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희 국회의장님,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서민의 정이 묻어나는 서울관악을,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입니다.
지난 주말 밤, 서울 시내가 무법천지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태원에서 주한 미군이 또다시 우리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위협하는 난동을 벌였습니다. 시민들에게 유사총기를 난사하고, 제지하는 경찰과 시민들을 차량으로 들이받으며 헐리웃 영화에나 나올 법한 뺑소니 도주 활극을 펼친 것입니다.
용산 미8군 소속의 미군들은 경찰관의 하차명령을 무시하고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고 도주했습니다. 미군은 경찰의 검거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차량을 버리고 부대로 복귀해버려 현행범 체포는 실패했습니다. 북핵 위기 국면에서 벌어진 이번 미군 범죄를 보며, 미군이 한국민을 보호하러 온 것인지, 한국민에게 해를 끼치러 온 것인지, 우방이자 동맹국의 모습이 이래서 되겠는지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건은 주한미군이 우리 민간인에게 총을 겨눈 사건입니다.
실제총이든 모의총이든 하사, 상병 계급의 미군들이 지나가는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총을 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주둔하는 미군들이 대한민국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눈 것입니다. 미군이 총을 쏘고 있다고 신고한 시민이나 그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나 모두 가슴이 철렁했을 것입니다.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저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총구를 겨눈 미군들의 행위에 대해, 주한미군사령관과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군들은 시민들에게 총을 겨눈 것도 모자라 경찰관의 생명을 위협했습니다. 이들이 주한미군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어떤 상태에 놓여있겠습니까?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합니다.
경찰은 오늘 미8군 영내 병원에 직접 방문해 미군범죄 혐의자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만, 초동 대응과 체포망 가동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미군이 광란의 질주를 할 때 순찰차 긴급출동 시스템인 C3’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사건 당시 미군차량을 쫓는 다른 경찰차량은 보이지 않았고, 미군이 도망간 이후에야 순찰차가 도착했습니다. 동료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경찰은 뒷북만 쳤습니다.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 안 된 상황에서 충직한 경찰관과 시민들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해당 경찰관에겐 표창과 특진을, 택시기사에겐 포상을 요청합니다.
새 정부 출범 일주일도 안돼 발생한 이번 사건은 ‘한국에서의 범죄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주한미군의 비뚤어진 인식과 행동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지난 5년간 1940명의 미군범죄 사범이 검거됐지만 구속은 4명뿐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미군에게 치외법권 지대입니다. 작년 7월 평택 미군의 한국인 불법수갑체포 사건은 검찰 손에 넘어간 지 반년이 넘었는데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여론이 악화되면 미군사령관이 여론무마용 사과를 하고 잠잠해지면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탓입니다.
국민의 안전은 정권에 따라 그 중요성이 바뀌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안전은 변치않는 국정 최고의 가치입니다. 요즘처럼 국민을 불안과 공포에 떨게하는 강력범죄가 빈번한 때에 주한미군 범죄까지 방치해선 안 될 것입니다.
미군 범죄행위 이제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사법주권, 환경주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주한미군지위협정을 즉시 개정하는 것이 그 첫 시작입니다. 84%의 여론이 즉각적인 SOFA 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불평등한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를 상호존중, 평등하게 개정할 것을 미국정부에 요구해야 합니다.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한 공권력 행사로 미군범죄는 끝까지 추적, 구속수사해야 주한미군 범죄가 근절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지키고,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자존심도 지킬 수 있습니다
| 
이상규 의원 5분발언 미군난동사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