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등 각종 현안에 민주당과 딴 목소리 소신 발언 눈길
▲충남도지사 취임식 사진. ⓒ안희정 미니홈피
▲충남도지사 취임식 사진. ⓒ안희정 미니홈피 안희정 충남지사가 희망버스와 한미 FTA 문제 등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해 민주당과 다른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뉴스파인더)내달 2일 충남 금산에서 개최되는 인삼엑스포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안 지사는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소 합리적이라는 세간의 평가답게 작심한 듯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희망버스 문제와 관련, 자발적인 국민적 동참 열기와 취지는 높게 평가할 만하나 그런 식의 투쟁방식으론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안 된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정치권의 희망버스 참여에 대해 “절대 안 된다”고 일축했다. 이는 당내에서 안 지사는 “이 문제는 엄연히 노사 간의 문제”라면서 “그들 나름대로 룰(규칙)을 만들어야지, 보니까 시민은 없고 이익 집단만 있던데 정치권이 (노조의 편에 서서) 노사 간에 끼어들 문제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안 지사는 이번 한진중공업 사태와 유사한 유성기업 사태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했다. 현재 그는 자신의 관할지역에 위치한 유성기업 사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 지사는 “내가 조현오 경찰청장이나 충남경찰청에게 공권력 투입을 하루 만 늦춰달란다고 내말을 듣지 않는다. 나에게는 공권력 투입, 기업의 직장 폐쇄를 막을 권리 등 권한이 전혀 없다”면서 “무한 권한을 주지 않고서 무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말 답답하지만 그러나 내가 충남지사이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중재 노력을 기울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안 지사는 기득권 노조의 투쟁방식과 관련해서도 “해당 기업의 경영진과 노조의 수뇌부가 싸우려면 제대로 싸워야지 지금처럼의 각개전투로는 문제 해결이 절대 될 수 없다”며 김진숙 민노총 지도위원의 고공농성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이 입법 활동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중재에 나설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것은 충남지사 안희정의 과제가 아니라 노동운동의 과제”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한미 FTA 반대, 철 지난 논쟁…이후를 준비해야”
안 지사는 이날 여야 최대 쟁점 중 하나인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재재협상’으로 맞서며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의 당론과는 생각이 달랐다.
그는 “결국 이명박 정부에서 하는 한미 FTA 협상은 반대한다는 것인데, 내용을 보면 큰 차이를 모르겠다”면서 “FTA에 찬성을 하면 보수고 반대하면 진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정부의 협상을 잘 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나빠졌으니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재협상 전과 후 모두 미국 자동차 업계의 주문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에 큰 차이도 없고 철 지난 논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안 지사는 “야권이 피해 보상 및 대책이 없다는 논리로 반대하는 것도 썩 좋은 태도는 아니다”라면서 “한-EU FTA는 농업에는 큰 타격이 없지만 나는 도지사로서 로컬푸드시스템 등 각종 FTA 이후 농업혁신 전략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사실상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쩔 수 없는 시대적 대세를 놓고 조금의 시기와 유불리를 따지기 보다는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논리다.
실제로 충남도청은 한미 FTA가 체결된다는 가정 하에 각종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이를 대비한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전히 19세기, 20세기 1국 국가의 중상주의 관점으로 좌우,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것은 구한말 성리학적 논쟁일 뿐”이라며 “모기장에 모기가 다 들어와 있는데, 모기장을 두겹 치느냐 마느냐의 명분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우리나라의 보수와 진보에 대해 “보수는 박정희 정권이 독재정권이라는 것을 부정하지 말고 진보는 맥아더 동상에 쇠사슬 걸지 않으면 싸울 일이 없다”면서 “나는 항일 운동과 5·18 민주화 투사들도 똑같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치인 안희정은 노무현 시대의 유통기간과 같을 것”
안 지사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에 대해 “정치란 상식을 바꾸는 일”이라며 “내가 정치를 하면서 꼭 바꾸고 싶은 상식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과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공을 운운하는 것은 주권자가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고 팔을 운운하는 사회는 정상적 사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안 지사는 야권 통합과 한진중공업 사태에 모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과 관련, 손 대표 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지금처럼 야3당에게 민주당이 끌려 다니는 것은 민주당 역시 (한진중공업 사태처럼) 시민보다는 이익집단만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익집단들을 집권에는 별 관심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개혁을 어떻게 해야 되냐는 물음에 대해선 “나도 모르겠다. 땡감은 못 따 먹는 것 아니냐”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한진중공업 사태와 한미 FTA 등 당론과 다른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충남지사가 아무리 말 해봐야 영향력이 없다.(웃음) 도정만 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개인의 소신을 묻길래 답한 것 뿐”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한편 안 지사는 이날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노무현과 차별화를 꾀한다면 얼마나 사람들이 나를 욕하겠느냐”며 정치인 안희정은 노무현 시대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모두는 유통기한이 있고 친노(親盧)도 또한 유통기한이 있다”면서 그 유통기한 만큼 그만큼만 할 것이고 노무현 시대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대는 새 사람이 해야 한다. 많이들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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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희망버스론 한진重 사태 해결 못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