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인터뷰 시간입니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말씀드린 대로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을 했습니다만 조건부 사퇴죠.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 좀 짚어보겠습니다. 여객선 침몰 사고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우원식 최고위원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철희 : 안녕하십니까?
우원식 : 네, 안녕하세요.
이철희 : 이 문제와 관련해서 새정치민주연합도 국민에게 사죄한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책임을 통감한다, 이런 얘기죠?
우원식 : 네, 그렇습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고요. 대한민국을 살만한 세상으로 무사히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어른으로 두 번 다시 이런 나라에 태어나지 마라, 더러운 대한민국이다, 이런 아이들의 분노 앞에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도록 대한민국 헌법에 정해져 있고, 그 의무를 저희 국회의원들도 나눠가지고 있는데 그 책임을 다 하지 못한 거죠. 그런 점에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요. 기업의 부당한 규제완화 요구를 막아내지 못했고, 정부 각 부처에 있는 소위 마피아라고 하는 이해관계로 단단히 얽혀 있는 관료 이기주의, 그리고 함께 사는 사회가 아닌 돈만 벌면 된다는 사회풍토를 고치지 못한 저희들의 잘못, 그걸 크게 뉘우치고 죄송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철희 : 사고 현장에도 다녀오셨습니까?
우원식 : 네, 18일 날 진도체육관, 팽목항, 진도군청에 설치한 중앙 대책본부, 이렇게 다녀왔습니다.
이철희 : 거기 가족들 보는 것도 참 힘들죠?
우원식 : 네. 정말 그곳에서 애타게 실종자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애끓는 심정, 또 한편으로는 해경을 비롯한 정부 당국, 그리고 저희 같은 정치인들에 대한 분노랄까요? 이런 시선도 정말 절절히 느낄 수 있었고, 국가가 국가로서 자격이 있는지 분노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슬픔과 절규 앞에서 정말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이철희 : 저도 안산 분향소에 다녀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미안하다는 얘기를 그렇게 많이 하시더라고요.
우원식 : 네. 사실 놓고 보면 거기가 망망대해도 아니고 우리 다도해 한 가운데 아닙니까? 바로 옆에 섬들이 있고... 바로 보는 앞에서 수 백 명이, 정말 꽃도 피워보지 못한 아이들이 수장되어 가는 것을 TV방송중계를 통해서 그냥 지켜봤단 말이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 이런 것들을 뭐 말로 할 수 없는 거죠.
이철희 : 네.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의표명이 지금은 조건부 사퇴가 됐는데요. 부적절하게 보신다고 하셨는데 이유가 뭡니까?
우원식 : 이건 진짜 무능을 넘어서 무책임한 겁니다. 차가운 바다 속에 아직도 114명이 남아있는데 구조를 해야 될 컨트롤 타워의 수장께서 이렇게 사퇴하는 게 말이 됩니까? 가족들조차 그동안 우왕좌왕하더니 지금 이렇게 사퇴하면 우리 아이들 찾는 게 더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정말 탄식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사퇴하는 것조차 사치입니다. 구조와 수색이 끝나지 않았는데 현장에서 정부는 계속 우왕좌왕하고 있지 않습니까?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과연 그 책임을 다 한 적이 있습니까? 정말 스스로 묻고 행동해야 하는데 지금 그 책임을 다 하는 것은 구조를 위해 컨트롤 타워를 제대로 세우고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강력한 구조력을 만들어서 하루 빨리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책임을 다 하는 것이죠. 그러고 나서 사퇴하는 것도 늦지 않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잘못에 대해 국회에서 엄정하게 따질 테니까 그 때 사퇴하셔도 되는데 지금 할 일을 이렇게 많이 남겨두고 사퇴 카드를 꺼낸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철희 : 지금 야권에서는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습니까?
우원식 : 내각 총사퇴라는 말이 있었는데요. 이건 지금 국가적 재앙에 가까운 사건 아닙니까? 책임소재 한 가운데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는 자세가 되지 않으면 국가가 아니죠. 그러나 저희들이 하는 이 내각 총사퇴요구는 우왕좌왕하고 컨트롤 타워가 제 역할을 못한 채 사태수습을 못 하는 지금 상황 자체가 내각 총사퇴를 해도 부족하다, 그런 지적입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 내각 총사퇴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야당에서도 지금은 정부가 빠른 상황 수습과 구조,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그런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 일 다 내팽개치고 사퇴하라는 게 아니죠.
이철희 : 네. 총리 사퇴 건과 관련해서도 보기에 따라서는 좀 다르게 이해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선거를 의식해서 새정치연합이 좀 정쟁의 시비 거리로 삼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도 가능할 것 같은데요.
