 춤을 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나라당은 자체적으로도 설 익은 안’이 여기저기서 나온다는 지적을 의식해 등록금 대책과 관련해 함구령을 내린 상태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12일 등록금 TF’ 회의서 일부 의원들이 사견을 갖고 말하고 있다”며 “좀 더 논의를 숙성시켜서 일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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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반값등록금 내년부터 시행…현실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