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현일 기자의 시사펀치
문 총리 후보, 박정희 기념사업회 이사 역임한 극우 인사를 밝혀져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했다. 정홍원 총리가 지난 4월 27일 사의를 표명한 지 44일만이다.
우선 문창극 총리 지명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영향력을 확인해준 인사이다. 문 후보자는 작년 김기춘 실장이 박정희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이었을 때 함께 이사를 지냈던 인물이다. 문 후보자의 총리 인선은 박 대통령 수첩인사가 곧 김기춘 수첩인사이고, 김 실장이 사실상 '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새삼 확인시켜준 셈이다.
문창극 총리 지명자는 독재 예찬론자이다. 문 후보자는 칼럼에서 노골적으로 독재자를 찬양했던 인물이다. "한·미관계사에서 가장 자주적이었던 인물은 이승만 대통령이었다. 우리 현대사에서 미국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미국으로부터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낸 인물은 바로 그였다." 문 후보자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위대한 시대로 꼽으면서 "그 시대에 우연인지 필연인지 인재가 쏟아졌다, 그 정점에 박정희가 있었으며 이병철, 정주영, 김우중 등이 일찍이 다른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개척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었다"고 썼다.
반면 문창극 총리 지명자는 민주정부 10년의 두 대통령에 대해서는 극단적인 적대감을 표시하였다. 지난 2009년 병상에 누워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확인되지 않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하는 무례를 범하는가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시비를 하면서 국민장에 반대하는 등 극단적인 편향을 보여주었다. 칼럼을 통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에 비춰보면 성추행으로 청와대 대변인에서 쫓겨난 윤창중이 떠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난 3월 '2014 한국신문상'이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을 보도한 조선일보에게 돌아갔다. 문창극 총리 지명자가 당시 한국신문협회 한국신문상 심사위원장이었다. 당시 문 심사위원장의 수상 선정 이유가 가관이다. "권력자의 탈선된 사생활을 보도하려 할 때 필요한 덕목은 무엇보다 용기이며, 조선일보 편집국은 그런 용기를 보여줬다." 이런 인물이 총리 후보자라니, 한때 '국민검사'로 불렸다가 '법피아' 의혹으로 낙마한 안대희 후보자가 차라리 나았다는 자조 섞인 성토가 나올 법하다.
문제는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있겠지만, 과거부터 쌓여온 적폐를 제대로 바로잡아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매진해 달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뜻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로 문창극 후보자를 총리로 지명한 사람이 박 대통령이다. YTN 출신 윤두현 신임 홍보수석, 안기부 2차장 출신이자 주일대사였던 이병기 신임 국정원장 내정 역시 마찬가지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면서 관피아 척결을 비롯한 국가 개조를 역설해왔다. 대통령이 구상하는 국가 개조가 어떤 것인지 후속 인사를 통해서 그 기조를 짐작할 수 있을 터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극우 성향의 문 후보자 지명은 나라의 앞날에 매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하는 국가 개조가 대한민국을 극우 독재 시대로 되돌아가게 만들겠다는 것을 예고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요구와 정반대로 가는 불통 정권의 앞길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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長考 끝에 선택한 총리감이 극우논객이라니......