우원식 : 그건 정말 누구 눈에 뭐만 보인다고 모든 걸 정쟁이라고 하면 말을 하지 말아야죠. 국회가 뭐 하러 있습니까? 그 당의 이 사건 대책위원장인 심재철 의원도 정홍원 총리의 사퇴가 느닷없다고 비판하고 있지 않습니까? 총리는 이 사건의 범 정부 종합 대책 본부의 위원장입니다. 컨트롤 타워의 수장이죠. 그런데 이렇게 무책임하게 사퇴해서 실종자 가족들로부터도 원성을 사고 있는데 이를 지적하고 빠른 해결을 요구하는 것을 정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그건 그렇게 얘기하는 게 비상식적이고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로 지금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국민들에게 가 있는 게 아니라 청와대 쪽에만 맞춰져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철희 : 네. 대통령도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책임져야 될 부분이 있을 텐데요. 어떻게 책임져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원식 : 지금은 다른 것보다는 많은 국민들이, 총리가 맡아서도 잘 안 되고, 또 총리가 범 정부 종합 대책 본부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가 또 지금 해수부 장관이라고도 하고, 지금 헷갈립니다. 컨트롤 타워에 제대로 서 있는 거 같지도 않고, 현장 일은 안 돌아가고... 그래서 대통령께서 앞장서서 이 문제를 빨리 풀어달라고 하는 것이 실종자, 그리고 국민들의 요구입니다. 저는 대통령께서 이제 전면에 나와서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가장 책임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네. 야당의 입장은 그런데 청와대는 얼마 전인가요? 청와대는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이런 입장을 밝혔잖아요? 물론 작년 국회에서의 답변하고 좀 다르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만 이런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우원식 : 글쎄요, 참여정부까지 있었던 NSC 산하의 재난기능이 그 이후에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부분적으로 줄어나가서 지금은 아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데 지금 수백 명의 국민이 이 일로 물속에 갇히고 또 그 중에 많은 분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있고, 또 앞서서 말씀드렸지만 정말 꽃다운 아이들이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이렇게 쓰러져 있는데 이게 청와대가 우리 컨트롤 타워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게 제 정신입니까? 더더군다나 이 컨트롤 타워라는 게 해수부의 작년 해양사고 선박위기관련 매뉴얼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해수부 장관, 그리고 안전관리위원회는 총리로 되어 있습니다. 그 위에 국가 안보실 위기관리센터가 있고 대통령이 있습니다. 그 그림이 매뉴얼에 만들어져 있어요. 그리고 당일 현장에 대한 대통령 첫 보고도 김장수 실장이 했고요. 이 사건에 있어서 대통령이 컨트롤 타워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만 청와대가 이런 일들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국무총리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보면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청와대 전체가 컨트롤 타워라는 게 맞는 겁니다. 그런데 김장수 실장이 청와대는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라고 말하는 건 해수부 매뉴얼에도 맞지 않고, 세월호 사고 책임소재가 청와대나 대통령에게 미치는 것에만 신경 쓴 그런 말씀인 것 같이 보여요. 저는 정말 국민들 감정으로 또는 실제 책임져야 할 부분에서 보면 정말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철희 : 네.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민생법안 처리에 협조하겠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초연금법은 절충이 되지 않았습니다. 좀 양보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우원식 : 그건 뭐 지금 저희 내부에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고요. 양론이 있습니다. 기초노령연금으로만 보면 그렇지만 또 한 편으로 국민연금으로 보면 국민연금에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우려도 있고 그런 거죠. 그래서 오늘 의총에서도 여러 논의가 있어서 그걸 의원들의 의견분포를 충분히 물어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이철희 : 그러면 뭐 조만간 통과될 수도 있습니까?
우원식 : 의견분포를 물어야 하는데 찬반이 아주 극심하게 갈려있습니다. 그래서 내부에서 잘 의견분포를 파악해봐야 합니다.
이철희 : 지금 우원식 최고위원님께서는 새정치연합의 세월호 참사 관련 특위 대책위원장을 맡고 계신데요. 앞으로 활동 계획 좀 소개해주세요.
우원식 : 이제 그동안 한 것은 안산과 진도에 지원본부를 만들어서, 특히 안산 지역에 국회의원이 네 분이신데 그 중 세 분이 저희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시거든요. 그래서 피해자 또는 시민 이런 분들이 많은 제안과 질책을 저희 국회의원을 통해서 하십니다. 그 중에서 저희가 정부에게 요청해야 될 부분은 요청하고 하면서 지원본부가 활동해왔고요. 그리고 지난 주 후반기부터는 이제는 국회를 열어서 진상규명과 제도개선을 해야 하겠다, 특히 이번 세월호 전과 세월호 후는 완전히 국민들의 요구에서부터 다른 어떤 사회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안전,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거죠. 그런 점에서 진상규명이 매우 중요하고 제도개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들이 국회를 열어서 그 활동을 해나갈 생각입니다.
이철희 :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우원식 : 네, 감사합니다.
이철희 : 네. 지금까지 새정치민주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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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TBS<퇴근길 이철희입니다>와의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