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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척하며 시대착오적 정권 동경?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상원의원 시절인 2005년 10월 미 상원군사위원회에서 한국인들의 역사 망각증”(historical Amnesia)이 한미동맹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파인더)조홍래 논설위원 주한미군사령관으로 내정된 버웰 벨 장군에 대한 인준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힐러리는 오늘날 한국인들이 향유하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미국인들이 수십 년 동안 기여한 역할을 한국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들의 인식의 ‘변화’(shift) 때문에 전통적인 한미동맹은 ‘위험한 국면’(critical juncture)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힐러리는 그렇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어쩌면 반미 친북 노선을 표방한 김대중과 노무현의 이름을 거명하기 싫어서였을 것이다.
힐러리가 이 증언을 하고 있을 무렵 노무현 정권은 친북반미 정책에 미쳐 있었다. 일단의 좌파 시위대는 인천에 있는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려는 난동도 부렸다. 양국정부는 북핵을 놓고 사사건건 이견을 보였다. 그즈음에 나온 여론조사에서 다수의 한국인들은 한국에 대한 안보위협으로 북한보다는 미국을 지목했다.
이런 인식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았고 요즘에는 반 FTA 시위로 나타나고 있다. 박진환(朴振煥) 전 서울대 교수가 2000년에 쓴 ‘1960년대 초의 시대상황’이란 논문에 의하면 1950년대와 1960년대 미국의 대한원조는 연간 2억 달러였다. 이 당시의 정부 재정은 세입액이 세출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953년의 경우 정부 예산 중 세입액 비율은 42%에 불과했다. 정부 지출의 절반은 미국 원조에 의존했다는 말이다. 1인당 소득은 67달러였다. 미국의 원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한국도 존재할 수 없다는 말이다.
촛불시위의 바탕에는 반미가 깔려있다. 반미의 원조는 물론 김대중과 노무현이다. 이들이 심은 반미종복의 뿌리가 얼마나 깊었으면 금강산에서의 우리 국민 사살,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에도 불구하고 반북데모는 일어나지 않았다. 2002년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죽었을 때는 천지를 진동하는 반미시위가 일어나 노무현을 집권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금강산에서 피살된 주부가 만약 미군부대에 잘못 들어갔다가 미군의 총탄에 죽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상상하면 끔찍한 생각이 든다. 아마 대한미국은 반미 물결 속에 떠내려갔을지도 모른다. 미국만 관련되면 강산이 요동치고 북한이 관련되면 천지가 조용한 나라, 이것이 건국 60년,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맞은 우리의 자화상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적을 용서는 하되 망각하지는 말라”는 말을 했다. 지난 4일 주한 일본 대사관 앞에서 혹한을 무릅쓰고 1,000번째 집회를 한 위안부 할머니들은 역사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이들은 70년 전에 자행된 일본의 전쟁범죄를 규탄하고 있다. 이들이 처음 집회를 시작한 것은 1992년이었다. 벌써 20년째이다. 일본 정부도 한국 정부도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는다. 80을 훌쩍 넘은 할머니들이 아픈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모습은 처연하다.
런던대학의 도널드 새순 교수는 2007년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es) 여름 호에 실린 ‘공산주의 붕괴론’에서 국민에 대한 서비스 부재를 지적했다. 그의 칼럼은 지구상의 모든 정치체제에 경종을 울린다. 북한은 국민에 대한 서비스는 고사하고 오히려 그들을 굶어죽이고 있다. 경제가 만사를 좌우하는 21세기에 백성을 아사시키는 시대착오적 정권을 동경하고 전통적 우방 미국을 배척하는 우리 종북세력의 역사 망각증은 거의 치유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역사가들은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이 전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는 이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를 누리는 민주국가를 건설했다.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김정일이 앞으로 한반도의 미래와 세계사에 어떤 해독을 끼칠지 아무도 모른다. 힐러리가 지적한 한국인의 역사 망각증을 음미해야 하는 이유는 그래서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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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종북좌파의 역사 망각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